진성 보수로 분류되던 충남 청양군이 변하고 있다. 최소한 이번 선거에서는 그렇게 보인다. 4년 전과는 반대로 붉은 바람(국민의힘)이 휘몰아친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에서 청양군의 더불어민주당은 선전을 넘어 도리어 승리했다.
대선의 영향으로 힘든 싸움이 될 것이라 예상됐던 이번 선거에서 더불어민주당 소속 김돈곤 군수와 김명숙 도의원이 재선에 성공한 것은 물론 군의원도 4석을 차지, 비례대표를 포함해 3석을 확보한 국민의힘을 앞질렀다.
물론 군수와 도의원 선거의 경우 변수가 있었다. 공천결과에 반기를 든 국민의힘 소속 정치인들의 무소속 출마다. 군수선거에서는 신정용 후보가 무소속으로 출마해 4271표(22.37)를 가져갔다. 국민의힘 측에서는 패배의 원인을 신 후보에게 돌리고 있지만 궁색한 면도 있다.
개표결과 국민의힘 유흥수 후보는 5293표(27.73%)를 획득했다. 보수진영 두 후보의 표를 합산해도 9564표로 9522표를 얻은 김돈곤 군수보다 불과 42표가 많을 뿐이다. 보수 진영이 원팀으로 선거에 임했다면 상승효과가 훨씬 더 컸을 것이란 분석도 있지만 결과만 놓고 보면 민주당의 선전이 확연히 눈에 들어온다.
도의원 선거도 비슷했다. 무속으로 출마한 유병운 후보가 2194표, 국민의힘 구기수 후보가 7554표를 획득, 더불어민주당 김명숙 도의원의 9230표 보다 518표가 많았다.
충남에서 국민의힘 도의원 후보가 36명(비례3명 포함)이나 당선될 정도로 국민의힘에 몰표가 간 것을 감안하면 청양지역 유권자들의 성향 변화를 조심스럽게 점쳐볼 수 있는 대목이다.
군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의 승리가 더욱 확연하다. 8대 의회에서 4석을 차지했던 국민의힘은 이번 선거에서는 민주당에 4석을 내주며 비례대표 포함 3석으로 주저앉았다. 청양군의회 역사상 진보계열의 정당이 다수당이 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충남을 비롯한 전국적인 현상과는 정반대의 결과를 보인 청양군의 변화를 놓고 지역정가에서는 해석이 분분하다.
보수성향의 유권자 김아무개씨는 "공천 갈등과 이에 따른 무소속 출마가 큰 영향을 미쳤다고 밖에 볼 수 없다"면서 "선거과정에서 발생한 불협화음으로 중도는 물론 보수표까지 상대편에게 흡수되다보니 이런 결과가 발생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반면 일각에서는 인물을 중시하는 청양유권자들의 특성이 나타났다는 의견도 밝혔다. 유권자 박아무개씨는 "보수진영에서의 일이기는 했지만 과거에도 충청지역 선거결과와는 정반대의 민심이 나타난 적이 있다. 이번 선거결과도 인물을 중시하는 청양유권자들의 마음이 민주당으로 간 것 같다"고 말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청뉴스라인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