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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청흥가야금연주단(대전충남가야금 연주단)은 오는 25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그 여름 붉은 꽃'을 주체로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청흥가야금연주단(대전충남가야금 연주단)은 오는 25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그 여름 붉은 꽃'을 주체로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 심규상
 
6.25 한국전쟁 직후 군경에 의해 학살된 대전 산내 골령골 민간인 집단희생자의 넋과 유가족을 위로하는 가야금 연주회가 마련돼 눈길을 끈다.

청흥가야금연주단(대전충남가야금 연주단)은 오는 25일 오후 5시 대전시립연정국악원 큰마당에서 '그 여름 붉은 꽃'을 주체로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부제는 '6.25 골령골 아픔을 노래하다'로 골령골에서 그해 여름 군인과 경찰에 의해 희생된 민간인들의 영혼을 달래는 공연이다.

골령골은 한국전쟁 발발직후인 1950년 6월 말부터 7월 중순까지 국민보도연맹가입자와 대전형무소 수감 정치범 등이 좌익활동을 했거나 좌익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이유로 법적 절차없이 집단희생된 장소다. 희생자는 최소 4000명, 최대 7000명으로 추정된다. 가해자는 이승만 정부의 명령에 따른 군인(방첩대와 헌병대)과 경찰 등이다. 

연주회는 여섯 개의 무대로 표현된다. 여는 무대 '저 너머 산촌, 골령골'(작곡 백유미)은 평범하고 평화로운 산골 골령골의 풍경을 그린 작품으로 이날 처음 선을 보인다. 둘째마당인 '고향의 봄'(작곡 김계옥)은 25현 가야금 독주곡이다.

셋째 마당은 공연주제가 짙어 배어 있는 '그 여름 붉은 꽃'(작곡 백유미, 노래 김아련)이다. 1950년 잔인한 여름 무고하게 흘린 피의 영혼을 '붉은 꽃'으로 상징한 노래다. 특히 이 곡의 가사는 전미경 대전산내사건희생자유족회 회원이자 회장이 썼다. 전미경 유족회원이 골령골에서 아버지를 잃은 아픔을 적은 시(박꽃)에 애절한 가야금 선율을 보탰다. 공연의 제목이 된 '붉은 꽃'도 이 시에서 따왔다. 역시 이날 처음 발표된다.

넷째 마당은 '그 저녁 무렵부터 새벽이 올 때까지'(작곡 정수년, 편곡 등잔 밑 스튜디오, 편곡 초연곡)로, 어두운 밤이 지나고 밝은 새벽이 오기를 기다리는 단장의 마음을 표현했다. 다섯째 마당은 '살풀이춤'(춤 서은미)이다. 새벽이 오고 석양이 지고 또 져도, 누이 오라비 어미 아비가 돌아오지 못하는고 한스러운 영령들을 위로하는 춤이다.

마지막 무대는 '골령골 산허리-꼭 돌아오리'(작곡 정진채 김진규, 편곡 등잔밑 스튜디오. 노래 김아련)다. 대전의 은유 가수이자 작곡가인 정진채의 작품으로 골령골 사건에서 오빠를 잃은 누이(신순란 유족회원)의 마음을 표현했다. 장편 다큐멘터리 <무저갱>의 OST이기도 하다. 

'꼭 돌아오리'는 드라마 <달의 연인> OST로 골령골 영령들의 유해가 하루빨리 발굴돼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다.
 
 청흥가야금연주단 대표이자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김순진 씨(왼쪽)와 유현문 청흥가야금연주단 회장(오른쪽)
청흥가야금연주단 대표이자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김순진 씨(왼쪽)와 유현문 청흥가야금연주단 회장(오른쪽) ⓒ 심규상
 
청흥가야금연주단 대표이자 이번 공연의 연출을 맡은 김순진씨는 "안중근 의사 유해 발굴을 위한 연구에 힘써온 김월배 교수(중국 하얼빈 이공대학교, 안중근 기념관 연구위원, 뤼순일아 감옥구지 박물관 객좌 연구원)로부터 골령골 사건을 처음 접했다"며 "대전에 살면서 전쟁의 큰 아픔이 있는 역사를 뒤늦게 알게 돼 부끄러웠다"고 말했다. 이어 "대전의 아픈 지역사를 알리고 화해와 치유, 평화를 바라는 마음을 음악으로 담아내고자 마련한 무대"라고 덧붙였다.

유현문 청흥가야금연주단 회장도 "연주회를 준비하면서 단원들과 참 많이 울었다. 많은 분의 발걸음과 응원, 격려를 바란다"고 전했다.

이날 공연에는 민미란 고문 등 12명의 단원과 9명의 객원 등 모두 21명이 무대에 설 예정이다. 청흥가야금연주단은 지난 1995년 창단해 올해 27번째 정기연주회를 개최한다. 대전시민국악축전에도 지난해까지 14차례 참여했다. 

#골령골#가야금연주단#청흥#대전시림연정국악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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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보천리 (牛步千里). 소걸음으로 천리를 가듯 천천히, 우직하게 가려고 합니다. 말은 느리지만 취재는 빠른 충청도가 생활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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