낙동강에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맹독성 마이크로시스틴이 포함된 녹조가 창궐하는 가운데, 환경부가 현장 조사를 벌여 보 추가 수문 개방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
환경부 4대강사업 조사평가단은 22일 낙동강 현장 조사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환경부 산하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오늘 조사평가단에서 낙동강 현장 조사를 실시하고 있다"며 "조사 이후 내일(23일) 정도에 보 수문 추가 개방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환경부와 한국수자원공사는 지난 5월 26일, 1단계로 창녕함안보 수위를 낮추었다. 이날부터 수문을 개방해 수위를 4.8m에서 5월 31일 3.9m로 낮춰 유지하고 있다. 2단계로 수위를 3.9m에서 3.0m로 낮출지 여부를 판단하기 위해 조사를 벌이고 있다.
창녕함안보 구간은 취‧양수시설을 개선해 수위를 2.2m로 낮춰도 가능하도록 되어 있다. 이에 환경시민단체는 창녕함안보 수문을 개방해 물이 흐르게 하면 녹조 발생을 줄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낙동강유역환경청 관계자는 "요즘 가뭄이 심하다. 농업 용수 공급에 차질이 있어서는 안 된다. 여러 측면을 고려해서 추가 수위 개방 여부를 판단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그는 "낙동강 본류 창녕함안보 구간 취‧양수시설은 개선되었지만, 낙동강 본류 수위를 낮출 경우 지류‧지천에 영향이 있다. 이곳에 있는 취‧양수에 지장이 있는지 여부도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낙동강에는 4대강사업으로 8개의 보가 들어섰고, 창녕함안보는 제일 하류에 있다. 녹조는 흔히 오염물질이 유입되거나 수온이 높고 유속이 느리면 발생한다.
현재 낙동강 거의 모든 구간에 걸쳐 녹조가 발생했다. 특히 창원 본포취수장 부근에서 이날 아침부터 녹조가 발생했다. 현장을 살펴본 임희자 낙동강네트워크 공동집행위원장은 "야간에도 낙동강에 녹조가 발생하는 상황"이라며 "녹조로 인해 악취가 심하다"고 했다.
"낙동강 보 수문 즉각 개방하라"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이날 오전 낙동강유역환경청 앞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각각 기자회견을 열어 '보 수문 개방' 등 대책을 촉구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낙동강환경청에 "낙동강이 아프면 국민이 병든다. 낙동강 보 수문 즉각 개방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창녕함안보는 이미 수문 개방시 문제가 되는 취양수시설 개선을 완료했다"며 "그에 따라 지난해 6월에는 수문 개방을 한 바 있다. 따라서 녹조가 심각하게 창궐한 지금 당장 창녕함안보 관리 수위를 2.2m까지 내려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이들은 "낙동강 녹조에는 청산가리 100배 이상의 맹독성 마이크로스시틴이 포함돼 있다. 이는 지난해 낙동강 노지 재배 쌀, 배추, 무에서 검출됐고, 그 농도는 미국과 프랑스 기준을 수십배 초과했다"며 "낙동강 녹조 독소 농작물은 전국으로 유통되고 있다. 이는 우리 국민 밥상이 위험하다는 것과 낙동강이 아프면 국민이 병든다는 걸 의미한다"고 했다.
낙동강네트워크는 "환경부는 낙동강 창녕함안보 수문을 지금 당장 개방하고 모든 보 수문을 최대한 개방하라", "낙동강 유역의 모든 취양수시설 개선을 조속히 추진하라", "국민 밥상과 상수원 안전을 위해 낙동강 원수 녹조 독소 관리 기준을 시급히 마련하라"고 촉구했다.
낙동강경남네트워크는 경남도청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박완수 경남도지사선거 당선인 인수팀에 대해 "어머니 강, 낙동강의 녹조 문제 해결과 생태계 복원에 적극 나서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도내에 유통되는 농산물에 대한 녹조 독성물질 검사와 유통경로 파악 등 종합관리대책 마련에 나서라", "안전한 농업용수, 상수원수, 레저 활동을 위하여 녹조 독성물질 관리기준 마련을 위하여 노력하라"고 요구했다.
또 이들은 "낙동강 수변공원에 녹조 독성물질에 대한 상시 안내 게시판을 설치하라", "하루빨리 이 사태의 원인이 되는 녹조 문제 해결을 위하여 낙동강 보의 수문개방을 위하여 적극 나서라"고 제시했다.
강호열 낙동강네트워크 공동대표는 "지금 낙동강은 처참한 녹조의 물결이 출렁이고 있다. 어제(21일) 양산 물금 매리취수장 부근으로 가보니 녹조가 심해 곰팡이가 생길 정도였다"며 "녹조 물을 국민에게 먹이라고 하는 윤석열 정부와 환경부 작태에 분노를 느낀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