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 취임식을 갖고 본격적인 민선8기 시대를 연 조성명 서울 강남구청장. 조 구청장은 취임식에서 '그린 스마트 시티 강남'을 비전으로 강남의 재도약을 위해 향후 4년간의 구정운영 방향을 제시했다.
민선8기 시작과 함께 전임 구청장 사업 가운데 과연 어떤 사업이 지속되고 폐지될 것인지에 대한 관심도 모아지고 있다. 특히 사업 진행부터 논란이 되었던 '미미위 강남'에 대한 존폐여부가 도마 위에 올랐다.
강남구는 지난 2020년 1월 자치구 최초의 스타일브랜드 '미미위 강남'을 선포했다. 강남의 가치, 정체성까지 정제해서 담은 미미위 강남은 나(ME)·너(ME)·우리(WE)가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는 품격 강남의 의미로 뉴욕의 'I♡NY'나 암스테르담의 'I am sterdam' 같이 도시 고유의 매력과 정체성을 간결하고 함축적으로 표현한 도시 브랜드다.
'미미위 강남' 선포 이후 이를 홍보하기 위해 강남구는 강남 곳곳에 조형물을 설치했고 공사장 가림막을 비롯해 행정차량과 심지어 쓰레기봉투에도 미미위 로고를 새겼다.
이 과정에서 '미미위 강남 브랜드'에 대한 충분한 검토와 주민 의견 수렴 등을 통한 공감대 형성 과정이 생략되어 주민들은 "혈세낭비 전시행정의 전형"이라며 미미위 강남 철거와 폐지를 요구하기도 했다.
한 강남주민은 "미미위가 서로 존중하자는 좋은 의미가 있다는 것을 나중에 알았다. 브랜드 뜻을 바로 알 수 없이 누군가가 설명해줘야 이해할 수 있는 것이 과연 도시 브랜드이냐"면서 "여기에 수십억 원의 예산이 들어갔다고 하니 강남의 품격은커녕 수준 이하의 최악의 마케팅이다"라고 비난했다.
또 다른 주민은 "흉물스러운 조형물 의미도 와 닿지 않는데 진짜 격이 떨어진다"라면서 "새로운 구청장은 미미위 강남에 예산낭비는 없었는지 등에 대한 조사를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미미위 강남'을 지속해야 한다는 의견도 있었다. 한 강남주민은 "처음에는 브랜드 의미를 몰라 왜 했나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느 정도 친숙해졌다"라면서 "조형물 등을 철거하려면 또 다시 예산이 투입되고 이 또한 예산낭비이다. 전임 청장의 업적을 모두 지우기보다는 수정 보완해 이를 어느 정도 지속하는 것도 나쁘지는 않다고 본다"고 옹호했다.
이 같은 주민들의 반응에 민선8기 강남구는 신중한 반응을 보이고 있다.
인수위원회 관계자는 "선거과정에서 많은 주민들로부터 당선되면 제일 먼저 강남구 흉물로 전락한 '미미위 강남'을 철거해 달라는 민원과 요구가 많았다"면서 "미미위 강남 설치 및 홍보로 40억 원이 넘는 예산이 소요된 것으로 알고 있다. 특히 예산낭비라는 많은 주민들의 지적이 있는 만큼 인수위도 철거여부 등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신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조성명 구청장도 당선인 시절 미미위에 대해 신중한 검토를 거쳐 결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조 구청장은 "민원사항들 중에 미미위를 철거해 달라는 민원이 많았다"라면서 "인수위원회에서 이런 부분에 대해 심토있게 검토를 하고 있고 주민들의 의견도 수렴해 적정한 선에서 결정을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정순균 전 구청장은 퇴임 전 인터뷰에서 "미미위는 어떤 정파적인 것이 아니라 함께하고 배려하고 존중하자는 '공동체 가치'가 담겨있다"라면서 "이런 가치에 어느 구청장도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단순히 정치적 이유로 보고 접근하는 것은 잘못"이라고 반박했다.
그러면서 "만약에 미미위 도시 브랜드보다 더 뛰어나고 더 좋은 브랜드가 있다면 바꿀 필요가 있겠지만 전임 청장이 해 놓아서 또 다른 당 소속 청장이 만들었기 때문에 반대한다. 이런 접근법과 논리는 맞지 않다. 또 주민들이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미미위 브랜드는 2년 만에 70%정도 호응을 얻고 그 중에 60%가 굉장히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라면서 "60~70% 호응과 지지를 받고 있는 도시 브랜드를 단순히 정당이 바뀌었다, 구청장이 바뀌었다고 해서 없애는 것은 불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