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비상대책위원장이 공공기관장 임기 문제를 둘러싼 '전 정권 인사 찍어내기' 논란을 두고 "정권교체마다 반복됐던 일"이라며 여야가 함께 제도 개선에 나서자고 제안했다.
우 위원장은 10일 국회 본청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최근 한덕수 국무총리의 공개 압박 후 홍장표 한국개발연구원(KDI) 원장이 사퇴한 것과 관련해 "언제까지 반복할 것이냐는 문제의식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새 정부가 자신들의 공약과 정책, 노선을 함께 할 인물들이 정부부처나 여러 산하기관 장이 돼 같이 움직이길 바라는 마음은 이해한다"면서도 "감사원 감사시키고, 수사기관 동원해서 해결할 문제인가"라고 지적했다.
"임기제 공무원의 임기를 보장한 이유가 있지 않나. 그러면 우리가 당시 윤석열 검찰총장이 마음에 안 든다고 중간에 잘라야 했나? 우리랑 견해가 안 맞다고? 그렇게 하면 안 되지 않나. (여야 모두) 똑같은 문제를 다 경험하지 않았나."
우 위원장은 "대한민국 민주주의가 여러 번의 정권교체를 거치며 안착됐는데, 이 문제는 아직도 정권이 바뀔 때마다 소모적 논쟁을 하고 있다"고도 우려했다. 또 최근 감사원이 서해 공무원 피격 사건 관련 감사에 나섰을 뿐 아니라 한상혁 위원장의 임기 문제가 불거진 방송통신위원회 등 그야말로 전방위 감사를 진행 중인 것과 관련해 "감사원이 임기제 공무원 뒤를 파서 물러나는 일에 앞장서야하나. 그런 것 하라고 만들어 놓은 게 아니지 않나"라고 일갈했다.
우 위원장은 "특별법을 만들어서라도 (여야) 합의가 된다면, 임기제 공무원들이 대통령 임기에 맞출 수 있다"며 "이걸 놔두면 그 다음 정권교체 때도 또 (논란이) 생기고, 또 생긴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이 바보가 아니지 않나. 이 문제가 뻔히 보이고 반복될 것이란 걸 알면서도 제도 개선을 왜 안 하는가"라며 "여당이 받지 않으면 할 수 없으나, 지금처럼 전 정부를 때리기 위해 임기제 공무원 문제를 이슈화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했다.
차기 지도부에게 당부 : 인재 양성, 소통방식 개선
▲더불어민주당 우상호 비상대책위원장이 10일 국회 대표실에서 열린 취임 한 달 기자간담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 연합뉴스
한편 우 위원장은 이날로 비대위원장 취임 한 달을 맞이했다. 그는 8월 28일 전당대회에서 차기 지도부가 선출될 때까지 주력할 과제 중 하나로 당내 인재 양성을 위한 시스템 마련을 꼽았다.
우 위원장은 "3개월도 안 되는 임기 안에 너무 의욕을 부려서 다음 당대표와 지도부가 해야 할 일을 미리 다 하지는 않겠다고 결심했다"면서도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은 다음 지도부가 총선을 맞이해서 반드시 해야 할 일"이라고 말했다. 그는 민주연구원 같은 정당 산하 연구기관의 역할을 정책분야로 정한 정당법에 '인재 양성'까지 포함하는 법 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설사 제 임기 중에 법·제도 개선이 안 되더라도 다음 지도부가 받아줬으면 하는 문제"라고 덧붙였다.
우 위원장은 인재 양성처럼 민주당의 향후 진로를 놓고 치열한 논쟁이 벌어지길 기대한다고도 밝혔다. 그는 "이미 출마선언을 한 분, 앞으로 할 인재들이 민주당을 앞으로 어떻게 끌고갈지 등 내용을 중심으로 경쟁해줬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저도 지도부의 한 사람으로서 혁신과 변화의 경쟁을 계속 해나가는 것으로 분위기를 터나가겠다"고 약속했다. 다만 박지현 전 위원장 협박 논란처럼 "극단적인 소통방식은 지양해줄 것을 다시 한 번 부탁드린다"고 했다.
우 위원장은 전당대회 규칙(전대룰)과 관련해 '집단행동'에 나섰던 친이재명계 의원들에게도 쓴소리를 남겼다. 그는 "견해가 다른 의원들이 있을 수 있다"면서도 "본인 의견이 다르면 지도부 면담을 신청하고 의견을 전달해야 하고, 그 속에서 이야기해야 한다"고 했다. 이어 "당내소통이 가능한데 왜 지도부한테 먼저 전달하지 않고 기자회견장으로 가는가"라며 "바람직한 모습이 아니다. 이런 방식은 개선돼야 한다"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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