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순애 교육부 장관 쌍둥이 아들의 고등학교 학교생활기록부(아래 학생부) 유출 의혹이 확산하고 있는 가운데 두 아들이 졸업한 서울 강남 대치동의 A고교가 자체 조사에 돌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서울시교육청도 긴급 상황 파악에 나섰다.
A고교 측은 18일 <오마이뉴스>에 "해당 두 학생의 학생부가 밖으로 나갔는지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이 학교 B교감은 이날 오후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에 나온 학원 대리 작성 문서가 박 장관 아들의 2018년 학생부 내용이 아니냐'는 물음에 "우리도 (학생부 내용으로 보이는 문건이 나온 것에 대해) 이해가 도저히 안됐다"면서 "학생부 유출 여부에 대한 자체조사를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학생부는 담임교사나 해당 내용을 가르친 과목 교사가 직접 작성해야 하고 철저한 보안을 지켜 관리해야 한다. 다른 사람이 부당한 방법으로 대리 작성했을 경우 공문서 위조 등의 혐의로 형사처벌 대상이 된다.
자체조사 돌입한 A고교 측... "우리도 도저히 이해가 안돼"
B교감은 "2018년 당시 고3이었던 박 장관의 두 아들을 가르친 두 명의 담임교사에게 내용 유출이 있었는지 구두로 알아봤다"면서 "확인 결과 두 교사는 '전혀 그런 일이 없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B교감은 "학생부 내용이 빠져나갔을 경우 교사들이 형사처벌을 받는데 유출했겠느냐. 그 방송국(MBC)이 임의적으로 편한 식으로 (해당 문서를) 해석한 게 아닌가 말하는 선생님들도 있었다"고 덧붙였다.
B교감은 '서울시교육청이 박 장관 아들 학생부 유출 의혹에 대한 정식 조사에 나서면 협조할 것이냐'는 물음에 "교육청이 확인하겠다면 확인시켜줄 것"이라고 밝혔다.
서울시교육청도 박 장관 아들 학생부 유출 의혹 건에 대해 긴급 상황파악에 착수했다.
이 교육청 복수의 관계자는 <오마이뉴스>에 "학생부 유출 문제는 굉장한 파문이 일어날 수도 있는 사안이기 때문에 내부에서 조사 여부를 논의 중"이라면서도 "이것이 현직 교육부 장관 아들 관련 일이기 때문에 우리도 심사숙고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상황파악에 나서겠다"고 말했다.
서울시교육청 "굉장한 파문 일어날 수 있는 사안"
한편, 더불어민주당 '박순애 장관 검증 TF' 소속 강득구·강민정·권인숙·김철민·도종환·박찬대·서동용·안민석·유기홍·윤영덕·이탄희 의원은 18일 오후 성명을 내어 "만약 보도와 같이 학생부가 수정되었다면, 이는 단순히 박 장관 개인 문제가 아닌 입시체제 전체의 문제이고 입시 공정성을 훼손하는 심각한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박 장관은 즉각 자녀의 학생부를 공개하고, 해당 학교는 학생부 정정 증빙자료와 정정 기록, 학업성적관리위 심의 자료를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앞서 지난 17일 MBC <탐사기획 스트레이트>는 "2019년 허위스펙 만들기로 대표가 구속된 고액 대입컨설팅 학원에 2018년 박순애 장관이 찾아온 뒤 쌍둥이 아들 학생부 컨설팅을 받았다"면서 그 물증으로 당시 학원 관계자가 제보한 '박 장관 아들 학생부 내용' 대리 작성 문서를 공개했다(
관련 동영상 https://youtu.be/p8quXgVP3H0?t=662).
교육부는 <오마이뉴스>가 박 장관 아들 학생부 유출 여부에 대해 18일 두 차례에 걸쳐 기사를 통해 의혹을 제기하고 질문도 던졌지만, 별다른 해명을 내놓지 않고 있다.
교육부는 지난 17일 낸 <탐사기획 스트레이트> 반박자료에서 "박 장관 아들이 (해당 학원에서) 자기소개서(아래 자소서) 컨설팅을 받은 바 있다"고 해명했다. 하지만, 서울시교육청과 A고 관계자도 '해당 문서는 자소서가 아니라 학생부 내용과 형식을 가진 문서'라고 밝히고 있다.
[관련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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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부 장관, 아들 자소서 컨설팅 시인... 문제는 학생부 대필? http://omn.kr/1zuz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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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애식 학생부 '대필'?... 당시 교육부 "부정청탁법 위반" http://omn.kr/1zv4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