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 창원진해 수돗물에서 열흘 넘게 깔따구 유충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18일 생수가 공급됐다. '먹는 물'에 대한 대책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창원시는 이날 비상급수로 '병물'을 낙동강유역환경청, 한국수자원공사(수공) 낙동강유역본부로부터 지원 받아 시민에게 나눠주었다. 병물 배포는 '오염된 수돗물' 파동이 일어난 지 열흘이 지나서 이루어진 것이다.
창원시는 수공에서 생산하는 1.8리터 병입수돗물 9000병을 긴급 지원한다고 밝혔다.
수공은 "석동정수장 공급계통에서 유충이 발견됨에 따라 낙동강환경청과 낙동강수도지원센터는 즉시 현장에 기술지원팀을 파견해 창원시와 함께 문제해결을 위해 적극 노력하고 있다"고 했다.
수공은 이날 병물 4000병에 이어 19일 5000병원 창원시 진해구청에도 지원했다. 이밖에 "창원시와 지역주민의 요청이 있을 경우 추가 지원도 추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수공 관계자는 "창원시로부터 지원 요청이 있어 병물을 공급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석동정수장 관계자는 "깔따구 유충 발견 상황이 오래 갈지 몰랐다. 금방 해결될 줄 알았다. 수용가가 워낙 많아 식수비상 공급 대책을 세울수 없었다"며 "늦었지만 지금이라도 해야 하기에 수공에서 지원받아 배부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지원받은 병물은 진해구청에서 어린이집이나 유치원 등에 배부하고 일부는 동사무소를 통해 시민들에게 나눠준다.
이런 가운데 병물 공급이 늦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임희자 창원물생명시민연대 공동대표는 "정수과정에서 깔따구 유충을 없애기 위해 화학약품을 많이 사용하는 것으로 안다"며 "수돗물 사고가 발생한 만큼 급수 중단을 당장에 해야 했던 것"이라고 말했다.
임 공동대표는 "2020년 인천에서 깔따구 유충이 나왔을 당시 시민에게 생수를 공급했던 적이 있었다"며 "이번 진해 수돗물 사고에서도 화장실이나 세수 등에 사용하는 물을 제외하고 먹는 물은 생수로 공급해야 한다"고 했다.
석동정수장에서는 지난 7일부터 깔따구 유충이 나왔다. 창원시는 정수과정과 정수지, 배수지, 수용가를 포함해 공급계통별 37개 지점에서 조사를 하고 있는데, 매일 수십 마리씩 나오고 있다.
깔따구 유충은 지난 주말에도 나왔다. 16일 50여마리에 이어 17일에는 40여마리가 발견됐다. 또 깔따구 유충이 나왔다는 민원 접수도 거의 매일 한 두건 발생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