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전당대회의 한가운데 '친명과 반명'이 있습니다. 둘 중에 하나를 선택하면 민주당은 혁신이 되는 것입니까? 이것이 대선과 지선에서 패배한 민주당의 진정한 반성과 혁신입니까?"
더불어민주당 지도부를 선출하는 8.28 전당대회에 당대표와 최고위원 후보로 출마한 청년 정치인들이 '세력교체'를 외치며 민주당의 혁신을 요구하고 나섰다. 특히 민주당 전당대회가 친명(친이재명) vs. 반명(반이재명), 86세대 vs. 97세대 구도로 흘러가는 걸 비판하며 당의 전면적인 정치 문화 개선을 촉구했다.
이동학 당대표 예비후보와 권지웅·김지수·박영훈 최고위원 예비후보 등 9명의 청년 당원들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민주당 혁신을 위한 당원 공동제안서'를 발표하고, "민주당을 '민주주의자들의 정당'으로 만드는 정치교체가 이뤄져야 한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공동제안서를 통해 ▲민주화세대의 정당을 넘은 평범한 시민 모두의 정당▲증오·혐오 정치와의 결별 ▲세대교체를 넘은 세력교체 등을 민주당 내 정치혁신 과제로 제시했다.
기자회견 참석자들은 "87년 이후 민주화세력으로 대표되는 한 세대가 우리 정치를 이끌어왔다. 많은 성과도 있지만 시대가 변했다"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87년 체제가 '이분법 정치'라고 설명한 뒤 "모든 사안을 선악의 구도, 진영의 논리, 증오의 자세로 대한다. 이제는 끝내야 한다. 우리 안에 내재된 '내가 하면 옳고, 남이 하면 틀리다'라는 독선과 아집에서 벗어나자"라고 지적했다.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재조정 법안)' 등 선거 패배 요인으로 지적받는 사안에 대해선 "투쟁과 선명성만 강조한 나머지, 절차를 무시하고 국민의 동의도 구하지 않은 채 독단으로 추진하는 일도 빈번해졌다"라고 에둘러 비판했다.
한편 이들은 양당체제를 끝내기 위한 정치개혁은 1년 내에 마무리 하자고 지적하면서 ▲위성정당 방지를 통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비례대표 의석 확대 ▲국회의원 선거제도 개혁 ▲대통령 결선투표제 도입 등을 내세웠다.
최근 강성 지지자 논란, 문자폭탄 등과 관련해서 이들은 "일부 폭력 팬덤은 당내 소통이 부족해서 생긴다"라며 "민주당의 민주주의를 되찾자. 건전한 논쟁과 토론, 공론장을 만들어 가기 위한 당내 새로운 소통 구조를 만들자"라고 강조했다.
최근 86세대 vs. 97세대 구도와 관련해서도 "세대는 중요한 것이 아니다. '새로운 세력'이 중요하다"라며 "세대로 당을 가르고, 성별로 당을 나누고, 폭력적 팬덤에 편승해 당을 갈라치는 일과도 헤어질 결심을 하자"라고 밝혔다. 이어 "민주화 이후 세대는 주목하는 의제, 공유하는 문화가 다르다"라며 "인간의 존엄, 다양성의 존중, 안전의 확장으로 민주당의 가치를 더욱 확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친명·반명 관심 없어... 일부 86 용퇴는 필요"
다음 주 전당대회 예비경선을 앞두고 이날 기자회견을 열게 된 계기에 대해 이동학 당대표 예비후보는 "앞으로 당을 어떻게 혁신하고 국가의 미래를 어느 방향으로 가져갈 것이냐가 중요하고, 이를 위해 정치를 바꾸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기 위해 나왔다"라고 설명했다. 그는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친명과 반명, 이런 게임이 아니다. 우리는 그런 논쟁에 가담할 생각도 없다"라면서 선을 그었다.
'586 용퇴론'을 주장한 것이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이 후보는 "한 세대를 통으로 용퇴시킬 수 있다는 생각만을 하진 않는다"라면서도 "노장만의 정당으로 가고 있으므로 그 체제의 균열을 가하려는 것이다. '노장청'의 정당으로 가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는 점에서 일부의 용퇴는 가능하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김지수 최고위원 예비후보는 "전당대회의 가장 중요한 이슈가 당권과 공천을 둘러 싼 권력다툼으로 보이고, 이 안에서 국민들의 이슈는 많이 소외됐다"라며 "피아식별적 정치, '너를 죽이고 나를 살리는', 단점으로 정쟁하는 일은 그만둬야 한다"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