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V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 나와 유명세를 탄 창원 의창구 북부리 동부마을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 검토를 위해 문화재청이 29일 현장조사에 나섰다. 나무의 실물을 살펴본 문화재위원들은 "마을 주민과 지자체, 그리고 드라마 제작진에 고맙다"고 전했다.
전영우 문화재위원장과 이유미(식물)‧신현실(전통조경) 문화재위원, 이상협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장은 이날 동부마을 팽나무를 직접 찾았다. 현장 조사에는 창원시청 관계자를 비롯해 마을 주민들도 함께했다.
문화재위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천연기념물 지정 여부와 관련해 구체적인 입장을 밝히지는 않았다. 대체로 긍정적인 분위기를 내비친 한편 주민 민원 발생 가능성을 우려하기도 했다.
이날 현장조사에는 2021년 2월 문화재청에 처음으로 해당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우수 잠재자원 추천'을 냈던 조경전문가 박정기 곰솔조경 대표도 나와 지켜봤다. 박 대표는 문화재위원들에게 관련 자료를 전달하기도 했다.
박 대표는 "문화재위원들이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에 대해 긍정적인 느낌을 받은 듯했다"라며 "천연기념물로 지정하면 주민 불편이 있어 민원이 발생할 수 있는데, 이날 주민들도 크게 반대하는 분위기는 아니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에 팽나무 가운데 천연기념물은 3그루가 있고 그 가운데 1그루는 고사했다"면서 "동부마을 팽나무는 다른 2그루보다 훨씬 크고 상대도 좋다"고 설명했다.
박 대표는 최송현 부산대 교수(조경학)와 함께 이 팽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건의했다. 당시 그는 "고창 수동리 팽나무(천연기념물 제494호)보다 제원이 크고 충적평야 '독뫼산'에 있다. 노거수 중심 촌락구조와 마을공동체 문화가 독특해 보존가치가 높다"고 했다.
문화재청은 그동안 별다른 절차를 진행하지 않다가 지난 20일 드라마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에서 해당 팽나무가 '소덕동 팽나무'로 나오면서 관심을 받자 25일 현장 조사를 벌이겠다고 밝혔다.
드라마에서 팽나무는 가상의 지역 '경해도 기영시 소덕동'에 있다고 나왔지만 실제로는 동부마을에 있다. 일명 '우영우 팽나무'로 불리는 이 나무는 2015년 창원시 보호수로 지정돼 있다. 수령은 400~500년으로 추정되고, 높이 16m, 가슴둘레 6.8m, 수관폭 27m 정도다.
한편, 창원시는 드라마 방영 이후 '우영우 팽나무'를 찾는 관광객이 몰려들자 동부마을에 관광홍보에 나섰다.
창원시는 "동부마을 입구에 들어서면 마을 주민들이 만든 '이상한 변호사 우영우 팽나무 가는길' 손팻말이 보인다"라며 "주인공 우영우(박은빈 분)가 좋아하는 돌고래가 그려진 담벼락을 따라 언덕길을 오르자 드라마 속 팽나무가 자태를 뽐낸다"고 설명했다.
정진성 창원시 관광과장은 "무더운 날씨에도 '우영우 팽나무'를 보기 위해 부산, 울산, 경북 등 전국에서 많이 찾아오시는 줄로 안다"면서 "멀리서 오신 김에 인근 관광지에도 들러 즐거운 추억 만들 수 있도록 드라마 촬영지와 연계한 관광 콘텐츠 발굴과 홍보에 노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