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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3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의원들의 질의에 답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손해배상·가압류가 밥 먹듯 발생하고 있다, 민주주의의 위기를 뜻하고, 우리 사회가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걸 뜻한다' 이 발언 기억 나시나?"
"그거를… 제가 한 건가?"


윤건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의 질의에 이정식 고용노동부 장관이 머뭇거렸다. 윤건영 의원은 3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출석한 이정식 장관에게 "기억이 안 나시면 안 된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대우조선해양 파업은 극적인 노사 합의로 마무리가 됐다. 하지만 원청회사는 파업으로 인한 손실에 대해 손해배상 및 가압류를 청구할 방침을 밝히면서 여진이 계속되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을 위시한 대통령실과 여당이 '법과 원칙'을 내세우면서, 사실상 회사의 방침을 종용하는 것 아니냐는 의혹도 나오고 있다. 이날 야당 의원들은 파업에 나설 수밖에 없었던 노동자들의 열악한 처우를 강조하며, 손배·가압류의 문제점을 집중적으로 지적했다.

특히 윤건영 의원은 이정식 장관의 과거 발언을 상기시키며, 당시 입장과 현재의 입장이 바뀐 것은 아닌지 추궁했다.

윤건영 "이정식 발언, 틀린 게 아니다... 장관됐다고 주저하면 안 돼"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탈북어민 북송 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윤건영 의원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의원총회에서 탈북어민 북송 사건 관련 발언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윤 의원이 인용한 발언은 지난 2016년 8월 30일 국회 정론관에서 있었던 발언이다. 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이용득 의원실, 시민단체인 손잡고와 양대노총인 민주노총과 한국노총까지 모두 나서 손배·가압류 문제 해결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당시 한국노동조합총연맹 사무처장 자격으로 기자회견에 참석한 이정식 장관은 "(노동조합 운동을 하다가) 인신 구속되고 자유형을 선고받는 것도 억울하고 드문 일인데, 우리나라는 본인은 물론 가족·친척·친구까지도 파멸하게 만드는 손해배상·가압류가 밥 먹듯이 발생하고 있다"라며 "이것은 민주주의의 위기를 뜻하고, 이 사회가 지속가능하지 않다는 걸 뜻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인 바 있다.

6년 전 자신의 발언을 이 장관이 기억하지 못하고 본인이 한 발언인지 되묻자, 윤 의원은 "당연히 장관이 하셨다"라며 "장관이 하신 워딩(발언)이다, 음성도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기억 안 나시면 안 된다"라며 "당시에 우리 당 의원들과, 여야 의원들이 같이 해서, 손배가압류 근절 촉구 기자회견에서 장관이 하신 워딩이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그런데 왜 이제 와서는 주저주저하시느냐, 이러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라며 "오히려 고용노동부 장관이 되셨으니까 '손배·가압류 문제만큼은 내가 한번 해결해보겠다'라고 당차게 의지를 표현하는 게 맞다"라고 강조했다. "6년 전 말씀한 장관의 인식이 맞다. 틀린 게 아니다. 그런데 장관이 되셨다고 주저하시면 안 된다"라는 요지였다.

이 장관은 고개를 끄덕인 뒤 답변에 나섰다. 그는 "합법적인 쟁의행위에 대해서는 민형사상 면책이 되고 있으므로, 노사 모두가 법을 지키려는 노력을 한다는 것이 전제"라며 "법과 원칙을 확립하겠다는 기조"를 언급했다. 그러면서도 "노사 관계는 자율적으로 해결해야 되는데, 어떤 경우든지 사법만능주의, 사법에 의존하여 밥 먹듯이 (손배·가압류를 청구)하는 건 문제가 있다"라고 이야기했다.

김형동 "생존권을 위해 파업했다는 현장 인식 함께 고려해야"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국민의힘 김형동 의원이 30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형사소송법 개정안에 대한 무제한 토론(필리버스터)을 하고 있다. ⓒ 공동취재사진
 
한편, 여당 의원들 중에서도 노동자의 사정을 고려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이 나왔다. 질의자로 나선 김형동 국민의힘 의원은 "불법·합법을 따지기 전에, 현장에서 일했던 노동자의 건강이 가장 우선이 아닌가 싶다"라며 "현행 법 안에서, 법 테두리 내에서 사후 정리되어야 할 문제이지만, 어쨌든 생존권을 위해 파업했다는 것이 현장 많은 노동자들의 인식이다"라고 강조했다. "이런 인식도 함께 고려했으면 하는 것을 다시 한 번 건의한다"라며 '법과 원칙'뿐만 아니라 파업 노동자들의 생존권을 함께 언급한 것이다.

특히 그는 "산업은행으로부터 받은 돈을 대우조선해양이 과연 어떻게 적절히 썼느냐, 하청에다가 적절한, 기존에 지급해왔던 도급료 수준으로 지급해왔는가 상당한 의문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대우조선해양에 직접 고용되어 있는 임직원들의 급여 수준하고, 하청이 과연 몇 단계까지 내려갔는지 모르겠지만 각 단계별로 임금 수준이 어떻게 됐는지도 확인해볼 필요가 있다"라며 "왜냐하면 이것이 확인되지 않고서는, 제2의, 제3의 대우조선해양 같은 사태가 일어나기 마련이다"라는 취지였다.

이정식 장관은 "(유최안 금속노조 거제통영고성 조선하청지회) 부지회장께서 '존재 자체가 불법이고 차별이다'라고 하신 말씀이 굉장히 (가슴에) 박히던데, 이제부터 시작이라고 본다"라며 "대우조선해양 사태와 조선 산업 전반의 문제, 한국사회 다단계 이중구조를 해결해야 한다고 문제 제기했기 때문에, (제가) 약속을 했다"라고 답했다.  

#이정식#윤건영#김형동#손배가압류#대우조선해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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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 5월 공채 7기로 입사하여 편집부(2014.8), 오마이스타(2015.10), 기동팀(2018.1)을 거쳐 정치부 국회팀(2018.7)에 왔습니다. 정치적으로 공연을 읽고, 문화적으로 사회를 보려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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