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이 대통령실·관저 공사가 김건희 여사와 관련 있는 업체에 돌아갔다는 '사적 수주 의혹'과 관련해 국회법상 가능한 모든 진상규명 절차에 착수하겠다고 했다. 민주당은 빠른 시일 안에 국정조사 요구서부터 제출할 계획이다.
<오마이뉴스>는 최근 대통령실 용산 청사와 한남동 관저 공사에 김건희 여사의 코바나컨텐츠 관련 업체가 관여한 사실을 보도했다. 용산 청사 리모델링 공사의 설계·감리용역을 맡은 희림종합건축사무소는 코바나컨텐츠 주관 전시회에 3차례 후원한 회사였고, 관저 내부 공사를 따낸 실내건축공사 업체 A사 역시 코바나컨텐츠 주관 전시회에 두 번이나 후원사로 참여했던 곳이었다. 이 공사 입찰은 모두 공개경쟁 아닌 개별업체를 지정하는 수의계약으로 이뤄졌다.
박홍근 민주당 원내대표는 4일 오전 국회 본청에서 열린 정책조정회의에서 "용산 대통령실 이전을 둘러싼 불법·비리의혹 전반에 대한 국회 차원의 진상조사가 불가피해졌다"고 운을 뗐다. 그는 "대통령실과 관저 공사 관련 김건희 여사의 사적 수주 의혹이 계속 불거졌지만, 대통령실의 해명은 동문서답 아니면 묵묵부답"이라며 "대통령비서실장과 총무비서관 등 책임 참모들의 끝 모를 무능이 대체 언제까지 이어질지 국민은 답답하기만 하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해명도 "오락가락"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대통령실은 지난 6월 시공능력 평가액이 기준 미달인 신생업체와 집무실 리모델링을 수의계약한 바 있는데, 당시도 해당 업체와 김 여사의 사적 인연 의혹이 제기됐다"며 "대통령실은 급하다보니 알음알음 소개 받았다고 둘러댄 반면, 관저 공사 사적 수주의혹에 대해선 경호처가 철저히 검증했다고 해명했다"고 비판했다.
이어 "계약의 시점만 봐도 이번 관저 공사가 더 시급했음을 알 수 있다"며 "더 급하게 시작한 공사는 경호처 검증을 거쳤는데, 더 늦게 시작한 공사 계약은 알음알음 했다는 것은 전혀 앞뒤가 맞지 않다"고 했다. 박 원내대표는 "대통령실 이전 전반을 둘러싼 의혹에 대해 국정조사를 포함, 국회법이 정한 모든 절차를 조속히 검토하고 진상규명에 착수하겠다"며 대통령실을 대상으로 현안 질의 등을 진행하기 위한 국회 운영위원회 개최에 여당도 동참하라고 촉구했다.
김성환 정책위의장은 김건희 여사 관련 사적 수주의혹뿐 아니라 국민대 논문표절 논란도 언급하며 "국민들은 국정농단이 되살아나고 권력 앞에 학문적 양심마저 굴종하는 모습을 보며 개탄을 금치 못하고 있다"고 했다. 또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는 청와대를 용산으로 옮긴다고 해결되지 않는다는 걸 윤 대통령이 몸으로 직접 보여주고 있다"며 '분권형 개헌'의 필요성을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