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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가 2014년부터 8년여간 세계 20여 개국의 정치인과 정당을 포섭하기 위해 3억 달러(약 4198억 원) 이상을 지원했다는 주장이 지난 13일 미국 행정부 당국자를 통해 제기됐다. 이 당국자의 말에 따르면, 한 아시아 국가의 대통령선거 후보에게 수백만 달러가 지원됐다고 하는데 아시아 국가 중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한 나라는 약 10개 국가로 파악된다. 한국, 필리핀, 인도네시아 등이다. 

러시아, 20여 개 국가 자금 지원설... "민주주의 공격행위"
 
 지난 9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마르칸트 관광센터에서 열린 제22차 SCO 국가원수회의와 별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흐나긴 몽골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지난 9월 15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사마르칸트 관광센터에서 열린 제22차 SCO 국가원수회의와 별개로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우흐나긴 몽골 대통령과 회담하고 있다. ⓒ TASS=연합뉴스
 
CNN, <워싱턴포스트> 등 외신보도에 따르면 미 행정부 고위 당국자는 '미국 정보기관(IC)이 분석한 결과, 러시아가 비밀리에 4개 대륙 20여 개 국가의 정당과 관료, 정치인들에게 총액 3억 달러 이상을 송금한 사실을 발견했다'고 언론에 밝혔다. 

이 당국자는 러시아가 최소 수억 달러를 추가로 송금할 계획을 세웠다면서 "러시아가 적발되지 않은 사건에서 은밀하게 추가 자금을 송금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당국자에 따르면 러시아는 정당·정치인에게 자금을 전달하기 위해 유럽에선 싱크탱크와 연구소, 중앙아메리카·아시아·중동·북아프리카에선 국영기업을 이용했다고 한다. 또한 그는 "러시아는 특정 정당을 유리하게 만들고 이 모든 국가의 민주주의를 약화하려 시도했다"면서 "러시아의 은밀한 영향에 대항하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 중 하나는 그것을 폭로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구체적으로 어느 나라에 얼마의 금액이 갔는지는 공개되지 않았다. 그러나 <미국의소리(VOA)> 보도에 따르면 이 사안에 정통한 또다른 당국자는 "알바니아, 보스니아, 몬테네그로, 벨기에 및 마다가스카르가 러시아의 비밀 자금 지원에 휩쓸린 국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러시아의 자금 지원 의혹에 대해 미 국무부도 비판 대열에 합류했다. 네드 프라이스 미 국무부 대변인은 "(러시아의 행위는) 주권에 대한 공격"이라며 "이는 전 세계 시민들이 자신을 대표하고, 자신의 이익과 가치를 가장 잘 대표하는 정부를 선택할 능력을 침식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워싱턴 주재 러시아 대사관은 이와 관련한 외신의 논평 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한편,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도 역사적으로 비밀리에 외국의 정치 단체에 자금을 지원하고 외국 정부를 전복시키거나 약화하려고 시도해왔다"면서 이에 대해 익명을 요구한 한 당국자의 발언을 보도하기도 했다. 

WP에 따르면 이 당국자는 "푸틴은 내부에서부터 민주주의를 조작하기 위해 막대한 돈을 쓴 것"이라며 "러시아의 이번 자금 지원과 미국이 미디어 및 정치적 주도권을 잡기 위해 진행하는 자금 지원은 비교 자체를 불허할 사안"이라고 말했다. 

아시아 국가 중 '대통령 중심제' 국가는...

13일 나온 미 고위 당국자의 러시아 자금 지원 의혹과 관련해 눈길이 가는 대목은 '한 아시아 국가의 대통령선거 후보에게 수백만 달러가 지원됐다'고 전해진 대목이다. 

미 국무부가 아시아로 분류한 국가 중 '대통령 중심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한국을 포함해 필리핀, 인도네시아, 우즈베키스탄, 카자흐스탄, 키르기스스탄, 타지키스탄, 아프가니스탄, 투르크메니스탄, 몰디브 등 10개 국가다. 

러시아가 비밀리에 자금을 지원했다는 2014년 이후로 이들 국가에서 치러진 대통령선거와 당선자 및 2위 후보를 살펴보면 아래와 같다.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의 한 국가의 대통령 선 후보에게도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제인 아시아 10개 국가의 2014년 이후 대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외신에 따르면 아시아의 한 국가의 대통령 선 후보에게도 수백만 달러를 지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제인 아시아 10개 국가의 2014년 이후 대선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 박성우
 

#푸틴#선거 개입#미 국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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