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의 부인 김건희 여사가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2차 작전' 시기에 작전 세력에 계좌와 주식을 맡겼고 매매 상황을 지켜보고 있었다는 정황이 드러났다. 작전 세력의 거점 사무실에서 '김건희' 이름의 엑셀 파일이 나왔고, 싼 가격에 매도하자 전화를 걸어 항의를 했다는 진술도 나왔다.
<뉴스타파>는 지난 15일, 현재 진행중인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 공판에서 공개된 증거와 신문 내용을 보도했다. 검찰은 2차 작전을 진행한 B인베스트먼트를 지난해 9월 초 압수수색했는데, 압수한 노트북PC에서 이름이 '김건희'인 엑셀 파일이 나왔다. 파일 작성일자는 2차 작전이 진행되던 2011년 1월 13일로 돼 있었다.
지난 4월 8일 공판 때 이뤄진 이아무개 B인베스트먼트 대표에 대한 신문에서 검사는 이 파일을 언급하면서 "내용을 보면, 대우증권, 지금의 미래에셋증권인데 그 계좌 인출내역과 잔고 표시, 토러스 계좌 잔고와 그걸 현금으로 환산한 총계가 나와 있고 주식 수량이 나와 있다"면서 파일 작성 경위를 물었다. 검찰은 이 대표와 김아무개 토러스증권 지점장을 2차 작전의 주범으로 보고 있다.
이 대표는 '이런 파일이 왜 직원 컴퓨터에서 나왔는지 모르겠다'는 취지로 진술했고, 검사는 다시 '주가 관리에 필요해서 김건희 계좌를 권오수를 통해 받아 B인베스트먼트에서 거래한 것 아니냐'고 물었다. 이 대표는 "그런 사실 없다"고 진술했다.
"김건희, 싼 값 매도에 대해 항의"
4월 1일 공판에선 김아무개 토러스증권 지점장이 '1차 작전'의 '선수' 이아무개씨와 통화한 녹취록이 공개됐다. 권오수 회장이 김건희 여사와 함께 토러스증권에 가서 계좌를 개설하고, 김 지점장이 계좌를 관리했다는 정황이다.
"건희가 와서 계좌도 개설하고 가고, 본인 (권오수)이 와서. 건희가 혼자 와서 했겠냐고? 주변에 서○○ 회장하고 전부 다 와서 계좌 개설하고. 본인(권오수)이 계좌를 다 넣어줬는데. 나한테는 거짓말 못하지… (중략)... 그거 뭐 블록딜로 건희 계좌 거 있는 것도 나한테 털어 넣어주고, 다 그래서 한 거 아냐."
블록딜이란 대량의 주식을 장외에서 한꺼번에 거래하는 것이다. 김 지점장은 2011년 1월 10일과 12일 김건희 여사 계좌에서 블록딜을 했는데, 그는 5월 20일 공판에서 "권오수 회장이 알고 있었기 때문에 (김건희 여사의) 동의를 받았다고 생각했다"고 진술했다.
주식시장의 가격보다 훨씬 싼 가격에 매도가 이뤄진 사실을 안 김건희 여사가 김 지점장에게 항의를 했다는 진술도 주목된다. 4월 8일 공판에선 검사가 '가격이 싸게 됐다는 문제로 이 대표, 권오수, 김건희 사이에 갈등이 있었다는데 그런 사실이 있느냐'고 묻자 이 대표는 "김○○이 김건희 주식을 블록딜한 다음 김건희가 전화 와서 왜 자기 허락 없이 주식을 팔았냐고 난리친 적이 있다", "권오수 회장이 시켜서 했는데 자기한테 뭐라 그러더라라고 김○○한테 들어서 알고 있다"고 진술했다.
이같은 증거와 법정진술과 정황 등은 2차 작전 시기에 발생한 김건희 여사 계좌의 거래는 도이치모터스 주식을 정리하는 과정의 거래이며, 김 여사가 직접 전화로 주문했고 계좌를 타인에게 맡긴 사실도 없다는 윤석열 선대본의 해명을 정면으로 뒤집는 내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