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은 칼집에 있을 때 위력이 있는 것이다."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의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 발의에 거세게 반발했다. 앞서 민주당은 윤석열 대통령의 해외 순방 중 발생한 여러 논란의 책임을 물어 박진 장관의 경질을 요구했다. 그러나 용산 대통령실로부터 별다른 응답이 없자, 민주당은 소속 의원 전원의 이름을 넣어 '당론'으로 해임건의안을 발의하며 실력 행사에 나섰다.
"민주당, 해임건의안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둘러"
주호영 국민의힘 원내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의원총회를 마치고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사실 칼은 칼집에 있을 때 위력이 있는 것이고, 꺼내서 휘두르면 효과가 떨어진다"라며 "민주당이 의석수가 많다고 해서 해임건의안을 전가의 보도처럼 휘두르면, 아마 국민들의 피로감만 높아지고 자칫 잘못하면 해임 건의가 희화화 될 가능성이 대단히 높다"라고 꼬집었다.
특히 "외교부장관은 대한민국을 대표해서 외교 활동을 하는 사람이다"라며 "국내에서 힘을 뒷받침해주고 도와줘도 부족할 판에, 불신임을 결의해서 불명예를 씌워놓으면 대한민국이 외교 활동하는데 많은 지장이 있을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민주당이 다시 한 번 고려해주시면 좋겠다. 민주당도 불과 얼마 전까지 여당이었잖느냐"라며 "우리로써는 민주당이 일방적으로 밀어붙이면 방법이 없지만, 의사 결정이 안 되면 상정이 안 되게 되어 있어서 국회의장께 협조를 요청할 생각"이라고 향후 대응 방향을 밝혔다.
이날 의원총회를 시작하면서도 주 원내대표는 "민주당에서 기어이 박진 장관의 해임건의안을 발의했다"라며 "내일(28일) 본회의에서 보고되고 모레(29일)쯤 표결을 강행하려고 하는 의도가 읽힌다"라고 말했다. "국회에서 절대 다수 의석을 차지한 민주당은 걸핏하면 국무위원들에 대한 탄핵 해임을 조자룡 헌 칼 쓰듯 꺼내고 있다"라며 "얼마 전 한동훈 법무부장관과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을 탄핵하겠다고 으름장 놓지 않았느냐?"라는 지적이었다.
그는 "다수당의 힘자랑이고 횡포이며 대통령과 정부에 대한 발목잡기를 넘어선 협박에 가깝다"라며 "이렇게 번번이 국정 운영의 발목을 잡혀서는 정부가 제대로 일할 수조차 없다"라고 반발했다. "지금 민생 경제가 어려운 상황이다. 위기 극복을 위해서는 우리 국회의 협조가 절실한데, 민주당은 다수 의석을 앞세워 의석 수 자랑만 할 게 아니라 위기 극복을 위해 같이 협조할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라고도 덧붙였다.
"닥치고 해임" "더불어 발목꺾기" "정치 쇼"
박정하 수석대변인 역시 "민주당의 '닥치고 해임, 더불어 발목꺾기'는 오만과 독선에 불과하다"라는 제목의 논평을 통해 "이번 윤석열 대통령의 순방에서 국익을 훼손한 주체는 분명히 민주당"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원죄는 민주당에 있는데, 되레 민주당이 박진 외교부 장관 해임 건의안을 발의하는 것은 윤석열 정부의 국정을 방해하기 위한 '발목꺾기'에 불과하다"라며 "민주당은 언제는 장관 탄핵 운운하며 으름장을 놓더니, 해임건의안을 올리는 것은 단지 정치쇼를 위한 것인가 묻고 싶다"라고 꼬집었다. 이어 "닥치고 해임, 더불어 발목꺾기"가 "민주당이 추구하는 것이 국익인가? 아니면 오직 민주당만을 위한 정치적 이익인가? 이제는 국민께 답을 해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김미애 원내대변인 또한 "외교부 장관 해임건의안은 철회되어야 마땅하다"라며 "대통령의 사적 발언에 온갖 억지를 덧씌워서 장관을 해임한다는 게 가당키나 한 것인가?"라고 따져 물었다.
그는 "민주당의 진짜 속뜻은 무엇인가? 저의가 궁금하다"라며 "정쟁으로 도배하여 이재명 대표를 위한 방탄 국회를 만들려는 속셈은 아닌가?"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김 원내대변인은 "지금 민주당의 행태는 전혀 생산적이지 못할 뿐만 아니라 본질에 벗어 난 엉뚱한 과녁을 향하고 있으며, 그 연장선에 장관 해임건의안이 있다"라며 "(이재명 대표가 당선한 지) 불과 한 달도 지나지 않아 민생은 민주당에서 사라졌다. 오로지 정쟁뿐"이라고도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