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리랑은 1990년대 이후 TV와 라디오방송, 연극, 드라마 등에서 자주 등장했다.
독립극이나 문학관, 다큐, 또는 백일장의 주제가 되었다. 설과 추석 특집 그리고 해외 한인 거주지를 찾는 탐사프로에는 으레 현지 한인들의 아리랑 노래가 따랐다.
광복 50주년인 1995년에는 아리랑 관련 여러 가지 기획물이 쏟아졌다. 그 중에는 해외에서 발굴한 자료도 많았다. 신나라레코드는 <해외동포 아리랑>이라는 콤팩트 디스크를 내놓았다. 수록된 곳은 중국ㆍ러시아 동포들이 불러온 <경상도 아리랑>, <해주 아리랑>, <쪽박 아리랑>, <기쁨의 아리랑>, <사할린 본조 아리랑>, <장백의 새 아리랑> 등이다.
중국 헤이룽장(흑룡강성)과 러시아 사할린 등에서 유랑의 삶을 살아야했던 한인들의 민요이다. 이역에서 불려진 아리랑은 장단과 가락에서 한반도의 아리랑과 별 차이가 없지만 그들의 살아온 모습과 감정의 차이만큼 다르게 들린다. 북간도의 아리랑은 애절함이 더하고 사할린의 아리랑은 그리움이 넘친다. (주석 4)
이 해에 '일본 속의 아리랑' 2백여 편이 국내에 공개되었다.
"아리랑 아리랑 아라리요/아리랑 고개를 넘어간다/남쪽도 북쪽도 내 조국이건만/지금은절 반 땅 안 갈래요/쪽발이 땅에 산 반평생을/차라리 현해탄에 묻힐레요"(<반쪽 아리랑>중에서)
일제강점기 한국인 징용 노무자나 정신대로 끌려나간 한국인 여성들과 그 후손인 재일동포 2, 3세를 통해 입으로 전해져온 '일본 속의 아리랑' 2백여 수가 최근 공개돼 관심을 끌고 있다.
이번에 공개된 아리랑은 '한민족 아리랑 보존연합회' 일본 지회장인 재일동포 김경원(38, 여 희곡작가) 씨가 10여 년 간에 걸쳐 일본 곳곳을 누비며 동포들과 각종 문헌을 파헤쳐 채록한 것들이다.
이들 일본 속의 아리랑들은 "일본 땅 좋다고 누가 말했나 - 일본 땅 와보니 배고파 못 살겠네…" 라는 1세 한인들의 나라 빼앗긴 설움에서부터 재일 한인동포들이 낯선 타국에서 겪어야 했던 삶의 애환을 담고 있다.
그러나 김씨가 채록한 <북간도 아리랑>에는 "이 땅에서 총 들고 뽐내지마/피에 굶주린 강도를 어찌하나/우리들 일어나 물리치세/살인마 일제를 쫓아내고/이땅에 신천지 열어보세/아리랑 고개는 행복의 고개/우리는 웃는 얼굴로 넘어간다"는 항일투쟁의 의지로 가득찬 아리랑도 있다. (주석 5)
아리랑은 대한민국 국군(육군)의 군가로 지정돼 애창군가의 하나가 되었다.
1. 밟아도 뿌리뻗는 잔디풀처럼
시들어도 다시피는 무궁화처럼
끈질기게 지켜온 아침의 나라
옛날 옛적 조상들은 큰 나라 세웠지
우리도 꿈을 키워 하나로 뭉쳐
힘 세고 튼튼한 나라 만드세
후렴
아리아리아리랑 아리아리아리랑
아리랑 가슴에 꽆을 피우세.
2. 밟아도 돋아나는 보리싹처럼
서리에도 지지 않는 들국화처럼
끈기 있게 이어온 한 핏줄 자손
할아버지 할머니 묻힌 이 땅을
우리도 언젠가는 묻힐 이 땅을
소중히 가꾸며 지켜나가세. (주석 6)
주석
4> <한국일보>, 1995년 8월 10일.
5> <한겨레신문>, 1995년 8월 16일.
6> <나무위키>, <아리랑>.
덧붙이는 글 | [김삼웅의 문화열전 - 겨레의 노래 아리랑]은 매일 여러분을 찾아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