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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관에게 정확히 보고하라!" 강릉 낙탄피해 부대 간 김병주의 불호령 지난 4일 밤 현무 미사일 낙탄 사고와 관련해 민주당 국방위원인 김병주, 김영배, 송옥주 의원과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이 낙탄이 떨어진 강원 강릉시 군부대를 진상조사차 방문했지만 군부대 안으로 들어가지 못했다. 이에 김병주 의원이 군부대 관계자에게 강하게 항의하고 있다. (영상: 김남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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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험천만한 현무 미사일 낙탄 사고를 내고도 엠바고(보도 시점 유예)를 걸며 시민들의 불안을 키웠던 군이 이번에는 현장 조사를 위해 공식 방문한 더불어민주당 국회 국방위원회 의원들까지 출입을 저지하면서 논란이 더욱 커지고 있다.
7일 오후 4시 국회 민주당 국방위 소속 김병주, 김영배, 송옥주 의원과 김우영 강원도당위원장은 4일 밤 빌생한 현무 미사일 낙탄 사고 진상 조사차 낙탄이 떨어진 강릉 공군부대 정문에 도착했다.
낙탄 피해 부대장은 보이지 않았고 정문에 미리 대기하고 있던 육군미사일전략사령관 이정웅 중장이 나서 "현장으로 못 들어간다"며 사고 현장을 확인하고자 하는 민주당 의원들의 부대 출입을 막았다.
이에 김병주 의원이 "그냥 갑자기 온 것도 아니고 7일 정식으로 공문 통보하고 국방부 장·차관에게도 문자를 보낸 후 국방위원들이 왔는데 왜 현장을 못 보게 하는 거냐"고 따졌고, 이 중장은 "지금 현장은 완전히 보존되어 있다"고만 답했다.
"보존되어 있으면 보여주면 되지. 부대 책임자가 누구냐? 책임자를 불러달라"는 김 의원의 요구에 이 중장은 "알겠다"고 답하면서도 후속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
김영배 의원도 "대통령이 철저한 규명 지시를 했고 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서라도 현장 공개를 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빨리 국방부 장관에게 보고해 조치를 취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의원은 이어 "강릉의 주민들이 10시간 동안 전쟁의 공포 속에서 떨고 있었다. 군은 이에 대해 설명할 의무가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이 중장은 "은폐 축소할 의도도, 시도도 전혀 없다"며 맞섰다. 또 '탄두가 그대로 있느냐'는 질문에 "탄두와 잔해는 모두 수거해 간 상태다"라고 말해 의원들로부터 "그게 무슨 현장 보존이냐"고 질타를 받았다.
30여 분간의 대치가 이어지는 동안 갑자기 많은 비가 쏟아지자 민주당 의원들은 부대 정문 옆 위치한 면회실로 장소를 옮기려고 했다. 그러나 군은 출입문에 쇠사슬을 걸어 잠가 의원들의 출입을 막았다.
이후 국방위 의원들은 부대와 인접해 있는 강동면 풍호길 마을 회관을 찾아 4일 밤 미사일 낙탄 사고 당시 상황에 대한 주민들의 증언을 들었다. 이 자리에는 폭발 현장 영상을 촬영해 SNS에 최초로 올린 주민도 참석했다.
주민들은 "미사일이 떨어져 폭발이 일어난 곳은 골프장이 아니고 탄약창고와 유류창고 인근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전쟁이 일어난 것인가 하는 불안감에 밤새 두려워 떨었지만 지금까지 군이나 대통령 그 누구도 해명, 사과, 설명 하나 없었다"며 "마치 버려진 느낌이었다"고 불만을 터트렸다. 이들은 "우리 동네에서 가끔 미사일도 발사한다. 만일을 대비해 방공호라도 만들어달라"고 호소했다.
이에 의원들은 "민가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어서 문제가 없다고 하는데 병사, 탄약, 유류창고가 있어 이를 은폐하기 위해 들어가는 것을 막지 않았나 생각을 한다"며 "국방위 차원에서 이 부분은 명명백백하게 밝히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미사일 기계 결함이라는데 다른 미사일도 같은 현상이 있을 수 있지 않나'라는 질문에 김병주 의원은 "같이 로트 번호와 생산 시기가 같은 것들은 전수 조사를 해야 한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대선 때 강릉이 외가라고 그렇게 친근하게 말하더니 이럴 때는 사과 한마디 없다"고 꼬집었다.
"통합방위체제 가동됐어야 하는데 강릉시장 아무것도 안 해"
김영배 의원은 강릉시의 통합방위체제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사실에 "놀랍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은 통합방위체제가 발동될 때다. 통합방위체제는 관 내 비상사태가 생겼을 때 강릉시장이 기관장이 되어 군, 경찰, 소방 전체를 지휘하고 정보를 취합해 주민들께 알려 안심시키고, 필요한 조치는 공권력을 발동하는 게 통합방위체제고 통합방위법상 의무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김 의원은 "강릉시장이 아무것도 안 하는 거에 강릉시민들이 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이 문제는 그냥 넘어갈 일이 아니다. 강릉시당 도당 차원에서 이 문제를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지역구 국회의원인 권성동 국민의힘 의원(강원 강릉)도 조사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권 의원은 "폭발과 섬광은 많은 강릉시민과 국민께 걱정과 염려를 초래하였고, 국민의 혈세로 운용되는 병기(兵器)가, 오히려 국민을 위협할 뻔했다"면서 "낙탄 경위에 대한 철저한 조사부터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