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통화기금(IMF)이 우크라이나 전쟁, 코로나19, 여러 국가의 긴축 재정 등으로 내년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2.7%로 또 내렸다.
IMF는 11일(현지시각) 발표한 '세계 경제 전망 보고서'에서 세계 경제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7월 2.9%에서 이번에 2.7%로 0.2%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연초 발표했던 3.8%보다는 1.1% 포인트 낮아진 것이다.
그러면서 2000년대 대표적 전 세계 경제위기인 '2008년 글로벌 금융 위기'와 '코로나19 대유행'에 이어 세 번째로 경제 성장 전망이 어둡다고 우려했다.
IMF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최빈곤층 보호해야"
IMF는 수십 년간 볼 수 없었던 지속적인 인플레이션,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코로나19 대유행, 중국의 경기 둔화 등을 반영한 것이라며 "세계 경제에 폭풍 구름(storm clouds)이 몰려오고 있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코로나19 대유행 기간에 전례 없는 지원을 했던 통화·재정 정책의 정상화를 위해 여러 나라가 긴축 재정을 펼치면서 수요를 냉각시키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정부가 경제 성장에 부담을 주더라도 인플레이션으로부터 최빈곤층을 보호해야 한다"라며 "빈곤층은 다른 계층보다 식품과 난방에 상대적으로 더 많은 돈을 쓰고 있다"라고 밝혔다.
국가별로는 한국의 올해 경제 성장률 전망치는 2.6%로 7월보다 0.3%포인트 올랐으나, 내년 성장률은 0.1%포인트 내린 2.0%로 전망했다.
미국의 올해 예상 성장률은 1.6%로 7월보다 0.7%포인트 내렸고, 내년 성장률은 1%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유로존은 올해 예상 성장률이 7월보다 0.5%포인트 오른 3.1%로 나타났으나, 내년 성장률은 무려 0.7%포인트 낮아진 0.5%에 그쳤다.
미국·유럽·중국 세계 3대 경제... 계속 '정체'
피에르-올리비에르 고린차스 IMF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이날 브리핑에서 "세계 경제의 3분의 1 이상이 올해 또는 내년에 위축될 것"이라며 "미국, 유럽, 중국 등 3대 경제는 계속 정체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특히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에너지 위기를 겪는 유럽에 대해 "올겨울 어려움에 부닥칠 것이지만, 내년 겨울은 더 나빠질 가능성이 크다"라고 경고했다.
또한 각국 중앙은행이 통화 정책 정상화를 위해 현재의 금리 인상 기조를 유지하면서도, 속도 조절을 해야 한다고 권고했다.
그는 "중앙은행이 (현재의 통화 정책) 경로를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 우리의 권고"라면서도 "이는 지금 그들이 하고 있는 것보다 가속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하는 바는 아니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