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영인 SPC그룹 회장이 23세 청년 노동자의 산재사망 사고 이후 여론의 지탄을 받자 대국민 사과문을 내고 '안정경영위원회' 설치를 공표한 가운데, 정의당이 노동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해선 SPC의 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 마련부터 선행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예윤해 정의당 부대변인은 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오늘 오전 11시 허영인 SPC그룹 회장은 지난 15일 있었던 노동자 산재 사망사고에 대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했다"면서 "애초에 노동자들과의 원활한 소통을 통해 안전에 만전을 기했다면 안타까운 산재사망도 시민들의 불매운동도 없었을 텐데 만시지탄"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외부 전문기관을 통한 '산업 안전보건 진단'과 사외 인사와 현장 직원으로 구성된 '안전경영위원회'를 설치해 안전 관리감독 기능을 강화하겠다는 허 회장의 말만으로는 신뢰를 얻을 수 없다"며 "이미 SPC는 파리바게뜨의 사회적 합의마저 저버리고 노조를 탄압한 전례를 가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SPC 안전 경영의 첫발은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 이행이 돼야 한다"면서 "노동조합 탄압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대책을 마련해 노동조합과의 신뢰를 회복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 부대변인은 "노사간의 신뢰를 토대로 하지 않은 '안전경영위원회'는 생색내기식 사측 면피용 기구로 전락할 것이 불 보듯 뻔하다"며 "현장 노동자뿐만 아니라 소비자인 시민들이 안전 경영에 참여해야 진짜 안전을 담보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SPC 파리바게뜨 사회적 합의의 한 구성원인 정의당은 말뿐인 사과가 아니라 실질적인 안전 대책이 SPC그룹의 전 사업장에 자리 잡는 그날까지 노동자와 함께 할 것"이라며 "허영인 회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말이 아니라 행동으로 지는 것이라는 점을 명심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5일 평택의 SPC그룹 계열사 SPL 공장에서 23세 노동자가 샌드위치 소스 배합기에 빨려 들어가는 사고를 당해 사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