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이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에 포탄을 비밀리에 제공한 정보가 있다고 미국 백악관이 밝혔다.
존 커비 미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전략소통조정관은 2일(현지시각) 브리핑에서 "북한이 러시아에 우크라이나 전쟁에 쓰일 상당한 양의 포탄을 은닉해 제공했다는 정보가 있다"라고 말했다.
이어 "북한은 포탄을 중동이나 북아프리카 국가로 보내는 것처럼 위장해서 실제 목적지를 숨겼다"라고 주장했다.
"유엔에서 책임 물을 것"... 구체적 증거는 공개 안 해
그러면서 "이것들이 실제로 러시아에 전달되는지 지켜볼 것"이라며 "동맹 및 파트너들과 함께 유엔에서 추가로 북한에 책임을 묻는 것이 가능할지 논의하고, 새로운 옵션을 계속 찾을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포탄의 종류나 규모, 구체적인 이동 경로, 러시아의 포탄 대금 지급 방법 등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또한 "북한이 러시아에 제공한 것은 포탄이며, 미사일을 보냈다고 말한 적은 없다"라고 선을 그었다.
앞서 미 CNN 방송도 최근 기밀해제된 자료를 인용해 북한이 비밀리에 러시아에 포탄을 제공하고 있다는 미국 정부의 정보 평가를 보도했으나, 세부적인 증거는 제시하지 않았다.
커비 조정관은 "이것(북한이 보낸 포탄)이 적지 않은 양이라고 보지만, 이것으로 전쟁의 방향이 바뀔 것으로는 보지 않는다"라고만 말했다.
미국은 북한과 함께 이란도 러시아에 무기 공급 국가로 꼽으며 유엔 차원의 제재를 예고했으나, 안전보장이사회의 구속력 있는 제재는 상임이사국인 러시아가 거부권을 갖고 있어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앞서 북한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을 지지하면서도 "러시아에 무기나 탄약을 수출한 적이 없고, 앞으로도 그럴 계획이 없다"라고 밝힌 바 있다.
"북한산 포탄 수입? 러시아 무기고 바닥났다는 것"
AP통신은 "미 행정부 관리들은 북한이 러시아에 포탄을 지원하고 있다면, 러시아가 포탄 재고가 바닥이 나면서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계속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상황으로 보고 있다"라고 전했다.
북한은 러시아를 지지하는 대가로 우크라이나 점령지 재건 작업에 북한 노동자 파견을 추진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커비 조정관은 북한이 북방한계선(NLL)을 넘어 탄도미사일 발사한 것과 관련해 "사실상 해상경계선 아래의 한국 수역으로 미사일을 발사한 북한의 무모한 결정을 규탄한다"라고 밝혔다.
이어 "외교적 진전이 불가능한 상황에서 군사적 대비 태세를 높게 유지할 것"이라며 "우리는 한국과 방위 조약을 체결했고, 이를 지킨다는 것을 분명히 해둔다"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한반도 비핵화를 위해 논의하기 위해 북한과 전제 조건 없이 마주 앉겠다는 뜻은 변함없다"라며 "중국은 북한에 영향력이 있으며, 중국이 이를 긍정적인 방향으로 사용하기를 바라지만 그런 모습을 보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