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압사 참사에 대한 윤석열 대통령의 사과가 불충분하다는 의견이 과반을 넘긴 여론조사 결과가 11일 나왔다.
윤 대통령은 지난 4일 열린 조계종 위령법회에 참석해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너무나 비통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밝혔다. 이는 이번 참사 후 공개석상에서 처음 나온 윤 대통령의 사과 발언이었다. 또한 지난 7일 대통령실에서 열린 '국가안전시스템 점검회의' 때 "국민의 생명과 안전을 지켜야 하는 대통령으로서 비통하고 마음이 무겁다", "말로 다할 수 없는 비극을 마주한 유가족과 아픔과 슬픔을 함께하고 있는 국민들께 미안하고 죄송한 마음"이라고 말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미디어토마토는 '뉴스토마토' 의뢰로 지난 8~9일 전국 만 18세 이상 남녀 1058명(응답률 4.0%)에게 무선전화 자동응답 방식으로 '윤 대통령의 이태원 참사 사과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물었다(오차범위는 95% 신뢰수준에 ±3.0%p).
그 결과, "충분하지 않다"는 의견이 57.3%로 나타났다. "충분하다"는 의견은 37.4%이었다. '불충분' 의견이 '충분' 의견보다 19.9%p 높게 나타난 셈이다. "잘 모르겠다"는 의견은 5.3%였다.
대다수 특성별 응답자들에서 '불충분' 의견이 앞섰다. 다만, 60대 이상과 이념성향별 보수층, 국민의힘 지지층에서는 '충분' 의견이 과반을 넘겼다. 60대 이상의 '충분' 의견은 50.5%, '불충분' 의견은 43.1%였다. 보수층의 '충분' 의견은 73.8%, '불충분' 의견은 22.3%였다. 여당 지지층의 '충분' 의견은 88.9%, '불충분' 의견은 6.9%였다.
'이상민·윤희근 경질 포함한 인사 문책 필요' 77.3%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과 윤희근 경찰청장 등 관련 인사를 문책해야 한다는 여론과 이태원 참사에 대한 국회 차원의 국정조사 및 특검 도입이 필요하다는 여론도 높은 편이었다.
"이번 참사에 대한 책임을 어디까지 물어야 한다고 보느냐"고 물은 결과, '내각 총사퇴'를 택한 응답은 28.3%, '국무총리,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사퇴'를 택한 응답은 27.0%, '행안부 장관, 경찰청장 경질'을 택한 응답은 22.0%였다. 반면 '책임을 물을 필요가 없다'는 응답은 16.1%에 그쳤다. 즉, 응답자의 77.3%가 최소한 이상민 장관과 윤희근 청장을 포함한 인사 조치는 필요하다고 답한 셈이다.
더불어민주당·정의당·기본소득당이 제시한 이태원 참사 관련 국정조사 실시 혹은 관련 특검 도입에 찬성한다는 의견은 56.4%였다. 국정조사 및 특검 도입에 반대한다는 의견은 35.0%였다. 국정조사 및 특검 도입 찬성 의견이 반대 의견보다 21.4%p 높았다.
연령별로 보면, 60대 이상(찬성 44.9%-반대 41.7%)을 제외한 모든 연령대에서 오차범위 밖의 격차로 찬성 의견이 높았다. 보수층과 여당 지지층에서는 반대 의견이 압도적이었다. 보수층의 찬성 의견은 27.6%, 반대 의견은 62.1%였다. 국민의힘 지지층의 찬성 의견은 13.0%, 반대 의견은 74.4%였다.
한편, 이번 조사의 자세한 개요와 결과는 미디어토마토 및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조하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