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보강 : 17일 오후 6시 27분]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공식 방한한 마크 뤼터 네덜란드 총리와 한-네덜란드 정상회담을 갖고 양국간 강한 연대를 재확인하는 한편, 반도체와 원전, 신재생 에너지 분야 등에서의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정상회담 모두발언을 통해 "지난 6월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마드리드에서 첫 정상회담을 갖고 총리님과 매우 유익한 대화를 나눴다"며 "오늘 서울에서 두 번째 회담을 가지게 돼 기쁘다"라고 밝혔다.
이어 "네덜란드는 1961년 한국과 수교 이전에 한반도 자유와 평화 수호를 위해 한국전쟁에 5000여 명이 넘는 젊은이들을 파견했다. 우리 국민은 70년 전 네덜란드 참전 용사들의 고귀한 희생과 헌신을 기억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 대통령은 "지난주 유엔 참전용사 국제 추모의 날을 맞아 전우들 곁에 잠들기를 희망하신 네덜란드 참전 용사 두 분을 부산 유엔기념공원에 모셨다"면서 "이런 자유·평화 수호 정신은 양국 관계 발전의 단단한 기반이 됐으며 이를 바탕으로 지난 60년 동안 정치·경제·문화 등 다양한 분야에서 양국 간 협력이 지속적으로 확대돼 왔다"고 평가했다.
뤼터 총리 "이태원 참사, 애도의 뜻 전한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제 네덜란드는 반도체와 같은 첨단 기술분야, 원전 산업, 신재생 에너지 분야에서 우리나라의 핵심 파트너"라면서 "이번 방한을 계기로 한국과 네덜란드 관계가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된 것을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뤼터 총리는 "대통령께서 참전용사 여러분을 배려해 이렇게 돌봐주시는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를 넘어서 정말 감동적이라고 생각한다"면서 "70여 년이 지났지만, 저희가 이런 배려를 통해서 그분들의 삶에 대해 인정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감사하다"고 밝혔다.
또 뤼터 총리는 "한국과 네덜란드 양국 간의 연대와 우정은 그 어느 때보다도 강력하다"며 "이태원 참사로 인해서 정말 많은 한국의 젊은 청년들이 희생됐을 때 그러한 깊은 연결고리를 느끼지 않을 수 없었다. 진심으로 깊은 애도의 뜻을 유가족 여러분께 전달한다"고 말했다.
한-네덜란드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
양 정상은 이날 채택한 공동성명에서 양국 관계를 '전략적 동반자 관계'로 격상하고 장관급 전략대화를 신설하기로 했다.
이에 따라 기존의 차관보급 정책협의회를 격년 주기 양국 외교장관간 장관급 전략대화로 높여 이를 뒷받침할 방침이다. 양 정상은 또 반도체, 원전 등 경제안보 핵심분야의 파트너십 강화에도 뜻을 모았다.
대통령실은 "세계적인 네덜란드의 반도체 장비 기업과 우리의 반도체 생산기업 간 협력을 포함해 반도체 협력 강화를 위한 지원 의지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또 네덜란드 측의 신규 원전 건설 추진계획을 고려, 양국간 원전산업 분야 협력 촉진을 위한 전문가 협의체 신설에도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양 정상은 국방협력 잠재력이 크다는 인식 아래 이와 관련된 포괄적 양해각서(MOU) 체결을 추진하기로 했으며 사이버·인공지능(AI) 안보 분야 협력 강화에도 공감했다.
공동성명에는 북한 도발에 대한 공동 규탄과 윤석열 정부의 북한 비핵화 로드맵인 '담대한 구상'에 대한 네덜란드 측 지지 표명도 담겼다.
또한 양 정상은 한·네덜란드 양국의 인태전략에 기반한 인태지역 내 협력 증진 및 우크라이나·기후변화 등 글로벌 이슈 대응 관련 협력 의지도 재확인했다. 우크라이나 문제와 관련해서도 러시아의 '일방 공격'을 규탄하는 한편, 우크라 주민에 대한 인도주의적 지원 제공 방침을 밝혔다.
이날 정상회담에는 한국 측에서 김성한 국가안보실장, 김은혜 홍보수석, 최상목 경제수석, 김태효 국가안보실 1차장, 박진 외교부·이창양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정연두 주네덜란드 대사 등이 배석했다.
네덜란드 측에서는 요아나 도너바르트 주한대사, 게리트 바우튼데이크 총리비서실장, 제프리 반 레웬 국가안보보좌관, 카린 모슨레흐너 외교부 아시아대양주국장, 시르크 나웨인 대변인, 피터얀 로젠베르크 외교국방비서관, 린다 반 데르 호르스트 외교국방부비서관 등이 참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