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불복 좌파연합으로부터 대한민국을 지키겠습니다." - 정진석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
국민의힘이 더불어민주당과 민주노총 등을 한 데 묶어 '대선 불복 좌파 연합'이라 지칭하며, 이들이 '체제 전복'을 획책한다며 맹공을 퍼부었다. 여러 현안이 얽히며 정국이 얼어붙자, '대선 불복' 프레임으로 전환해 이를 돌파하려는 모양새이다. 과거 자유한국당 시절 자주 쓰던 용어들까지 재소환하며, 공공운수노조 화물연대 총파업을 '반전 카드' 삼으려는 모습이다.
'대선불복' 프레임 꺼낸 정진석
정 비대위원장은 1일 오전 당 비상대책위원회의를 주재하면서 "대선 불복 좌파 연합이 대한민국을 혼돈 속으로 몰아넣고 있다"라며 "민주당과 민노총이 주축이 된 대선 불복 좌파 연합이 국정 혼란을 가중시키면서 체제 전복의 기회만 노리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그 사례로 "윤석열 대통령 퇴진 집회를 주도하고 있는 촛불 중고생 시민연대가 서울 시민의 세금으로 중고생들에게 친북 강연을 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단체는 지난해 서울시로부터 약 5500만 원 보조금을 지원받았다"라며 "이 단체가 중고생을 대상으로 한 강연의 제목이 뭔지 아시느냐? '조선노동당 제8차 대회 이해 높이기'였다"라고 꼬집었다.
그는 "박원순 서울시는 이들 단체에게 세금을 지원하면서 활동을 보조했고, 이들은 또다시 거리로 나와서 윤석열 정부 퇴진을 외치고 있다"라며 해당 단체와 민주당을 연관시켰다.
또한 "공교육 현장도 마찬가지"라며 "우리 헌법은 전문에 자유민주적 기본질서를 명시하고 있다. 그런데 문재인 정부는 각종 교과서에서 헌법 가치에 따라 명시되어 있던 자유민주주의라는 표현을 민주주의로 수정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헌법 가치인 자유를 지우려는 문재인 정부와, 헌법 가치인 자유를 지키려는 윤석열 정부가 극명하게 대조적"이라고 전 정권과 현 정권을 대비시켜 주장했다. 이어 "학교 교육 현장이 정치와 이념의 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라며 "북한 김정은 정권도 민주주의를 이야기한다. 대한민국의 민주주의는 적어도 북한의 민주주의와는 달라야 하지 않겠느냐?"라고 따져 물었다.
정 비대위원장은 "자유민주주의는 포기할 수 없는, 무엇과도 대체될 수 없는 우리가 지켜야 할 숭고한 가치"라며 "국민의힘은 대한민국 정체성을 흔드는 대선 불복 좌파 연합에 대항해서, 대한민국의 정체성을 지키는 최일선에 서겠다"라고 강조했다.
"윤 정부, 불법과는 타협 않을 것"... 문 정권엔 '친노조' 딱지붙이기
과거 정권에 대한 언급은 그 후로도 계속됐다. 주호영 원내대표는 예산안 심의 문제를 거론했다. 그는 "국정감사 결과를 총정리한 국정감사 백서를 오늘 발간했다"라며 "이 백서에는 지난 문재인 정권 5년의 평가, 국정과제 이행 상황, 생활밀착형 정책 발굴 및 민생대책에 관한 기록이 총망라되어 있다"라고 언급했다.
특히 "새 정부가 출범한 지 6개월이 지났지만 아직도 국정 곳곳에 문재인 정권 실패의 그림자가 깊게 드리워져 있다"라며 "그런데도 민주당은 이러한 실패를 미안해하고 책임감을 느끼기는커녕 내년도 정부 예산안에 문재인 정권의 실패한 정책들에 관한 예산을 대폭 증액하는 일방 날치기까지 시도하고 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이번 국정감사 백서는 민주당 정권의 무능과 잘못을 국민들에게 명백하게 알려드리고 있다"라며 "우리 국민의힘은 백서를 지침 삼아서 문재인 정권의 실정을 바로잡고 윤석열 정부의 중요 정책상 이행에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다"라고 이야기했다.
또한 화물연대의 총파업을 비판하면서도 "지난 문재인 정권은 '친노조'였고 민주노총과 거의 동업 관계에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평가가 있을 정도로 노조의 주장을 받아들이고 타협을 했지만, 윤석열 정부는 불법 노동 운동과는 절대 타협하지 않겠다"라고 강조했다.
성일종 정책위원회 의장은 같은 맥락에서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을 언급했다. 그는 "민주당도 자신들의 '2중대'인 민주노총을 감싸기만 할 일이 아니다"라며 "노무현 정부 때인 2003년 5월 화물연대가 지금과 똑같이 '물류를 멈춰 세상을 바꾸자'라는 구호를 내걸며 파업을 하자 노무현 대통령은 화를 내며 군 대체 인력 투입까지 검토할 것을 지시하며 강경 대응에 나선 적이 있다"라고 지적했다.
그는 "문재인 전 대통령이 쓴 책인 <운명>을 보면, 그 당시 화물연대 파업에 대해 '무리한 파업이었으며 정부도 온정으로만 대할 수 없었다. 법과 원칙대로 단호하게 대응하지 않을 수 없었다'라고 썼다"라며 "민주당은 자신들의 정치적 이득만 생각하지 말고 노무현-문재인 전 대통령의 정책을 따르시기 바란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때는 옳고 지금은 왜 틀리다는 것인가?"라며 "이게 바로 내로남불"이라고도 꼬집었다.
"화물연대 총파업, 울고 싶은데 뺨 때려준 격... 반전 카드로 활용"
엄경영 시대정신연구소 소장은 국민의힘의 이같은 프레임 전환에 대해 "국민의힘은 화물연대 파업사태를 더 키워서 정국의 반전 카드로 활용하려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엄 소장은 <오마이뉴스>와 한 통화에서 "지지율도 안 좋고, 악재도 몰려 있던 여권 입장에서는 화물연대의 총파업이 마침 울고 싶은 상황에 뺨 때려준 격이 됐다"이라며 "화물연대 파업을 정권 퇴진 운동의 연장으로 규정하고, 민주당과 연결시켜 전면적인 이슈로 확대하려는 것"이라고 짚었다.
이어 "국민의힘은 앞으로도 전선을 확대하면서 강경 대응의 강도를 높여갈 것"이라며 "최근 여론조사 지지율도 조금씩 오름세를 보이면서, 지지층 결집과 중도 무당층 일부까지 타깃으로 삼으려는 전략"이라고 해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