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남 보령시 청라면 라원리 산지에 묻힌 불법 폐기물에 대한 처리가 지연되면서 주민들의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
보령시는 "기상상황 악화에 따라 폐기물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했지만 주민들은 "폐기물 처리를 행위자에만 맡기지 말고 보령시가 직접 나서 신속하게 처리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라원리 주민들은 마을 산지에 묻힌 불법 폐기물에서 나오는 악취로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
앞서 지난 11월 28일 김동일 보령시장은 라원리 폐기물 불법 매립지 현장을 직접 방문해 신속한 처리를 주문했다. 그러나 지난 5일까지도 폐기물이 완벽하게 처리되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이런 가운데 보령시가 폐기물 처리기간을 오는 12월 30일까지로 또다시 연기하자 주민들이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 것이다.
라원리 주민들은 지난 달 28일에 이어 8일 오전 보령시청을 항의 방문했다. 주민들은 폐기물을 빠르게 치우고 산지를 복구해야 산지훼손으로 인한 홍수피해와 침출수 문제 등의 2차 피해를 방지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민 A씨는 "행정대집행을 통해 산지의 폐기물을 신속하게 치워야 한다. 내년 여름 장마가 오기 전에 산지에 나무를 심고, 복구를 해야 한다"며 "라원리는 올해 수해를 입었던 지역이다. 폭우가 내리면 위험한 상황이다. 집에 돌덩이가 언제 날아올지 모르는 불안한 상황이다"라고 주장했다.
주민 B씨도 "12월 5일까지 처리하겠다더니 12월 30일까지 처리기한을 또 연기했다"며 행위자에게 맡기는 방식으로는 폐기물 처리가 어려워 보인다"며 "주민들은 참을 만큼 참았다. 30일 이후에 눈이 오고 땅이 얼면 또다시 치우지 못할 수도 있다. 도대체 언제까지 기다리라는 것인가"라고 토로했다.
이에 대해 보령시청 관계자는 "현재 5300톤의 폐기물을 치웠다. 보령시의 입장도 하루라도 빨리 폐기물을 치워야 한다는 것이다"라며 "하지만 최근 비가 와서 산지가 미끄러운 상황이다. 덤프트럭의 진입이 어려워 처리가 지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일 보령시장은 주민들을 만나 "걱정을 끼쳐 드려 죄송하다. 주민들이 만족해야 끝나는 일이다"라며 "현장에 공무원 1명을 상시 배치하도록 하겠다. 30일까지 다 치우도록 하겠다. (행위자가) 치우지 않을 경우 보령시가 (행정)대집행을 통해 치우겠다"고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