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철모 대전서구청장의 서구체육회장 선거 개입을 언론 제보를 통해 폭로했던 김경시 서구체육회장 후보가 서 구청장을 선관위에 고발했다.
김 후보는 16일 대전 서구선거관리위원회를 찾아 서 구청장과 그의 측근, 서구체육회장 후보자 A씨 등을 위탁선거법 위반 혐의로 고발장을 제출했다.
앞서 김 후보는 서 구청장과 나눈 대화 녹취 파일을 대전KBS에 넘긴 뒤 "서 구청장이 서구체육회장 후보 사퇴를 종용하고, 대신 대전시체육회 부회장직을 제안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지난 14일 대전KBS는 녹취파일 공개와 함께 "서철모 서구청장이 서구 체육회장 선거에 출마한 김경시 후보자를 만나 후보 사퇴를 요구했다. 대신 대전시체육회 부회장직을 제안했다. 서 구청장은 'OOO회장이 (이장우)시장과 얘기해서 조율된 것'이고 말했다"고 보도했다.
이러한 내용과 관련, 김 후보는 폭로에서 그치지 않고 직접 선관위에 서 구청장과 그의 측근 등을 고발하고 나선 것. 고발장 제출에 앞서 기자들과 만난 그는 "서철모 서구청장이 저에게 불출마를 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러한 권유를 두 번 받았다"고 밝혔다.
그는 또 "저에게 '어떤 새로운 자리를 줄 테니, 이번에 저를 봐서 도와주십시오'라고 말했다. 그 말은 불출마하라는 얘기다. 너무나 어이가 없었다"고 폭로 심경을 토로했다.
그러면서 "체육회장 선거는 전국적으로 다 하는 것인데, 이러한 잘못된 관행을 이 번 만큼은 타파해서 체육회가 진정 체육인을 위한 체육회로 거듭났으면 하는 생각으로 고발을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김 후보는 '정확히 언제 그런 제안을 받았느냐'는 질문에 "9월에 구청장실로 가서 면담을 했고, 지난 12월 8일에도 오후 4시에 청장실에서 접견을 했다. 그 때 들었다"고 답변했다.
그는 또 '서 구청장은 김 후보가 먼저 사퇴의사를 밝히고 부회장직을 요구했다고 주장한다'는 질문에 "정말 어이가 없는 얘기다. 제가 시의회 부의장을 비롯해 의원을 20년 한 사람인데 부회장 하려고 그런 요구를 했겠는가"라며 "상식적으로 생각해 보라. 제가 그런 제의를 받고 하도 어이가 없어서 이런 상황까지 오게 된 것"이라고 분노했다.
이어 '왜 녹음을 하게 됐느냐'는 질문에 "9월에 서 청장을 만났고, 그 다음에 보좌관이라는 사람과도 만났는데, 그 때마다 수시로 말을 바꿨다. 그래서 믿을 수가 없어서 저도 태어나서 처음으로 녹음이라는 걸 해 봤다"고 말했다.
'9월에도 녹음을 했느냐'는 질문에 "그 때는 안했다"고 답변한 김 후보는 '서 구청장이 불출마라는 단어를 직접적으로 사용했느냐'는 질문에는 "당연히 썼다"고 답했다.
그러면서 "그 동안에는 관행적으로 단체장들이 (체육회를)사조직처럼 활용했다. 직원들도 공개채용을 하는 일이 별로 없었다. 자신을 도와줬던 분들이 부탁을 하고 하다 보니까 그 자리에 앉히고 했다"며 "그러다 보니 체육회가 무슨 발전이 있었겠는가, 그리고 퇴직공무원들 거기에 몇 자리 줘서 근무하게 하고, 선거 준비하게 하고... 그래서 이제 우리 체육계도 발전을 위해서는 바뀌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사실 이번에 그런 계기가 되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장우 대전시장과 조율이 됐다는 말은 서 구창장이 지어냈다고 말하고 있다.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에는 "저도 그 말을 들을 때, 시체육회장이 누가 될지도 모르는데, 어떻게 청장이 이런 얘기를 할 수 있는가 의아해 했다. 저도 그것은 거짓말이라고 생각했다"고 말했다.
한편, 김 후보는 고발장과 함께 서 구청장과의 대화녹취록을 증거로 선관위에 제출하고, 조만간 검찰과 경찰에도 고소장을 제출한다는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