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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읍 찬새내골
 진영읍 찬새내골
ⓒ 김이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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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영역 철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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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이면 강산도 변한다'는 속담처럼 시간이 흐르면 모든 것이 뒤바뀌기 마련이다. 예컨대 과거에 사람들로 바글바글했던 추억의 장소는 철거나 장소 이전과 같이 불가항력적인 일들로 인해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졌다. 또한 많은 사람들이 일상 속에서 많이 사용했던 물건들을 이제는 박물관에서 만나야 할 만큼 사용 빈도가 줄어들어 시장에서 볼 수 없게 됐다. 

필자는 지난 20일, 과거 김해 사람들에게 있어서 추억의 장소로 남은 옛 진영역 터에 마련된 철도박물관, 그리고 이제는 흔히 보기 힘들어진 성냥과 수집가들의 이목을 자극하는 우표를 만나 볼 수 있는 관내의 성냥전시관과 찬새내골의 우표전시관을 방문했다.
 
진영역 철도박물관
 진영역 철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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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제가 남긴 상처와 주민들의 애환이 공존하는 박물관

진영역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기에 앞서, 잠깐 마산선에 대한 이야기를 꺼내고자 한다. 1899년 마산항의 개항 이후, 일제는 러시아와의 전쟁을 위해 삼랑진과 마산을 잇는 철도를 만들려는 계획을 세우는데, 이를 위해 철도부설권을 가지고 있었던 박기종에게서 그 권리를 강탈하고 군용철도를 부설하는데 그것이 바로 경전선이 있기 앞서 지어진 마산선이다.

비록 우리 선으로 자주적인 철도를 부설하려 했던 꿈은 일제의 강압에 의해 무산되어 병참 수송로와 물자 수탈로로 전락한 마산선이었지만, 역설적이게도 일제 시절에는 진영의 단감을 중국으로까지 수출할 만큼 김해 발전의 동력으로서 중요한 역할을 맡았다.
 
진영역 철도박물관
 진영역 철도박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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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방 후 진영역은 김해의 경제와 문화의 중심지이자 주민들의 생활물자를 옮기는 중요한 곳으로 탈바꿈한다. 진영읍에는 과일 공판장이 없었음에도 '김해 사람들이 과일을 사려면 진영역으로 가야 한다'는 말이 나왔을 만큼 김해의 농산물들과 전국 각지의 물자가 이 곳에서 오고 갔다.

2010년 경전선이 복선전철화 됨에 따라 진영역은 기존의 위치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설 되었고, 기존 역사(驛舍)는 역사와 상징성, 그리고 진영읍 주민들이 지닌 추억을 간직하기 위해 제2종 철도박물관과 역사공원으로 탈바꿈했다.

또한 박물관으로 사용 중인 옛 진영역사 옆에는 과거 운행했던 디젤기관차가 보존되어 있고, 그와 함께 연결되어 있는 객차는 주민들이 운영하는 여객열차 컨셉의 카페로 활용하여 많은 여행객들을 맞이하고 있다.
 
김해 성냥전시관
 김해 성냥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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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성냥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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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냥을 알고 싶다면 김해 성냥전시관으로

불은 물, 공기과 더불어 인간이 살아가는데 있어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데, 그런 불을 빠르고 쉽게 확보할 수 있는 최고의 수단이 바로 성냥이었다. 가스라이터가 등장하기 전까지는 다방에서 탑 쌓기 놀이를 할 때나, 집들이나 신장개업 선물을 할 때, 저녁밥을 지을 때처럼 과거를 살았던 사람들에게는 없어선 안 되는 존재나 마찬가지였다.

19세기말 우리나라에 처음 들어온 성냥은 일제강점기에 전국 각지에 공장이 만들어지면서 본격적으로 민간에 공급되기 시작했고, 해방 후에는 수요가 급증하면서 생산도 더욱 확대되었다. 그것을 우리나라에서 끝까지 생산했던 지역도 바로 김해였다.
 
김해 성냥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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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최초의 공장이라 할 수 있는 '경남산업공사'는 해방 후인 1948년 진영읍에 처음 문을 열었고, 2017년 마지막 성냥을 생산하고 문을 닫기까지 신흥성냥과 기린표 성냥을 주로 제조하며 지역 경제에 큰 기여를 해왔다.

이 공장에 대한 기억을 조금이라도 간직하고자 김해시는 성냥전시관을 조성하여 성냥갑에 성냥개비를 넣는 입감기, 낱개로 흩어진 성냥개비를 정리하는 두정기를 비롯해 진귀한 옛날 기계들을 전시하며 성냥의 역사와 각종 이야깃거리들을 소개하고 있다.
 
찬새내골 우표전시관
 찬새내골 우표전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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찬새내골의 우표전시관으로 오세요

옛 진영역에서 금병산을 향해 올라가면 나오는 찬새내골은 매년 2천 명 가량이 방문한다. 마을 어귀에서 벽화를 따라 마을길을 따라 가면 참새미 우물터와 바로 붙어 있는 집 한채가 등장하는데, 이 곳이 바로 매년 500명이 방문하는 찬새내골의 명소인 우표전시관이다.

경남에서 진행하는 모든 우표 전시 행사를 총괄하시는 안만기 선생님은 이 전시관의 관장으로서 우표에 대한 열의를 가지고 이곳을 운영하고 계시는데, 국내외 각종 우표는 물론 잘못 인쇄된 '에러 우표'나 인터넷에서 신청하여 사용할 수 있는 '인터넷 우표' 등 희귀한 자료들까지 전시하고 있다. 우표 수집가들에게 있어서 꼭 한 번 들러볼 만한 곳이라 할 수 있겠다.

진영읍 철도박물관에 대해 알아두면 더 좋은 TMI(Too Much Information)

- 마산시외버스터미널과 김해터미널을 오가는 김해 버스 140번을 이용하면 진영읍까지 한 번에 갈 수 있다. 15~25분 간격으로 운행하므로 대중교통으로 여행하는데 아무 문제 없다.
- 진영읍 철도박물관은 매주 월요일과 공휴일에는 휴관한다. 성냥전시관과 찬새내골 우표전시관도 마찬가지로 월요일은 휴관일이다.

덧붙이는 글 | 본 기사는 필자의 브런치(https://brunch.co.kr/@isak4703/45)에서도 보실 수 있습니다.


태그:#진영읍철도박물관, #김해, #레트로여행,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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