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섭 국방부장관이 '확전을 각오하고 (우리) 무인기를 침투시키라'라는 윤석열 대통령의 지시를 받고, 무인기를 북한에 보냈다고 밝혔다. 이 장관은 '확전'이란 표현에 대해 "전쟁 의지가 아닌, 도발에 억제하기 위한 각오이자 대비"라고 해명했다.
28일 대통령실 관계자는 지난 26일 북한 무인기가 한국 영공을 침범했을 당시 윤석열 대통령이 "북한의 (무인기) 1대에 대해서 우리는 2대, 3대 올려 보낼 수 있도록 조치하라"고 지시내렸다고 밝혔다. 또한 이같은 지시가 "확전을 각오한 상황관리"였다고 설명했다.
설훈 "확전 각오 명령이 사실?"... 국방부장관 "그렇다"
28일 국회 국방위원회 무인기 관련 긴급 현안보고에서 설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이종섭 장관에게 "'확전 각오하고 무인기 침투하라'라고 대통령께서 지시했는데, 언제 지시 받았냐"라고 물었다. 그러자 이 장관은 "최초 보고 드렸을 때, (26일) 낮 12시 12분에 지시를 받았다"라고 답했다. 설 의원이 "명령이 사실이냐?"라고 묻자 이 장관은 "네, 그렇다"고 했다.
설 의원이 "'확전'은 엄청난 이야기다. 그런데 그날 저녁에 (대통령이) 송년회를 했다"라며 "정상적인 자세라면 대통령이 전투복 입고 벙커에서 이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 명령 자체가 사실인지 의구심이 들 수 밖에 없다"라고 지적했다.
윤 대통령은 26일 오후 4대 지방협의체 회장단과 용산 대통령실에서 비공개 만찬을 했다. 이 자리엔 이상민 행정안전부장관 등도 참석해서 1시간 반 동안 만찬이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이종섭 장관은 "(대통령이) 만찬한 시점은 실질적으로 상황이 다 종료되고 정리가 된 시점이다"라고 말했다.
또한 이날 이 장관은 "확전을 각오하면서 공세적으로 무인기를 운영했으나 우리의 안전도 검토한 후에 (작전을) 했다"라고 강조했다.
"북한으로 보낸 무인기가 어디까지 올라갔느냐"라는 질문이 이어지자 이 장관은 "공개된 자리에서 말씀드리기는 곤란하다. 별도로 보고 드리겠다"고 답했다.
송갑석 국민의힘 의원이 무인기 침투에 대한 북한의 반응을 묻는 말에 이 장관은 "없었다"라며 17시경에 작전이 종료됐다고 설명했다. 그는 "(무인기가) 북한에 격추되거나 탐지될 가능성을 다 판단했기 때문에 무모하게 작전하지 않았다"라고 부연했다.
"무인기 용산까지 오지 않았다... 감시 자산으로 확인"
'확전'이라는 표현에 대해서도 이종섭 국방부장관은 '전쟁을 하겠다'는 뜻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송옥주 민주당 의원이 "확전이라는 말 쓰기가 어려운 거다. 오히려 국가 불안과 국민 불안 증폭시켰으므로 무책임하고, 사과해야 한다"라고 지적하자, 이 장관은 "'확전 각오하고' 이런 표현이 전쟁을 하겠다는 의지가 있는 것은 아니다. 이것은 전쟁 일어나지 않도록 하고, 도발하지 못하도록 억제하기 위해서 이런 의지를 보이고, 그런 각오로 대비를 해야 한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설훈 의원이 '무인기가 용산까지 온 것이 아니냐'라는 의혹을 제기하자 이 장관은 "용산까지 오지 않았던 것을 저희는 확신한다. 단계별로 감시 자산에 의해서 다 확인된다"라고 밝혔다.
국가안전보장회의(NSC)가 개최되지 않은 데 대해서도 이 장관은 "NSC는 부처간의 협의 필요하거나 또 중대한 결정사항 있거나 할때 통상적으로 한다. 이 문제는 우선 작전에 집중했다"라고 해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