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물죄 등으로 수감 중이다가 사면·복권받은 이명박 전 대통령이 30일 서울시 강남구 논현동 자택으로 돌아왔다. 야권은 "정의와 민주주의가 사망", "대한민국 역사의 오점"이라며 풀어준 윤석열 대통령과 풀려난 이명박 전 대통령 모두를 비판했다.
이정미 정의당 대표는 이날 오후 이 전 대통령이 귀가한 직후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방금 전, 이명박씨가 죗값을 전부 치르지 않은 채 풀려나왔다"며 "삼권분립이 무력화된 날"이라고 표현했다. 이어 "재벌에게 뇌물을 받고 수백억 원을 횡령한 거물 범죄자가 형을 다 치르지도 않고 법망을 빠져나온 것"이라며 "이명박씨는 출소 기자회견에서 '정의와 자유민주주의가 바로 서는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기도하겠다'고 했지만 정의와 민주주의가 거꾸로 선 석방"이라고 했다.
이 대표는 "윤석열 대통령이 외치던 '공정', '상식' 또한 사망했다"며 "윤석열 정부는 이명박씨와 국정농단의 주범들을 사면함으로 스스로 죄를 지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평했다. 그는 "중범죄자, 부패정치인, 국정농단 핵심인사 사면은 국민통합은커녕 국민이 이룬 촛불혁명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국론을 분열시키는 정치행위에 불과하다"며 "그와 그를 사면한 정부 여당이 남긴 유전무죄의 법칙은 한국 정치에 지우기 어려운 큰 상처로 남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박성준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이 전 대통령의 소감을 들으며 "허탈한 웃음만 나온다"고 밝혔다. 그는 "'대한민국의 번영을 위하고 기도함으로써 역할을 하겠다'고 말했다"며 "마치 자신을 깨끗하게 살아온 존경받는 전직 대통령으로 착각하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대한민국이 정의롭고 공의로운 자유민주주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도 기가 막힌다"며 "정의와 공의는 이 전 대통령에게 어울리지 않는다"고 했다.
박 대변인은 "염치가 있다면 미납한 벌금 82억 원부터 납부하시라(사면·복권에 따라 면제됨 - 기자 말)"며 "일국의 대통령이었던 사람이 뇌물수수, 횡령 등 온갖 부정과 비리를 저질러 나라를 뒤집어 놓았다. 사면·복권되니 죄도 사라진 줄 아는 것 같다"고 봤다. 이어 "이명박 전 대통령은 자신의 사면이야말로 대한민국의 역사에 오점으로 기억될 것임을 명심하길 바란다"며 "국민께 속죄하는 마음으로 살아가길 바란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