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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병석
 
'여섯줄안에서'가 예산 안에서 새로운 공연문화를 일구고 있다. 유통업, 광고 디자이너, 영상편집, 대학생, 고등학생 등 활동분야가 확연히 달라 겉으로 봐선 연결지점을 찾기 쉽지 않지만 '음악'이라는 공통분모가 이들을 하나로 만들었다.

1993년 책마당 소속 통기타 동아리로 출발해 창단 초기 해체와 재결성 과정을 겪기도 했지만, 어느덧 30년 동안 이어오면서 기부와 나눔, 연대라는 가치를 자신들의 음악활동에 녹여내고 있다.

특히 '행복나눔콘서트'의 대명사가 됐다. 2008년 첫 공연을 시작으로 2022년 11월 15회에 이르기까지 한 해도 거르지 않았다. 눈여겨 볼 대목은 이들이 음악활동을 통해 추구하는 것은 단지 대중 앞에서 자신들의 연주실력을 뽐내는 것이 아니라, 공연 수익금 전액과 회원들이 수년 동안 모은 회비로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나누고 있다는 점이다.

음악을 매개로 한 봉사 활동 시작해

밴드를 이끌고 있는 조병석(49) 회장은 "2008년만 해도 무대에 설 기회가 없던 밴드들이 있었다. 그들과 함께 무대에 오를 수 있는 공연을 기획하게 됐고, 나아가 공연을 통해 지역사회에 유익한 일을 해보면 좋겠다는 취지로 시작한 것이 행복나눔콘서트"라며 "회원들이 십시일반 회비로 모은 돈으로 20kg 짜리 쌀 100포대를 사 예산군에 기탁했다"고 설명했다.

이 말처럼 매년 행복나눔콘서트 공연이 끝나면 희망나눔캠페인 성금을 비롯해 지역아동센터에 쌀·라면·달걀 등을 꾸준히 전달하고 있다. 또 좀처럼 무대에 설 기회를 찾지 못하는 음악그룹과 협연하는 등 '음악'을 매개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연출하고 있다.
 
 ‘제15회 행복나눔콘서트’ 무대에 오른 ‘여섯줄안에서’. 드럼-조병석, 일렉기타-조은서·한강성, 베이스-손강희, 키보드-박현서, 보컬-조동민 등 6명이 활동하고 있다. ⓒ 조병석
‘제15회 행복나눔콘서트’ 무대에 오른 ‘여섯줄안에서’. 드럼-조병석, 일렉기타-조은서·한강성, 베이스-손강희, 키보드-박현서, 보컬-조동민 등 6명이 활동하고 있다. ⓒ 조병석 ⓒ 황동환
 
'여섯줄안에서'는 드러머인 조 회장과 △조은서(디자이너)-일렉기타 △한강성(대학생)-일렉기타 △손강희(대흥고3)-베이스 △박현서(영상편집)-키보드 △조동민(대흥고1)-보컬 등 6명이 밴드를 구성하고 있다. 그동안 전업음악인 못지않은 실력으로 △예당호반영화제 △작은음악회 △귀성객을 위한 거리음악회 '고향으로' △버스킹 △예산시네마 산돌림콘서트 등 장소를 가리지 않고 다양한 주제로 선 굵은 공연을 주민들에게 선보였다.

그의 30년 음악 인생은 삽교고등학교 재학시절 삼촌에게 받은 '통기타'로 시작됐다. "처음엔 취미삼아 혼자 연습했는데 재미가 있었다. 졸업 후 이력서 취미란엔 어김없이 '통기타'를 적었을 정도였다"라고 회상했다.

음악을 본격적으로 붙잡게 된 때는 군복무 시절이다. "포병으로 입대해 교육을 받고 있는데, 어느 날 선임병으로부터 군악대로 가야한다는 말을 들었다. 당시 군악대를 조직하고 싶었던 연대장이 취미란에 '기타'를 적은 내 신상정보를 본 것이 계기가 됐다"고 한다. 

최소단위 18명으로 구성된 군악대로 차출된 덕분에 제대할 때까지 악기를 곁에 둘 수 있었다. 수방사에서 의식곡, 행진곡 등 제식훈련도 받았다. 드럼은 그때 처음 접했고, 통기타 외에 일렉기타, 앰프, 드럼 등을 다룰 줄 알게 됐다.

1998년 3월 전역한 뒤 '여섯줄안에서' 멤버로 합류해 드럼을 맡았다. 당시 '여섯줄안에서'는 도유한의원 3층에 연습실을 두고 매주 수요일 공연하던 직장인밴드였다. 

"대중음악을 연주했고, 보컬·기타·베이스·키보드·드럼 등으로 구성된 완전한 밴드였다"며 "'나도 저런 공연을 하고 싶다'는 꿈을 키우고 있었는데, 제대 후 꿈이 이뤄졌고, 아버지를 도와 수산물 도매업을 하면서 하는 음악활동이 너무 즐거웠다"고.
다른 멤버가 그렇듯 조 회장도 본업은 따로 있다. "주로 야간과 새벽 근무가 많고, 일을 마치고 남는 시간에 음악활동을 한다"는 그는 홍성군 갈산면 ㈜풀무원 센터장으로 일하면서 "1주일에 20개 이상" 강사일을 병행하고 있다. 

△초중고 대상 방과후수업(통기타·밴드) △문예회관 문화교실(드럼) △평생교육센터(통기타·드럼·밴드) △청소년수련관(통기타·드럼·밴드) △평생학습 배달강좌 등에 더해 공연까지. 몸이 몇 개라도 부족할 정도다.

음악이라는 행복 안에서

연주가에서 남을 가르치는 강사로 나설 수 있었던 것은 여느 때처럼 한 카페에서 공연할 때 만난 예산여중 교사의 추천과 선배회원의 권유 덕분이다. "2015년 방과후 토요프로그램을 통해 학생들에게 통기타를 가르쳤는데, 보람이 있었다. '어떻게 하면 내가 혼자 배웠을 때처럼 그들을 잘 연주하게 할 수 있을까' 고민하면서 가르쳤다. 모두가 잘하진 못하지만 따라오는 친구들이 있었다"며 "그때 강사로서의 가능성을 발견할 수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론과 실기를 겸비한 본격적인 음악강사로서의 면모를 갖추기 위해 사이버 실용음악 전문학사 과정을 이수하기로 결심한 것도 그 무렵이다. 그는 "예산여중에서 제자로 만났던 학생이 커 지금 청소년수련관 지도교사로 일하고 있다. 그 교사의 자녀가 저에게 드럼을 배우고 있고, 지난해 열렸던 제15회 행복나눔콘서트에서 드럼연주자로 같은 무대에 올랐다"며 특별한 인연도 소개했다. 

조 회장에게 음악이란 행복 그 자체다. "공연을 기획하고 악기·앰프 등을 준비하는 힘든 작업이 수반되지만, 막상 연주를 하고 있노라면 언제 그랬냐는 듯 과정의 어려움은 시나브로 사라지고 기쁨과 행복감이 내 마음을 채운다. 음악은 내 삶의 힘이 되는 원천"이라는 말에서 음악을 통해 행복을 느끼고, 그 행복에서 얻은 에너지를 다시 음악을 향해 불태우는 열정이 고스란히 전해진다.

그는 1975년생 토끼띠다. 올해 토끼해를 맞아 새로운 꿈을 꾸고 있다. "재작년엔 드럼 8대, 지난해엔 드럼 10대를 놓고 하는 공연을 성사시켰다. 올해엔 드럼 20대를 설치해 협연하는 구상을 하고 있고, 나아가 예당호 주변에 드럼 100대를 놓고 하는 콘서트를 만들고 싶다"며 "세대간 차이, 지역간 경계를 허물고 함께 어울리는 문화공연을 통해 자연스럽게 예산을 알릴 수 있을 것"이라는 포부를 밝혔다.

또 "행복나눔콘서트를 통해 이런 명맥을 이어가다 보면 전국 어디서든 누구나 각자 자신들의 드럼을 설치·연주하고 싶어할 정도로 언젠가 예산이 '드럼페스티벌'의 고장으로 알려질 수 있겠다는 생각을 해본다"고 덧붙였다.

음악을 통한 지역사랑, 이웃사랑을 고민하는 음악청년들의 따뜻한 마음이 모여 매서운 겨울추위에 언 몸과 마음을 녹이고 있다. 팍팍하고 고단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연대의 메시지를 전하는 '여섯줄안에서'가 올해 또 어떤 선율과 선물을 준비하고 있을지 기대된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충남 예산군에서 발행되는 <무한정보>에서 취재한 기사입니다.


#여섯줄안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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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 예산군 지역신문인 예산의 참소리 <무한정보신문>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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