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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찾아 조형래 본부장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가 6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찾아 조형래 본부장의 안내를 받으며 회의장으로 들어서고 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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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경남도지사가 민주노총 경남본부(본부장 조형래)를 방문해 '노동 현안'을 주제로 심도 깊은 의견을 나눴다.

박 도지사는 6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찾아 조형래 본부장을 비롯한 산별노조 대표들과 진지한 대화를 주고 받았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민주노총과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국민의힘 소속인 박 도지사가 방문해 관심을 모았다. 민주노총 경남본부 한 조합원은 "이전 홍준표 전 지사(현 대구시장) 때 같으면 상상도 못할 일"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박 도지사가 자리에 앉자, 조형래 본부장은 먼저 "새해에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한 첫 손님이다. 7만 조합원을 대표해 환영한다"며 "역대 도지사가 몸소 방문한 사례가 드물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현 정부 태도는 매우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그렇지만 지방정부와 민주노총 관계는 그렇지 않을 것이라는 희망을 갖고, 큰 기대를 갖고 있다. 앞으로 정례적으로 만나 노동계를 비롯한 도민의 의사가 전달돼 도정에 반영되기를 바란다"고 말하며 박수를 치자고 했다.

박 도지사는 "새해 복 많이 받으시길 빈다.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소망하는 일들이 많이 이루어지길 바란다"며 "따뜻하게 맞이해 주어 감사드린다"고 화답했다.

지역의 어려운 경제 사정을 언급한 박 도지사는 "새해 벽두에 민주노총을 방문해 의견을 들어보고 올해 경제 활성화에 많은 도움을 달라고 하기 위해 왔다"며 "지난해 말에 만들어진 '경남도 사회대통합위원회'에 민주노총도 참여해 적극 주장을 하고 의견도 내달라"고 했다.

이어 "도민의 살림을 챙기는 도지사로서 누구든지 만나서 의견을 주시면 도정에 반영하도록 하겠다"며 "과거에 경남도와 민주노총 관계가 어땠는지, 정치적으로 떠나서 같이 협력하고 해나가는 게 바람직하다"고 했다.

진행을 맡은 엄상진 민주노총 경남본부 사무처장은 지난해 7월 대우조선해양 하청노동자 파업 당시를 언급하며 "도지사 취임 이후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문제 해결을 위해 뛰어다니며 큰 역할을 했고, 하청 노동자의 노동개선을 위해 적극 임한 것으로 안다"며 "고맙다"고 인사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6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해 산별노조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6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해 산별노조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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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별노조 대표들 건의 쏟아내

산별노조 대표들은 다양한 요구를 쏟아냈다. 홍종한 공공운수노조 경남본부장은 '사회서비스원 조직 강화', '보육노동자의 휴식권 보장과 대체인력 확보', '화물차량 공영주차장 확대', '생활임금 적용 범위 확대' 등을 거론하면서 "최대한 협의를 통해 조금씩이라도 나아졌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노경석 전교조 경남지부장은 "직업계고교 졸업생들이 우수 중견기업에 취업할 수 있도록 지원 정책을 펴고,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종사자의 신분 보장과 청소년 아르바이트에 대한 노동인권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해달라"고 요구했다.

류승택 공공연대노조 경남본부장은 노인생활지원사 등 돌봄사업 종사자들에 대한 처우 개선을 요구하면서 "한 순간에 다 해달라는 게 아니라 실현 가능한 부분부터 해달라는 것"이라며 "잘 되지 않는 다른 지자체를 보지 말고 잘 하고 있는 사례를 참고해 달라"고 말했다.

최정운 경남일반노조 부위원장은 "도청에서 공공부문에 일하는 노동자들이 가입해 있어 도지사는 교섭 당사자이기도 하다. 도지사와 직접 간담회를 해서 현안을 풀어나갔으면 한다"며 "산업안전보건위원회에 도지사가 위원장인데 위임하지 말고 직접 참석했으면 한다"고 건의했다.

정순복 건설노조 경남건설기계지부장은 "건설 현장의 체불 임금 문제가 심각하다. 최근 언론에 나온 창원 명곡지구의 한국토지주택공사 현장도 체불에서 비롯된 것이다"며 "경남도가 체불 문제 해결을 위해 적극 나서달라"고 요청했다.

강수동 공무원노조 경남본부장은 "시·군공무원노조와 간담회가 필요하다"고, 이서후 언론노조 경남도민일보지부장은 "지역 신문과 방송사가 어려운데 지역신문발전조례에 관심을 가져달라"고 했다.

강선영 전국학교비정규직노조 경남지부장은 "학교뿐만 아니라 공공·민간 집단급식소 종사자들의 폐암 이상소견자가 많은데 이에 대한 대책을 세워야 한다. 배식기준을 낮출 수 있도록 해달라"고 했다.

김은정 수석부본부장은 "남여 임금격차가 심한데 이에 대하 실태조사와 대책을 마련해 달라"고, 김지현 전국서비스노조연맹 부경본부 조직부장은 "택시부제 해지가 되면 노동환경이 더 열악해 질 것이다. 백화점 등 대형매장의 의무휴일을 주말에서 평일로 전환하면 안 되는데 이에 대해 관심을 가져달라"고 말했다.

박완수 "실무진과 협의를 하겠다"

산별노조 간부들이 발언하는 동안 수첩에 메모하던 박완수 도지사는 "실무진과 협의를 하겠다"고 하면서 일부 사안과 관련해선 구체적인 답변을 하기도 했다.

화물차량 공영주차장에 대해 박 도지사는 "주로 창원이나 김해가 해당이 될 텐데 도심지역에 공간 확보가 쉽지 않다"며 "시군과 협의를 하고 예산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으면 노력하겠다"고 했다.

'실업계 졸업생'과 '학교 밖 청소년 지원센터', '노인생활지원사' 등과 관련해선 "현황을 파악해 보겠다. 종사자들의 임금에 대해 다른 지자체 사례도 살펴보고, 추가 예산 지원이 가능한 부분이 있는지 알아보겠다"고 했다.

임금 체불과 관련해 박 도지사는 "명절도 다가오고 있는데 체불이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며 배석했던 노영식 경제기획국장에게 지시하기도 했다.

또 박 도지사는 "시·군공무원노조 대표들과 자리를 하자", "지역신문발전조례를 읽어보고 경남도 의무 부분에 대해 살펴보겠다", "학교급식은 교육감 소관 아니냐. 민간 구내식당 종사자의 대체인력 확보 등에 대해 행정지도를 하고, 환기 개선을 위해 노력하겠다", "성별 임금 격차는 공공부문에서는 없지만 민간에 아직 있다. 경남여성가족재단에 현황을 파악해 보도록 하고, 사용자측에 해소가 될 수 있도록 행정지도를 하겠다"는 답을 건넸다.

이밖에 박 도지사는 일부 제안에 "좋은 말씀이다"라거나 "앞으로 시장군수회의를 할 때 거론하겠다", "검토해 보겠다" 등 긍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마지막으로 조형래 본부장은 "여러 현안이 거론됐다. 앞으로 담당부서와 실무적으로 협의를 해나가는 과정을 가졌으면 한다"며 "오셔서 저희들 말씀을 잘 들어주셔서 감사드린다"며 했다.

박완수 도지사는 "오늘 나온 이야기 정도면 크게 문제 될 게 없다고 본다. 돌아가서 실무적으로 검토해 보겠다"며 "어쨌든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노동자 권리, 복지를 위해 올 한해 고생해 달라"고 했다.

마지막에 단체 사진을 찍으면서 박완수 도지사는 "본부장은 민주노총 하고 우리는 파이팅 하자"고 했다. 이날 박 도지사는 한국노총 경남본부부터 먼저 방문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6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해 산별노조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박완수 경남도지사는 6일 오후 민주노총 경남본부를 방문해 산별노조 대표들과 이야기를 나누었다.
ⓒ 윤성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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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완수 경남도지사#민주노총 경남본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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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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