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련기사] "초등학교 개교 지연이 노조 탓?" https://omn.kr/22dp7
부산 강서구 명문초등학교 개교 지연사태를 둘러싸고 '노조 탓'에 대한 비판이 나오자 부산시교육청도 공개적 대응에 나섰다. 전국건설노동조합은 추가적인 행동을 예고했다.
"노조 탓", "사실과 달라" 반박에 재반박... 논란 확산
부산시교육청은 17일 "하루 전 명문초 관련 언론 보도는 사실과 다르다"라는 취지의 해명자료를 냈다. 진보당 부산시당과 전국건설노조가 원희룡 국토부 장관, 시 교육청을 규탄한 데 대한 맞대응 성격이다.
지난 12일 원 장관은 부산 명문초 신축 공사장을 찾아 건설노조 등에 맹비난을 퍼부었다. 최근 윤석열 정부가 공을 들이고 있는 이른바 노조 때리기의 연장선이었다. 건설노조·화물연대 등을 '무법지대 조폭'으로 부른 원 장관은 "이번 일을 계기로 현장의 불법을 바로 잡겠다"라고 별렀다.
이러한 방문에 반발한 진보당, 건설노조는 16일 "원희룡 사퇴"를 촉구하며 국토부 소속 기관인 부산국토관리청을 찾아갔다. 이들은 "준비 부족이 원인"이라며 "공정률 등을 보면 3월 개교 의향이 있었는지 의문"이라고 비판했다. 이후 관련 보도가 이어지자 시 교육청은 "명문초 개교 지연은 우리 교육청의 예견성 없는 계획 수립 때문이 아니다"라는 내용으로 추가 자료를 언론에 전달했다.
시 교육청은 "명문초 신축공사는 2021년 12월 착공, 올해 1월 준공을 목표로 공사를 추진 중이었다"며 "그러던 중 지난해 5월·6월 레미콘·화물연대 파업으로 각각 22일·18일, 11월·12월 추가 파업으로 28일, 태풍 힌남노 영향 1일 등 총 69일 공사가 지연됐다"라고 설명했다.
앞으로 건물 준공 시기는 4월 8일, 학교가 문을 열 수 있는 시점은 5월로 제시했다. 시 교육청은 "파업이 발생하지 않았다면 애초 계획대로 개교가 가능했던 상황"이라며 "이번 지연사태는 교육청의 예견성 없는 사업계획 수립 때문이 아니다. 신입생 교육 활동에 차질이 발생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라고 계획을 밝혔다.
그러나 건설 노동자들은 "여전히 노조 탓만 한다"며 발끈했다. 시 교육청의 입장에 대해 원경환 건설노조 부산건설기계지부 사무국장은 "건설 파업만 봐도 지난해 5월 9일부터 20일까지 주말을 제외 10여일 정도 진행됐는데 교육청의 주장과 맞지 않는다. 책임을 너무 부풀리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원 사무국장은 "행정사무감사에 나오듯 공사 시간 자체가 턱없이 작았다. 건설 현장에는 변수가 많아서 그걸 다 감안해 공기를 잡아야 한다"라며 "여러 문제가 있을 텐데 모든 걸 노조 탓, 노조 때려잡는 데만 활용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렇게 나오는데 어떻게 가만히 있겠느냐"고 항변했다.
이 사태는 노동계와 대립으로까지 번지는 양상이다. 민주노총 부산본부는 18일 부산국토관리청 앞에서 부산건설기계지부와 공동으로 기자회견을 열기로 했다. 부산본부는 "부산국토관리청으로 가서 항의서한을 발표하고 이를 전달할 계획"이라고 공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