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상현 기자 = 북한이 최고인민회의 제14기 제8차 회의를 지난 17∼18일 평양 만수대의사당에서 개최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9일 밝혔다.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회의에 불참했으며, 최룡해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이 개회사를 맡았다.
김 위원장은 최고인민회의 대의원이 아님에도 과거 회의에 참석해 시정연설 형식으로 대외 메시지를 내놓았지만, 올해는 회의에 불참함에 따라 대남·대외 메시지도 나오지 않았다.
이번 회의에서는 ▲내각의 2022·2023년 과업 ▲2022·2023년 예산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 ▲중앙검찰소 사업 정형 ▲조직(인사) 문제 등이 논의됐다.
강윤석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회 부위원장은 평양문화어보호법 관련 보고에서 "평양문화어를 보호하며 적극 살려나가는 것은 사회주의 민족문화 발전의 합법칙적 요구"라면서 "언어 생활에서 주체를 철저히 세우는 사업의 중요성"에 대해 강조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그는 또 "평양문화어보호법은 우리 언어생활 영역에서 비규범적인 언어 요소들을 배격하고 평양문화어를 보호하며 적극 살려나갈데 대한 조선노동당의 구상과 의도를 철저히 실현하는데서 나서는 중요한 문제들을 규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법 초안에 대한 연구 및 협의회 논의가 진행됐으며, 해당 논의 내용을 반영한 뒤 전원 찬성으로 법을 채택했다.
통신은 "최고인민회의는 제기된 의견들이 우리의 사상과 제도, 문화를 굳건히 수호하기 위한 강력한 법적 담보를 마련하는데서 실천적 의의가 있다고 인정하고 법초안의 해당 조문에 반영하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북한의 이번 평양문화어보호법 채택은 주민들의 '남한식 말투와 호칭' 사용을 법으로 통제하는 등 내부로 유입되는 외부 문물에 대한 통제를 더 강화하려는 차원으로 해석된다.
중앙검찰소 사업과 관련해서는 "국가 전반에 혁명적 준법 기풍을 확립하기 위한 법적 감시와 통제의 도수를 높여나가는데서 나서는 실천적 문제들과 중앙검찰소의 사업에 대한 의견들"이 제기됐으며, 이에 대한 대책안이 발표됐다고 통신은 설명했다.
북한은 최근 지속되는 경제난 속에 경제와 사회 전반에서 각종 법 제정과 그 집행을 통해 주민 통제와 사회 기강 확립에 안간힘을 쓰고 있고, 이런 흐름 속에서 검찰의 기능과 역할이 강화되는 추세다.
회의에서는 아울러 지난해 예산 결산과 함께 올해 예산을 편성했다.
올해 지출을 전년 대비 1.7% 늘리고, 경제 분야 예산은 1.2% 증액한 예산안을 보고했다.
국방비 예산은 총액의 15.9%로 지난해와 같았다.
예산 등 관련 토론자들은 "최고인민회의 심의에 제출된 보고들에서 지난해 내각사업과 국가예산집행이 정확히 총화결산되였다"면서 "5개년계획 완수의 결정적 담보를 구축하기 위한 올해의 투쟁에서 내각이 수행하여야 할 중심과업이 명확히 제기되고 국가예산도 나라의 국방력 강화와 경제발전, 인민생활 개선을 재정적으로 안받침하는 원칙에서 편성되었다"고 지지를 표시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이날 본격적인 토의에 앞서 최고인민회의 의장으로 박인철 조선직업총동맹 중앙위원회 위원장이, 부의장에 맹경일 조국통일민주주의전선 중앙위원회 서기국장 겸 의장이 보선됐다.
이 가운데 맹경일은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을 계기로 한 남북관계 개선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던 북한 대남 라인의 핵심 인물로 꼽힌다.
평창올림픽 기간 당시 앤드루 김 미국 중앙정보국(CIA) 코리아미션센터장과 함께 마이크 폼페이오 국무장관과 김영철 노동당 통일전선부장의 회담을 성사시킨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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