계묘년 정월 초하루, 동해의 끝자락인 경주시 양남면 하서리 앞 바다에 첫해가 힘차게 떠올랐다. 서로가 서로에게 희망을 주는 한해가 되길 바라는 시민들이 떠오르는 태양을 보며 저마다의 소망을 꿈꾸었다. 침체된 경제가 살아나고 서민들의 삶이 나아지는 계묘년이 되길 바라는 마음 간절하다.
하서리 포구의 옛 지명은 율포항이다. 일본의 사신들이 율포항을 통해 드나들었고 일본과의 교류가 활발히 이루어진 역사의 현장이다. 주위엔 삼국통일을 이룬 신라 문무대왕의 수중릉, 이견대, 감은사지 등이 있다. 주상절리 군락은 지난 2012년 천연기념물로 인정받아 해마다 많은 관광객이 찾는 명소이다.
죽어서 용이 되어 왜구로부터 바다를 지키겠다며 자신의 유골을 바다에 뿌리라고 한 문무대왕의 유언에 따라 수중왕릉 주위에 산골됐다. 문무대왕의 아들인 신라 31대 신문왕은 선대왕의 위업을 기리기 위해 동해바닷물이 드나들 수 있는 바다 인근에 감은사를 건립했다.
삼국사기의 기록에는 감은사가 완성된 이듬해 동해 가운데 작은 섬 하나가 감은사 쪽으로 내려왔다는 보고를 듣고 일관에게 점을 쳐 보게 한 결과, 바다의 용이 된 문무왕이 33천으로 돌아간 김유신과 함께 신라를 지킬 값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을 내릴 것이라는 괘가 나오자 신문왕이 기뻐하며 이틀 뒤에 이견대로 가서 그 산을 몸소 바라보았다고 적고 있다.
그 뒤 신문왕은 동해의 용으로부터 검은 옥대를 선사받았고, 용의 계시대로 섬 위에 솟아 있던 대나무를 베어다 만파식적(萬波息笛)이라는 신비한 피리를 만들었다고 전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