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관에 있는 작품 속에서 한의학과의 연관성을 찾아봅니다. 인류의 역사와 문화, 생활 안에 숨어있는 건강 정보를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편집자말] |
왼쪽의 그림은 한스 홀바인(1497~1543)이 그린 '다름슈타트 마돈나'이다. '야콥 마이어 춤 하젠의 마돈나'라고도 불린다. 이 그림은 19세기부터 독일의 다름슈타트에 있었기 때문에, 이러한 제목이 붙었다.
한스 홀바인은 16세기 독일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로, 같은 이름을 가진 아버지 한스 홀바인도 화가였다. 이 그림은 스위스의 바젤에서 그린 것으로, 가톨릭 신자인 바젤 시장의 요청으로 제작했다.
화면의 중앙에는 아기 예수를 안고 왕관을 쓴 마리아가 서 있다. 그 주위로 사람들이 모여 있는데, 이들은 바젤의 시장인 야콥 마이어 춤 하젠과 그의 가족들이다. 마리아와 예수를 모신 일종의 가족 초상화로 볼 수 있다.
왼쪽에는 세 남성이, 오른쪽에는 세 여성이 있다. 마이어 시장은 두 손을 마주 잡고 아기 예수를 바라본다. 그의 앞쪽에는 이미 죽은 그의 두 아들이 있다. 다리를 구부리고 있는 소년을 사도 야고보, 서 있는 아기를 세례자 요한으로 설명하기도 한다.
마리아의 바로 오른편 옆에 있는 죽은 부인(전처)은 턱까지 흰 수건을 감고 있고, 살아 있는 두 번째 부인(현처)는 턱의 윤곽이 보이도록 수건을 내려서 구별했다. 현재 부인의 딸인 13살 안나는 흰옷을 입고 땋아 올린 머리에 금관을 쓰고 무릎을 꿇고 있다.
이 작품은 위작 논란으로 더 유명해졌다. 오른쪽 그림이 자르부르크가 그린 모작으로, 이는 원작자인 한스 홀바인이 그린 이후 100여 년이 지난 다음 그려졌다. 한때는 모작이 오히려 진품으로 대접받고 높이 평가받기도 했으며, 현재는 독일 드레스덴의 미술관에 보관되어 있다.
다른 인물들의 모습은 거의 비슷한데, 왼쪽 가운데에 위치한 남자의 시선이 두드러지게 다르다. 원작의 남자는 아래쪽을 보며 눈을 내리깔고 있는데, 모작에서는 앞을 보고 있어 마치 관객을 바라보는 듯하다.
'동방 박사의 경배' 혹은 '동방 박사의 숭배'는 많은 화가들이 즐겨 그린 소재이다. 이 작품은 이탈리아의 르네상스 후기 화가인 코레지오가 그린 것이다. 아기 예수에게 동방박사가 준 세 가지 선물은 황금과 유향, 몰약이다.
유향은 유향나무의 진(수액)을 건조해 만든 약재로, 레몬과 비슷한 상쾌한 수목의 향기를 가졌다. 봄에서 여름 사이에 나무줄기에 상처를 내면 우유 같은 수지가 흘러나오는데 이것을 응고시켜 채취한다.
유향나무는 홍해 연안의 소말리아와 에티오피아 등에 자생한다. 이집트, 리비아, 수단, 터키 등에도 분포한다. 맛은 맵고 쓰며, 성질은 따뜻하다. 매운맛은 흩어지게 하고 따뜻한 성질은 통하게 하며, 향은 기혈을 순환시키고 경락을 통하게 한다.
어혈이 없어지고 혈액순환이 잘되면, 통증이 멈추고 오그라든 근육이 펴지며 부은 것이 가라앉고 새살이 돋는다. 진통 효과가 강력하여 외부적으로 다친 증상에 효과가 탁월하며, 내복 혹은 외용약으로 두루 쓰인다.
특유의 향을 활용하면 숨이 가쁜 증상을 호전시키기 때문에, 천식 등 호흡기계 질환을 앓는 환자들에게도 도움이 된다.
몰약 역시 몰약나무의 진을 말린 것으로, 나무줄기에 상처를 입히거나 혹은 자연히 유출하여 응고한 수지를 채취한다. 몰약나무도 소말리아, 에티오피아에 분포하며, 아라비아반도 및 인도 등지에도 있다.
몰약의 맛은 쓰고, 차지도 뜨겁지도 않은 평(平)한 성질이다. 몰약은 유향과 마찬가지고 향기가 있으며, 어혈을 없애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기운을 소통시킨다. 이로 인해 통증을 가라앉는 효과가 있다.
이처럼 두 약재의 작용은 비슷한 부문이 많은데, 유향은 맵고 따뜻한 성미를 가져 근육을 이완시키는 효능이 있는 반면 몰약은 이런 효능이 없다.
유향과 몰약을 함께 사용하면 혈액순환과 진통 작용이 더욱 증가되어 함께 사용하는 경우가 많다. 타박상, 힘줄이 끊어지고 골절이 있을 때, 관절염, 근육통뿐 아니라 생리통 같은 여성 관련 질환에 두루 사용할 수 있다.
다만 두 약재 모두 소화 기능이 약한 사람에게는 위장 장애를 일으킬 수 있으므로, 꼭 필요한 증상에 적당히 용량을 조절해서 사용해야 한다.
덧붙이는 글 | - 이 글은 윤소정 시민기자의 개인 브런치 https://brunch.co.kr/@nurilton7 에도 실립니다.
- 기사에 포함된 그림은 만료저작물 public domain을 사용하였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