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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를 앞두고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 마련돼 있는 추모공간.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를 앞두고 1호선 중앙로역 기억공간에 마련돼 있는 추모공간. ⓒ 조정훈
 
홍준표 대구시장이 오는 18일 대구시민안전테마파크에서 열리는 2.18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식 행사 참석을 재검토하기로 하면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대구시에 따르면, 홍 시장은 지난 14일 오후 열린 주요간부회의에서 "순수해야 할 추모행사에 민주노총, 세월호·이태원 참사 유가족, 시민단체까지 모이면 정치 투쟁의 장소로 변할 우려가 있다"며 "시장이 참석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는 입장을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홍 시장은 추모식 참석 대신 17일 또는 18일 중앙로역 현장에 마련된 분향소에 헌화·분향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대구시 관계자는 "홍 시장의 18일 추모식 참석 여부는 결정된 것이 없다"며 "중앙로역에 마련된 분향소에는 찾아서 분향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같은 홍 시장 발언을 두고 부적절하다는 비판이 희생자대책위뿐만 아니라 지역 정치권에서 나오고 있다.

윤석기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원장은 15일 <오마이뉴스>와 한 전화통화에서 "본인이 정치적인 의미를 부여하고 있지 않느냐라는 안타까움이 있다"며 "우리 행사는 정치와는 상관이 없다"고 잘라말했다.

윤 위원장은 "지난 20년 동안 어떤 정파에도 속한 바 없고 우리에게 도움을 준 사람이라면 여야를 가리지 않고 감사함을 표했다"면서 "정치적으로 악용하거나 활용할 계획이 전혀 없다. 희생자대책위가 20년간 유지해온 일관된 취지"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이라면 정치 투쟁화의 우려가 있더라도 고통 속에 20년간 힘들게 견뎌온 유족들에게 다가가서 손을 잡아주고 위로해주는 게 마땅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정의당 대구시당도 이날 논평을 통해 "예부터 물(부)조보다 말부조가, 말부조보다 몸부조가 더 뜻깊다는 말이 있다"며 "홍준표 시장, 가기 싫으면 그냥 가기 싫다고 하시라"고 비판했다.

대구시당은 "지하철참사 20주기에 위로를 전하고 함께 기억하고 있다는 뜻을 전하기 위해 많은 이들이 찾아온다면 대구시를 대표하는 시장으로서 반겨도 모자랄 판에 '정치 투쟁 운운하면서 떼를 쓰니 참 가관"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슬픔을 경험한 세월호·이태원 유가족들은 위로의 마음을 나누고자 하는 것일 테고 시민사회가 함께 하겠다는 것은 아직도 지하철참사의 올바른 추모가 되지 않았기 때문일 테다"라며 "대구지하철참사 20년은 너무나도 굴곡이 많은 세월이었다. 그 시간을 함부로 되돌려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대구지하철참사 추모위, 국회 앞 기자회견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추모와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는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대로 된 추모와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
  
한편,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 추모위원회는 이날 오후 서울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참사는 매번 다른 얼굴을 하고 등장하지만 이태원 참사처럼 정부가 참사를 예측하고 대비할 수 없었다는 식의 책임회피는 정당화되지 않는다"며 제대로 된 추모와 유가족들의 명예회복을 촉구했다.

추모위는 "20년 전 대구지하철참사는 제대로 된 사고조사와 진상규명이 이루어지지 않았다"며 "대구지하철참사에 대해 우리 사회가 진지한 반성과 성찰을 했더라면, 유가족들의 '안전한 지하철-사회 만들기' 염원을 정부가 진지하게 경청했더라면 세월호 참사와 이태원 참사는 등장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참사 희생자들의 죽음을 제대로 인정한다는 것은 사회적 죽음이 발생한 것임을 국가와 사회가 인정한다는 것"이라며 제대로 된 추모사업을 위해 중앙정부와 대구시 등의 역할과 책임을 촉구했다.

추모위에는 대구지하철참사 희생자대책위와 세월호참사 가족협의회, 4.16연대, 가습기참사피해범단체, 민주노총 공공운수노조 등 114개 단체가 참여하고 있으며 우원식 더불어민주당·강은미 정의당 의원 등 2180여 명의 추모위원으로 꾸려졌다.

#대구지하철참사 20주기#홍준표#추모식#희생자대책위#정의당 대구시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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