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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 광풍에 투쟁의 들불을 지필 것"이라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 광풍에 투쟁의 들불을 지필 것"이라고 했다. ⓒ 윤성효
 
"공안 광풍에 투쟁의 들불을 지필 것이다."
"비정규직 투쟁을 함께 하는 게 간첩이라면 우리는 간첩이다."
"밥 먹고 숨 쉬는 것도 북 지령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냐."
"지금 윤석열을 반대하면, 다 압수수색한다."
 

24일 오후 경남 창원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 모인 노동자들이 이같이 외쳤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아래 민주노총) 전국금속노동조합(위원장 윤장혁)은 전날 있었던 압수수색에 대해 항의하며 투쟁을 선언했다.

국정원은 23일 금속노조 경남지부와 거제통영고성조선하청지회(조선하청지회)의 간부 2명과 관련해 국가보안법 위반 혐의로 사무실·자택·차량 압수수색을 벌였다. 당시 민주노총 경남본부가 기자회견을 여는 현장에서 국정원 직원이 기자를 사칭하며 영상을 촬영해 '민간인 사찰이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조선소 하청노동자 파업이 북 지령이라니... 어처구니 없다"

국정원 경남지부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는 조형래 민주노총 경남본부장, 윤장혁 금속노조 위원장을 비롯해 많은 노동자가 참석했다.

압수수색을 당한 조선하청지회 간부는 "갑자기 들이닥친 국정원 차들이 앞을 가로막으면서 마치 영화를 찍듯이 압수수색 했다"면서 "국정원은 제가 대우조선해양에 침투해 작년 파업을 조직했다고 한다.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일이다. 지난해 파업 때 수많은 국민들이 비정규직들의 손을 잡아 1만 원씩 모아 연대했는데 이것도 북의 지령이냐. 나와 동지들을 위해 싸울 것"이라고 강조했다.

함께 압수수색을 당한 금속노조 경남지부 간부는 "조선소 하청노동자들의 파업이 북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 한다. 어처구니없다"라며 "윤석열 정부는 태생적으로 친일, 친미, 친재벌이다. 윤석열 반대가 간첩이라면, 전쟁이 아닌 평화를 외치는 게 간첩이라면, 비정규직 투쟁을 함께 하는 게 간첩이라면 우리는 간첩이다. 역사적으로 공안탄압은 심판받아 왔다"고 날을 세웠다.

윤장혁 위원장은 "금속노조 경남지부, 조선하청지회 두 동지가 간첩이라면 금속노조 위원장인 저도 간첩이다. 지난해 조선소 하청노동자 파업을 하면서 한 동지와 같이 밥을 먹기도 했고, 다른 한 동지와 잠도 같이 잤다"면서 "지금 정부는 윤석열을 반대하면, 더불어민주당이든 전 국방부 대변인이든 다 압수수색을 한다"고 정부를 질타했다.

양동규 민주노총 부위원장은 "진작에 무덤으로 들어가야 할 국가보안법을 윤석열정부에서 꺼내 들어 무자비한 탄압을 하고 있다. 국정원과 보수언론은 노동자들의 파업과 노조법 개정 투쟁이 북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 한다. 그렇다면 밥 먹고 숨 쉬는 것도 북의 지령에 의한 것이라고 할 것이냐"라고 꼬집었다.

이순일 열린사회희망연대 공동대표는 "윤석열씨(대통령) 당선의 후과가 너무 크다. 무식하게 국보법의 칼날을 휘두르는 게 아니라 명확한 정치 공작으로 작전을 구사하고 있다. 이는 내년 총선을 염두에 두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모든 시민사회가 나서 싸워야 한다"고 촉구했다.

"독재의 칼날, 윤 정부 다시 꺼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 광풍에 투쟁의 들불을 지필 것"이라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 광풍에 투쟁의 들불을 지필 것"이라고 했다. ⓒ 윤성효
 
금속노조는 회견문에서 "무뎌진 독재정권 시절의 칼날을 윤석열 정권이 다시 꺼냈다. 적폐 청산의 요구를 잊은 국정원은 윤 대통령이란 뒷배를 얻고 공안탄압의 칼자루를 쥐고 춤을 추고 있다"라며 "민주노조 말살이라는 업적을 달성하기 위한 대통령의 지시에 국정원이 폭주한다"고 질타했다.

이어 "국정원은 노조법 2·3조 개정 논의가 국회에서 박차를 가하자 당사자로 표적을 잡았다. 대우조선해양 하청 노동자 파업 투쟁을 이끈 간부를 국가보안법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라면서 "조선소 하청 파업은 이미 전 사회적 지지를 얻고, 손해배상 남용을 금지하고 원청 사용자성을 인정하라는 논의가 국회까지 이어지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국정원이 이런 사회적 여론을 무시하고, 대통령의 노조법 개정안 거부권을 엄호하기 위해 공안몰이란 카드를 꺼냈다. 국정이 사회적 여론으로 돌파하기 어렵게 되자 색깔론으로 덮으려는 계획이다. 철 지난 색깔론에 민주주의를 바라는 민심은 윤석열 정권을 떠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금속노조는 "중앙집행위원회를 투쟁본부대표자회의로 전환했다. 이번 겨울이 지나면 총파업 투쟁에 곧장 돌입할 태세를 갖추고 있다. 지금 윤석열 정권과 국정원이 그 투쟁의 결의를 오히려 드높이고 있다"라며 "공안탄압이란 광풍이 총파업 투쟁의 들불을 키우고 있다. 두려운 것이 없다. 윤석열 정권의 전면전 선언에 금속노조는 당당히 저항의 선봉에 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금속노조가 이곳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동안 창원중부경찰서는 여러 차례 경고방송으로 "집회신고를 하지 않은 미신고 집회에 해당할 수 있고, 구호제창과 마이크 사용을 채증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 광풍에 투쟁의 들불을 지필 것"이라고 했다.
전국금속노동조합은 24일 국가정보원 경남지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안 광풍에 투쟁의 들불을 지필 것"이라고 했다. ⓒ 윤성효

#국가정보원#금속노조#국가보안법#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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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 부산경남 취재를 맡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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