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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라온FC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라온FC 선수들이 경기에 앞서 몸을 풀고 있다. ⓒ 안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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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강화도가 여성 축구 1번지로 거듭나고 있다. 선풍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SBS 프로그램 <골때리는 그녀들 시즌3(아래 골때녀)>의 최근 3경기가 강화 고인돌 실내 체육관에서 진행돼 관심을 자아냈다.

특히 최근 방영된 올스타전은 전국 각지에서 찾아온 관객 500여 명이 경기장을 가득 메워 높은 인기를 실감케 했다. 체육관의 훌륭한 시설과 관중이 직접 응원할 수 있는 최고의 환경 덕분에 향후 시즌 주경기장으로 써도 손색없다는 호평이 잇따랐다.

이뿐 아니라 축구를 보는데 그치지 않고 직접 즐기는 사람들도 늘고 있다. 강화도엔 최근 1년새 라온fc를 시작으로 심도fc까지 여성 축구팀이 잇따라 두 팀이나 창단, 왕성한 활동 중이다. 두 팀은 지난해 역사적인 첫 시합을 시작으로 이른바 '양사 더비'를 정기적으로 열기로 했다. 강화섬 여성 축구 열기를 전하기 위해 두 팀 간의 두 번째 경기가 열린 지난 2월 15일 양사면 구성 실내풋살장을 찾았다.

강화섬 최초의 팀 라온fc, 전국구를 꿈꾼다

어둠이 가득한 양사면, 두 곳의 반듯한 경기장을 갖춘 구성 실내 풋살장. 입구 문을 열자 20여 명 선수, 스태프가 몸을 푼 뒤 전술 훈련을 하고 있었다.

지난 2021년 12월 강화섬의 최초 여성 축구팀 라온fc가 창단했다. 매주 수요일마다 전술훈련과 자체 시합을 1년 넘게 진행한 팀답게 짜임새와 척척 맞는 호흡이 인상적이다.

라온fc는 (사)강화스포츠클럽 소속 여성 축구팀으로 20대부터 50대까지 다양한 연령대 20여 명의 선수들로 구성돼 있다. 김윤석 클럽 사무국장은 "유소년, 남성 성인 클럽 등은 예전부터 활발히 운영되고 있었는데 여성 클럽이 없어 아쉬웠다"며 "골때녀 방영 이후 관심이 늘면서 축구를 제대로 배워 보고 싶다는 문의가 많아 창단하게 됐다"고 말했다.

1년간 착실히 훈련을 하며 실력을 다져온 팀은 지난해 처음으로 서울에서 열린 정식 시합에도 참여하는 등 강화섬을 넘어 전국구로 도약하는 큰 포부를 갖고 있다. 회원은 20여명인데 가입 대기자도 있다. 당장 뛰고 싶다고 바로 가입할 수 없을 정도로 인기다.

쉼 없이 뛰고 달리는 젊은 피, 심도fc
 
 라온FC 감독과 선수들이 시합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라온FC 감독과 선수들이 시합에 앞서 대화를 나누고 있는 모습 ⓒ 안병일

뒤이어 오늘의 더비 상대 심도fc 선수들도 경기장으로 들어섰다. 라온fc가 다양한 연령대의 팀이라면 이 팀은 2030이 주축이다. 같은 경기장에서 매주 월요일 정식 연습을 하는데 구력은 짧지만 벌써 다양한 팀들과 여러 차례 실전 경험을 다져왔다. 스피드와 화려한 개인기는 물론 선수단 전체의 성장 속도가 남달라 많은 관계자들이 관심을 보이는 팀이다.

황선구 심도fc 감독은 "다른 지역 팀과 경기할 때는 실력차도 있지만 무엇보다 정기적으로 시합을 잡기 어려워 아쉬움이 있었다"며 "강화도에 두 팀이 있다 보니 서로 경쟁하면서 함께 성장할 수 있어 좋다, 적어도 분기에 한 차례 정도 정기적으로 시합을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덧붙여 두 팀 모두 양사면의 경기장에서 훈련하고 시합을 하니 '양사 더비'라고 이름을 붙이기도 했다.

지난해 역사적인 첫 시합을 했던 두 팀은 올해 첫 '양사더비'로 맞붙었다. 관록의 라온fc와 패기의 심도fc 시합은 5분씩 6게임으로 진행됐다. 양팀 모두 소속 선수가 많아 매게임마다 선수들이 고루 교체돼 경기를 뛰었다. 라온fc는 안정적인 수비와 노련한 패스워크를 자랑했다.

"올해는 더 성장해서 이기는 강팀이 되겠다"던 오재혁 감독의 구상이 엿보이기도 했다. 심도fc 또한 속공으로 단번에 상대 골문을 쉼 없이 위협하는 동시에 탄탄한 기본기를 바탕으로 대등한 시합을 이끌었다.

일진일퇴의 공방이었다. 6게임 내내 잠시도 눈 돌릴 틈 없이 치열한 경기가 펼쳐졌다. 두 팀의 치열한 라이벌 매치답게 응원 온 가족, 지인도 적지 않았다. 이날 시합을 뛴 선수의 한 가족은 "함께 풋살을 하고 있다. 시합이 있을 때마다 응원을 오는데 확실히 많이 성장한 게 보인다"고 대견해 했다.

양팀의 경기는 막판 극적인 역전골로 마무리될 만큼 극적이고 치열했다. 몸싸움을 마다하지 않고 격렬하게 맞붙었지만 두 팀 선수들은 경기가 종료된 후 서로 포옹하며 격려한 뒤 다음 더비를 기약했다. 경기가 끝난 뒤엔 팀의 단체 대화방이 그야말로 난리가 났다. '매주 한 번 연습으로는 부족하다', '자발적으로 더 자주 모여 훈련을 하자'며 의욕을 다졌다는 후문이다.

마침 시합이 열린 날은 인기 프로그램 '골때녀'가 방영되던 날, 선수들은 이제 단순히 축구를 보는 데 그치지 않고 직접 공을 차고 뛰는 것이 더 즐겁다고 입을 모아 말했다.

강화도 여성축구 1번지를 꿈 꾼다

라온fc의 주장인 홍경임씨는 "가족들도 모두 축구를 즐기고 직접 한다"며 "축구를 시작한 이후 온가족이 매주 프리미어 리그도 시청하며 관계도 더 돈독해졌다"고 말했다. 실제 두 팀의 선수단엔 온가족이 축구 클럽에서 뛰는 경우도 적지 않았다. 남자 축구의 경우 유소년, 성인 등 연령별 다양한 팀이 구성돼 있고 다른 팀과의 교류도 활발한 편이다.

1년 정도 축구를 했다는 조은선씨는 "엘리트 스포츠가 아니면 여성들이 함께 팀을 이뤄 땀 흘리고 성장하는 경험을 하기 쉽지 않다"며 "더 많은 여성이 다양하게 활동할 수 있기를 꿈꿔본다"고 말했다.

이제 막 출발한 강화도 여성 축구 역시 초중고 학생들은 물론 다양한 연령대별 팀이 창단되면 어떨까? 이런 꿈과 포부들이 하나 둘 모이다 보면 강화도가 여성축구 1번지로 거듭나는 것도 먼 일은 아닐 것이다.
 
 경기장 바깥에서 응원 중인 가족들의 모습
경기장 바깥에서 응원 중인 가족들의 모습 ⓒ 안병일
 
 역사적인 양사 더비를 마친 뒤 양팀 선수들이 포옹을 하고 있다
역사적인 양사 더비를 마친 뒤 양팀 선수들이 포옹을 하고 있다 ⓒ 안병일
 
글· 사진 안병일 책방 강화시점 대표, 자유기고가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인천시 인터넷신문 'i-View'에도 실립니다.


#강화여성#축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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