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3일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과 백현동 개발 관련 허위사실 공표 혐의 재판에 처음 출석했다. 이 대표는 서울중앙지법 형사34부(재판장 강규태) 심리로 이날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첫 공판기일에 출석해 재판을 받았다.
검찰은 이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 시절이던 2021년 12월 언론 인터뷰에서 고 김문기 전 성남도시개발공사 개발1처장에 대해 "시장 재직 때는 알지 못했다"고 말한 부분 등 허위 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이 대표를 작년 9월 기소했다. 또한 2021년 10월 경기도 국정감사에서는 백현동 부지 용도 변경이 민간사업자들에게 특혜를 준 것 아니냐는 의혹엔 관련 "국토부가 용도 변경을 요청한 것" 등 허위로 답변한 혐의를 들어 기소했다.
기자가 서울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 입구 앞에 도착한 오전 10시 경, 대로변엔 보수 단체 '대한민국 애국순찰팀'이 차량과 마이크, 스피커를 동원해 '이재명 구속'을 외치는 집회가 한참이었다. 집회에 참석한 이들은 주로 50-60대로 보였고, 10명이 조금 넘는 규모였다.
이에 맞서 길 건너편엔 이 대표 지지자들이자 50-60대로 보이는 20여 명이 천막과 스피커를 설치한 채 '검사독재 규탄한다', '김건희 특검', '윤석열 퇴진'이라는 글자가 인쇄된 포스터를 들고 집회를 열었다. 경찰은 시위 관리를 위해 펜스를 치고 주변을 통제했다.
이 대표가 도착하기 30분 전 서울중앙지법 서관 앞은 취재진, '셀카봉'에 카메라를 설치한 1인 방송인, 이 대표 지지자, 반대자와 일반 시민들로 북적였다. 이 대표는 오전 10시 27분 검은색 카니발을 타고 서울중앙지법 서관 출입문 앞에 도착했다. 이 대표가 내리자 이 대표 지지자들은 '이재명'을 연호했다. 이 대표는 그러나 취재진들의 질문에는 아무런 답을 하지 않은 채 곧장 법원으로 들어갔다.
이 대표가 법원으로 들어 간 뒤 서관 출입문 앞에서 40여 명의 이 대표 지지자들은 '윤석열 퇴진', '김건희를 구속하라'라는 문구가 인쇄된 포스터를 들고 구호를 외쳤다. 이에 맞서 한 보수 유튜버가 큰 목소리로 'X재명'이라고 외치며 언쟁이 오갔지만, 다행히도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다.
이 대표가 법원에 들어 간 이후 서울중앙지법 입구 앞 대로 집회는 더 거세졌다. 보수 단체인 '애국순찰단' 측은 큰 소리로 음악을 틀고, 마이크를 통해 이 대표를 규탄하는 연설을 이어갔다. 한 반대 시위자는 셀카봉에 핸드폰을 설치한 채 확성기를 들고 길 건너 이 대표 지지 집회 천막으로 향해 '이재명을 구속하라'고 외쳤다. 경찰 저지로 큰 물리적 충돌로 이어지지는 않았지만, 조금만 늦었다면 충돌로 이어질 수 있었던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이 대표 지지자들이 모인 천막에서는 집회 주체인 진보 단체 '민주개혁 국민행동 운동본부'가 보수 단체에 맞서 스피커로 음악을 틀고 지지자들에게 따뜻한 물과 커피를 제공하고 있었다. 거기서 한 시민의 목소리를 직접 들어 보았다. 진보단체 '민주개혁 국민행동 운동본부' 소속 시민으로 자신을 소개한 한 50대 여성은 "선거법 위반 재판은 무효"라며 "그런 논리면, 김건희 여사를 둘러싼 의혹들도 모두 (검찰이) 수사해서 심판 받아야 한다"라고 주장했다.
재판부는 3월 총 세차례 재판을 진행할 예정이다. 3일에 이어 오는 17일, 31일 등 격주 금요일 재판이 예고돼 있다. 이 대표는 두 차례 더 법원에 나와 재판을 받아야 할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