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진감래(苦盡甘來). 고생 끝에 즐거움이 온다는 이 뜻과 가장 어울리는 한 사람이 홍키호테 홍경석(65)이다.
베이비부머 시절 장손으로 태어난 그는 입에 풀칠하기도 어려웠다. 어머니 얼굴은 본 적이 없다. '굶어 죽을 수 없어' 소년가장으로 아버지를 모셔야 했다. 초등학교조차 겨우 졸업했고, 몸으로 할 수 있는 일은 구두닦이, 신문팔이, 행상 등 해보지 않은 일이 없었다.
하지만 그는 20년 전부터 시민기자로 활동 중이다. 강연 요청이 끊이지 않는 인기 강사이기도 하다. 오십이 넘어 사이버 노동대학에 다녔고, 예순이 넘어서는 경영대학원 최고경영자 과정을 이수했다.
최근에는 다섯 번째 저서를 펴냈다. <두 번은 아파봐야 인생이다>(도서 출판 행복 에너지, 323쪽)이다. 크라우드 펀딩 방식으로 41명의 후원을 받아 책을 출간했다.
이 책은 저자인 홍경석의 65년 희로애락 인생사다. 앞부분은 아프고 괴로웠던 시절 이야기가 주다. 첫 이야기는 아들과 딸 덕분에 지난 해 특급호텔로 부인과 놀러 간 이야기를 썼다. 하지만 이 이야기의 끝은 아들과 딸이 보태준 용돈 대부분을 쓰지 않고 그냥 들고 올라왔다는 내용이다. 그는 스스로 '돈도 써본 놈이 잘 쓴다'고 '돈을 벌 줄도, 쓸 여력도 없이 살아왔기 때문'이라고 썼다.
그리운 할머니를 저승에서 만나게 되면 처음 하고 싶은 이야기도 '이 험한 세상 사느라 정말 외롭고 힘들었어요. 저 좀 안아 보고 위로해 주세요!'란다. 하지만 그는 할머니를 비롯해 아들과 딸, 그 누구에게도 '힘들었지만, 누구 못지않게 열심히 살았다'고 당당히 말한다.
책의 뒷부분은 삶의 난관을 극복하고 자신이 꿈꾸던 작가가 되기까지의 스토리를 담았다. 그는 이를 위해 마부작침(磨斧作針)의 각오로 1만 권의 책을 읽고 부지런히 글을 썼다고 밝혔다.
자신처럼 작가를 꿈꾸는 독자들에게는 "작심삼일도 120번만 하면 1년이 되듯 책을 1200권 이상 읽으면 누구나 작가가 될 수 있다"고 전한다.
책 내용 말미에는 가요는 삶의 힘(대중가요로 풀어 본 인생사), 영화는 세상을 보는 창(영화로 본 세상사), 사자성어가 지식을 살찌운다, 칼럼니스트의 온당한 시선(엄선한 자신의 칼럼)'등으로 읽을거리가 푸짐하다. 작가의 말을 빌리자면 "고급 뷔페처럼 푸짐한 버라이어티 스타일의 읽을거리까지 정성껏 갖추기 위해 노력"했다.
베이비부머 시대에 태어나 등골이 빠진 경험을 한 그는 "이 책을 베이비부머 세대들께 조금이나마 위로드리고 도움이 되었으면 한다"고 부연했다.
그는 그동안 <경비원 홍키호테>(2015), <사자성어를 알면 성공이 보인다>(2019), <사자성어는 인생 플랫폼>(2020), <초경서반(초졸 경비원 아버지와 서울대 출신 자녀의 반란)>(2021)을 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