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엔 전국에서 가장 많은 외국인주민이 거주한다. 이들은 다양한 산업 분야에 종사한다. 판교의 첨단산업 분야에 종사하는 외국인이 있는가 하면 농어업 분야에서 힘들게 일하는 외국인도 있다. 이 가운데 최근 가장 크게 이슈가 되고 있는 부분이 바로 외국인노동자의 숙소 문제다.
지난 4일 포천시의 돼지농가에서 일하던 외국인노동자가 열악한 숙소에서 사망하는 사건이 발생했다. 이런 사건을 막기 위해 경기도의회 국민의힘(대표의원 곽미숙) 정책위원회는 지난해부터 '외국인 근로자 전용 공공기숙사' 설립을 위해 꾸준히 노력하고 있다. 지난 3일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 김완규 위원장(국민의힘, 고양12)을 만나 관련된 이야기를 들어봤다. 아래는 일문일답.
"외국인 근로자 숙소 문제 해결 노력 절실"
- 위원장님께서는 최근 외국인 근로자 주거환경 개선책 마련을 위한 현장 정책회의에 참여했습니다. 현장에 나가 외국인 근로자 주거 실태를 점검해 보니 어떤가요?
"지난 1월 26일 국민의힘 정책위원회에서 '농어업 외국인근로자 주거환경 개선을 위한 현장 정책회의'를 열고 '외국인 근로자 전용 공공기숙사 설립 시범사업' 등 경기도 차원의 주거 지원 정책 실현 방안을 논의했습니다.
그날 현장에서 농민들이 처한 어려운 현실을 확인할 수 있었는데요. 농가 상당수가 외국인근로자에 대한 의존도가 높지만, 경제적으로 여유롭지 않은 농민들은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 비용 등 모두를 감당하기에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또한 경기도의 '농어촌 지역 외국인 노동자 주거현황 실태조사'에 따르면 외국인 노동자 숙소 중 농지법 위반 사업장은 전체의 43%이며, 전체의 80%의 사업장이 컨테이너나 조립식 패널(가설건축물) 등을 기숙사로 이용하고 있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 숙소 문제 해결을 위한 노력이 절실합니다."
- 외국인 노동자 전용 공공기숙사 시범 도입 방안을 경기도와 협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이 공공기숙사가 경기도형 지원 모델이 될 수 있을까요?
"올해 경기도 본예산에 '외국인근로자 숙소 건립' 사업 예산 27억 원이 확보돼 있고, 경기도형 지원 모델을 만들기 위해 시범사업을 구상 중에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사업이 구체화돼 성공적인 롤모델로 안착할 수 있도록 해야 할 것입니다.
그러나 경기도는 도시와 농어업이 혼재돼 있고 농가에서는 외국인 근로자의 수요가 증가함에도 법과 제도는 이를 뒷받침해주지 못해 현실적 난관이 작지 않습니다. 이에 경기도형 모델을 제시함과 동시에 정부 차원의 지원과 제도 개선도 함께 이뤄져야 할 것입니다."
- 경기도내 외국인노동자 근로 실태는 어떤가요?
"등록 외국인의 경우 전국 118만9585명의 32.2%인 38만2865명의 외국인이 경기도에 거주하고 있습니다. 이중 14만4727명의 외국인 노동자가 도내 산업현장 및 농어촌에서 근무하며 지역의 일손을 돕고 있습니다.
계절근로자 역시 코로나19로 수급이 여의치 않아 농촌의 어려움이 많았는데, 올해는 지난해 상반기 배정 인원보다 2배 이상 증가해 농어촌 인력난 해소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보입니다. 경제노동위원회는 외국인주민이 지역사회 적응하고 정착할 수 있는 정책을 마련해 지원하고, 외국인의 권익 향상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 외국인노동자가 경기도의 경제 분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작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이들의 역할과 비중을 소개해 주세요.
"경기도 거주 외국인주민 10명 중 7명(71.6%)은 현재 일을 하고 있는데요. 외국인주민의 경제활동참가율은 75.5%로 나타납니다. 도내에는 중소제조업 등 다양한 뿌리산업과 도민의 먹거리를 제공하는 농어촌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 산업은 가장 중요함에도 불구하고 인력난을 겪고 있습니다.
외국인 근로자들이 우리 지역사회에서 일하며 노동력을 제공하고, 그에 따른 소득 중 일부를 소비하는 등 지역경제 활성화의 한 측면을 담당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우리 사회에는 현실적으로 외국인 근로자들이 없다면 제대로 돌아가지 않는 산업분야가 있습니다. 이를 인정해야 합니다."
- 한국 사회에 외국인노동자에 대한 혐오 정서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이를 극복할 방법이 있을까요?
"외국인 혐오 감정을 갖고 있는 사람은 스스로 다시 생각해야 합니다. 한국전쟁 당시 터키 병사가 한국 어린이에게 초콜릿을 주는 사진은 우리에게 많은 것을 느끼게 합니다. 우리도 한때는 터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도 외국인, 다문화에 대한 부정적 인식과 혐오 표현의 증가는 내국인과 외국인을 더욱 갈라놓고 사회적 갈등을 야기합니다.
앞에 말씀드린 것처럼 외국인 근로자가 우리 사회, 특히 지역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점차 커지고 있습니다. 외국인 혐오를 극복하기 위해 외국인주민이 지역사회에서 경제적으로 기여하는 바를 제대로 알려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내국인과 외국인주민 간의 접촉기회를 늘려야 합니다. 외국인주민을 지역사회에서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의 구성원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포용이 필요한 시기입니다."
- 경기도의회 경제노동위원회는 지난해 킨텍스 등 여러 기관에서 현장 정책회의를 진행했습니다. 현장이 왜 중요한가요?
"도의원들은 의회 회기 때는 물론이고 상시로 각 부서 및 기관의 업무보고를 받습니다. 그러나 문서로 된 보고서는 여러 사업을 정확히 이해하는 데 한계가 있는데요.
이를 보완할 수 있는 방법이 바로 현장입니다. 현장에서 보고서 이외 보이지 않던 것들을 종합적으로 알 수 있고, 실제 운영상의 어려움, 애로사항 등을 직접 보고 들을 수 있기에 많은 도움이 됩니다. 이러한 현장정책회의는 결국 대 도민 서비스의 질을 한층 높일 수 있는 계기가 되며, 올해에도 기관 방문을 통한 현장 중심의 경제노동위원회가 되고자 합니다."
- 지난해 경기도에서는 경기신용보증재단 여주지점, 경기고용안정선제대응지원센터 등이 개소했는데 많은 도민들이 모르는 것 같습니다. 어떻게 이용할 수 있나요?
"담보력이 부족한 도매 소기업, 소상공인 등의 채무를 보증함으로써 서민 경제 활성화 및 복리 증진에 기여하는 경기신용보증재단이 작년 9월 여주지점을 개점했습니다.
이로써 여주시와 양평군 소재 소기업과 소상공인의 보증 및 재기 지원 업무를 수행할 텐데요. 아직 모르시는 지역민들이 계신 것 같습니다. 여주지점은 쉽게 찾아오실 수 있도록 여주시청 인근에 개점했고, 신용 보증 등 여러 서비스는 지점 방문 외에도 모바일을 통해서도 상담이 가능합니다.
또한, 경기 고용안정 선제 대응 지원센터는 양주·포천·동두천 섬유산업 분야 고용지원 거점 시설로 양주 경기섬유종합지원센터 2층에 마련돼 있습니다. 섬유산업 분야 관계자, 노동자 등을 대상으로 다양한 서비스를 지원하니 많은 이용 바랍니다."
- 경제노동위원장으로서 외국인주민에게 경기도 경제를 소개해 주세요.
"경기도는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은 인구가 살고 있고, 경제활동이 활발하며 뿌리·기초산업부터 4차산업을 이끄는 삼성, SK하이닉스 등 반도체 산업과 IT 분야가 골고루 자리를 잡고 있습니다. 해외 여러 기업과의 투자 MOU를 맺고 기업을 유치하며 해외 여러 나라에 도내 기업의 우수한 제품을 수출하는 등 경기도는 경제적 활력이 넘치는 도시입니다.
모두에게 열려 있는 기회의 경기도에서 외국인주민이 열심히 일하며 지역사회에 적응하고 함께 살아갈 수 있도록 의회에서도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외국인 근로자의 주거환경 개선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외국인주민을 위한 정보매체 파파야스토리에도 게재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