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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육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내기 위해 최근 작성한 답변서.
교육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내기 위해 최근 작성한 답변서. ⓒ 교육부
 
국제 표준이 된 용어인 '성평등' '성소수자' '재생산권' 등을 지난해 12월,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뺀 교육부가 최근 유엔(UN, 국제연합)에 보낸 답변에선 "성 관련 개념은 교육내용에서 삭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라고 해명했다. 교육계에서는 "용어가 개념을 좌우하는 것인데, 성 관련 용어를 뭉텅이로 빼버린 뒤 해당 개념이 그대로 살아 있다고 답변한 것은 이해하기 어려운 주장"이라는 비판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교육부 "취지 살렸다"지만... '성평등'을 '성에 대한 편견'으로 바꿔치기

14일, <오마이뉴스>는 국회 교육위 강민정 의원실을 통해 교육부가 지난 2월 27일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낸 답변서를 살펴봤다.

이 답변서에서 교육부는 "유엔 인권이사회에서 서한을 통해 의견을 주신 국가교육과정에서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권' 표현이 삭제된 것에 대하여 사실관계를 말씀드린다"면서 "이번 2022 개정 교육과정 개발 과정에서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권' 표현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아 관련 용어를 포함하는 취지를 살리되, 보다 포괄적이고 사회적 합의가 가능한 표현으로 반영되었다"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다음처럼 강조했다.

"따라서 유엔 인권이사회 특별절차 공동서한을 통해 전달해주신 우려와 같이 2022 개정 교육과정에서 성 관련 개념(concept)은 교육내용에서 삭제되었다고 보기 어렵습니다."

교육부는 지난해 12월 당초 교육과정 연구진이 제안한 '성평등' 표현은 '성에 대한 편견'으로, '성소수자'는 '성별 등으로 차별받는 소수자' 등으로 바꿨다. 자녀 수 등을 부부와 개인이 자유롭게 결정할 수 있는 권리인 '재생산권'은 특별한 대체 용어 없이 빼버렸다.

앞서 지난 1월 25일, 유엔 인권이사회 소속 4개 특별절차기구는 한국 정부에 보낸 공식 서한에서 "한국 교육부는 2022 교육과정 개정안에 따른 교과서와 교육정책에서 '성소수자' '성평등' '재생산권' 등의 용어를 삭제하려는 계획을 확정했다"면서 "우리는 위와 같은 계획이 국제인권규범에 명시된 교육권과 건강권을 위반하는 것으로 보인다는 점에 대해 심각한 우려를 표명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한국 정부의 답변을 요구한 바 있다(관련 기사: 유엔 "성평등 삭제, 국제규범 위반"... 국제 망신살 https://omn.kr/22khh ).

"교육 선진국처럼 국제용어 사용하되, 다양한 토론 열어놔야"
 
 장상윤 교육부차관이 2022년 12월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장상윤 교육부차관이 2022년 12월 22일 오전 정부서울청사에서 2022 개정 교육과정을 확정, 발표하고 있다. ⓒ 교육부
 
교육부가 유엔 인권이사회에 보낸 답변 내용에 대해 2022 개정 교육과정 연구진으로 참여했던 한 인사는 <오마이뉴스>에 "성평등과 같은 용어는 국제적으로 합의된 용어인데, 교육부가 '사회적 합의' 운운하며 삭제한 것은 상식적이지 않은 태도"라면서 "교육부가 이렇게 용어를 삭제하면 교과서 집필자나 교사는 위축돼 해당 국제용어를 사용할 수 없으며 해당 성 관련 개념 또한 사라지는 것"이라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이 관계자는 "다른 교육 선진국에도 해당 용어에 대해 찬반이 있지만, 이런 용어를 제시하고 다양한 시각에서 토론할 수 있도록 열어놓고 있다. 우리나라 교육부도 이렇게 하는 것이 국제표준에 부합되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강민정 의원도 <오마이뉴스>에 "성평등이라는 세계적으로 통용되는 보편적인 용어가 어쩌다 사회적 합의를 필요로 하는 용어로 바뀌었는지 교육부의 해명이 황당하기만 하다"면서 "특히 성 관련 용어는 삭제했지만, 그 개념은 삭제되었다고 보기 어렵다는 해명은 손바닥으로 하늘을 가리려 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교육부#성평등#교육과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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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마이뉴스에서 교육기사를 쓰고 있습니다. '살아움직이며실천하는진짜기자'가 꿈입니다. 제보는 bulgom@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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