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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을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은 17일 일본 대학생들에게 "보편적 가치를 공유하는 한일 양국이 양국의 관계 개선과 발전을 위해 함께 노력하는 것이야말로 양국의 공동 이익, 그리고 세계 평화와 번영에 매우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윤 대통령은 이날 오후 2시 30분 일본 도쿄 게이오대 미타캠퍼스 North Hall 강당에서 열린 '한일 미래세대 강연회'에서 "가까운 이웃인 한국과 일본이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한 자유민주주의 국가라는 것이, 그 자체로 특별한 의미를 갖는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그것은 양국이 단순히 국제사회의 규범을 지키고 상호 존중하는 것을 넘어서, 연대와 협력을 통해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이라는 공동 목표를 향해 함께 리더십을 발휘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설명했다. 

평소 윤 대통령이 평소 국내에서 강조해오던 자유와 법치, 연대에 기반한 '보편적 가치' 철학을 한일 미래세대들에게도 설파한 것이다. 

특히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함께하고 있는 미래세대인 청년 여러분을 위해서도 양국의 발전은 매우 중요한 일"이라며 "청년 여러분이 다양한 분야에서 적극적으로 교류하고 소통할 수 있도록 양국의 정부 당국자는 물론이거니와 민간 분야의 리더들도 힘을 모아야 한다"고 당부했다. 

그리고는 "저와 기시다 총리도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여러분이 한국 청년들과 자유롭고 왕성하게 교류하고 협력한다면, 청년세대의 신뢰와 우정이 가져올 그 시너지를 우리들이 체감하는 데 긴 시간이 걸리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여러분 미래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

이에 앞서 윤 대통령은 이번 일본 방문에 대해 "한국에는 가장 가까운 이웃 나라이고, 그 나라를 찾아 그동안 불편했던 양국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것 그 자체로 큰 의미가 있다"면서 "특히 일본 일정을 마무리하는 과정에서 미래세대인 여러분을 만나 정말 감회가 새롭고, 여러분과 함께하는 이 시간을 저는 고대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그런 뒤 게이오대 학생들에게 '보편적 가치'를 강조한 윤 대통령은 "우리는 보편적 가치의 추구가 경제적 번영뿐만 아니라 세계 평화를 보장한다는 믿음을 갖고 있고, 세계사는 이 믿음이 틀리지 않았음을 명백하게 보여주고 있다"면서 한일 양국의 예를 들었다.

윤 대통령은 "2차대전 이후, 일본은 자유민주주의와 시장경제 체제에 대한 확고한 믿음을 바탕으로 경제적 번영을 이룩했을 뿐 아니라, 개발도상국에 대한 세계 최대의 원조국 중 하나로 국제사회에서도 그 책임과 기여를 다해 왔다"고 평가했으며, "한국 역시 자유, 인권, 법치라는 보편적 가치에 기반해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이룩했을 뿐 아니라 국제사회의 평화와 번영을 위해 역할과 책임에 최선을 다했다"고 강조했다. 

또한 윤 대통령은 이날 오전 일정으로 한일의원연맹 회원인 오부치 유코 의원과의 만남을 언급하고는 "올해로 김대중-오부치 공동선언이 발표된 지 25주년을 맞았다"면서 "김대중 대통령께서는 25년 전인 1998년 이곳 도쿄에서 50년도 안 되는 불행한 역사 때문에 1500년에 걸친 교류와 협력의 역사를 무의미하게 만들어서는 안 된다고 역설했다"고 말했다. 이날 오전, 윤 대통령은 도쿄 숙소 호텔에서 한일 의원연맹·한일친선협회중앙회·한일협력위원회 등 한일 친선단체를 접견했다. 

이어 윤 대통령은 학생들을 향해 "여러분 미래세대가 바로 한일 양국의 미래"라고 강조하고는 "여러분이 미래를 생각하고 한국 청년들과 적극적으로 소통해 나가기를 기대한다"고 전했다. 

연설 마지막 부분에서는 "여러분도 아시는 바와 같이 메이지 시대의 사상가 오카쿠라 텐신은 '용기는 생명의 열쇠'라고 했다"면서 "25년 전 한일 양국의 정치인이 용기를 내어 새시대의 문을 연 이유가, 후손들에게 불편한 역사를 남겨 줘서는 안 된다는 믿음 때문이었다"고 역사를 짚었다. 

그러면서 윤 대통령은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도, 저도 좋은 친구를 만들고, 더 나은 미래를 만들어 내기 위해 조금 더 용기를 내자"며 "대한민국의 책임있는 정치인으로서 한일 양국 청년 세대의 멋진 미래를 위해 용기를 가지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한편, 이날 강연회에는 한국인 유학생과 일본 대학생 200여 명이 참석했으며, 학생들은 윤 대통령과 질의응답도 진행했다. 강연 시작 30분 전부터 만석을 이뤘다고 한다. 학생들 이외에도 이토 코헤이 게이오대 총장과 니시노 준야 게이오대 현대한국연구센터장 등도 함께 자리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