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미분양이 2천 호에 육박하고 있다. 지난 1월, 신규아파트 미분양이 1987호를 기록한 것. 미분양이 2천 호를 넘긴 것은 2019년 11월(2701호) 이후 2년 2개월 만이다.
원동 D아파트, 관설동 H아파트, 반곡동 Y아파트, L아파트에서 미분양이 발생했다. 지난해 9월부터 최근까지 3235호를 분양했는데 61.4%는 새주인을 만나지 못한 상태다.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가 분양될 때마다 절반 이상이 미분양되는 것으로 보인다.
실제로 지난해 말 원주 미분양 물량은 1255호를 기록했다. 그런데 반곡동 L아파트가 분양에 나서면서 미분양 규모가 1987호로 증가했다. 원동 D, 관설동 H, 반곡동 Y아파트도 지난해 분양과 동시에 미분양이 대거 발생했다.
한국공인중개사협회 최경순 원주시지회장은 "지난해는 대출금리 상승으로, 올해는 부동산 경기 침체로 아파트 계약을 꺼리는 분위기"라며 "분양 시장이 호조를 띠면 기꺼이 분양받으려 할 테지만 앞날을 예상할 수 없는 상태에서 아파트를 계약하기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분간은 분양 시장 침체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원주에 아파트 분양 물량이 많기 때문. 부동산R114가 올해 예상한 규모는 2404호에 달한다. 이는 강원도 전체 물량(5941호)의 절반에 해당하는 수치다.
실수요층의 관망세도 분양 시장 침체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미분양이 오랫동안 적체되면 건설사들이 각종 혜택을 내세워 털어내는데, 이를 기대하는 실수요층이 많기 때문이다.
최경순 지회장은 "몇 년 전 단구동 Y아파트에서 미분양이 발생했을 때, 몇백만 원가량의 캐시백을 지급한 적이 있었다"며 "최근에 아파트 가격이 크게 올랐기 때문에, 가격 메리트를 따져보고 집을 구매하려는 사람이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