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연 경기도지사는 20일 "지피티(GPT)를 통한 미래 혁신, 경기도가 선도하겠다"고 말했다. GPT 등 첨단기술을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응용하고 적용하면서 선도적으로 이끌어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피력한 것이다.
김동연 지사는 이날 '경바시(경기도를 바꾸는 시간) - GPT 혁신포럼' 인사말과 SNS를 통해 이같이 밝혔다. 김 지사는 특히 "중앙정부나 지방정부를 통틀어서 경기도가 맨 처음 GPT에 대해 논의하는 기회를 만들었기 때문에 관심들이 많다"면서 "경기도가 새로운 길에 개척자가 되면 대한민국이 따라오고 대한민국이 변화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실제 경기도는 GPT가 촉발한 변화에 가장 빠르게 대응하고 있는 지방자치단체 중 하나다. 김 지사는 지난 2월 9일 '경기GPT 구상'에 대한 내용을 밝혔고, 지난 13일부터는 최초로 경기도청과 공공기관 재직자 전원을 대상으로 '경기GPT 사업 제안 공모전'을 시작했다.
이날 열린 'GPT 혁신포럼'도 지자체에서 GPT를 주제로 개최한 첫 포럼이다. 김동연 지사는 GPT가 열어갈 미래는 어떤 모습이고, 어떻게 대응해야 하는지 함께 고민하자며 이날 포럼을 열고 도민들을 초대했다.
챗GPT-4가 작성한 개회사... 김동연 "완성도가 참 놀랍다"
"먼저, 김대중 전 대통령님이 전국에 초고속 인터넷을 도입하고 농어촌에서 농어민들에게 컴퓨터 교육을 실시한 20여 년 전의 역사적인 순간을 기억하며, 이러한 정신을 이어받아 저희 경기도에서는 차세대 기술인 생성형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활용권을 확대하고자 합니다."
김동연 지사가 이날 경기도청 대강당에서 열린 'GPT 혁신포럼'에서 낭독한 개회사 중 일부다. 김 지사가 아니라 생성형 인공지능(AI) 챗GPT-4가 작성했다. 김 지사가 챗GPT-4에 "너는 대한민국 경기도지사야. 경기도에서 지피티를 활용해 도민의 인공지능 활용 권리를 확대하려고 해. (중략) 이런 정책을 중심으로 한 연설문을 써"라고 요청한 뒤 나온 답변이다.
▲모든 학교에 인공지능 교육 도입 ▲소규모 사업자와 새싹 기업을 대상으로 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한 창업과 일자리 창출 지원 ▲공공기관에 생성형 인공지능 기술 도입 ▲인공지능 기술 발전과 활용에 따른 사회적 영향과 윤리적 쟁점을 신중하게 고려 등 구체적인 실현 방안까지 제시했다.
김동연 지사는 SNS를 통해 "(챗GPT-4가 작성한 개회사의) 완성도가 참 놀라웠다"며 "GPT가 가진 무한한 가능성에 주목한다. GPT와 함께할 미래를 가장 먼저 준비하겠다"고 밝혔다.
김 지사는 이날 'GPT 혁신포럼'에서도 "GPT뿐만 아니라 여러 가지 첨단기술을 경기도에서 가장 먼저 응용하고, 적용하면서 나올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한 보완책도 만들면서 경기도가 선도적으로 이 길을 이끌어가고 싶다는 욕심을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김 지사는 이어 ▲생성형 인공지능을 활용해 발달장애인의 예술 활동을 돕는 GPT 창작단 시범 사업 ▲미래산업 펀드 500억 원 조성, GPT 스타트업에 투자 등의 향후 구상을 밝혔다. "'더 고른 기회'를 위해 GPT에 대한 도민 접근권을 최대한 제공하고, '더 많은 기회'를 위해 GPT 기업에 투자·지원하겠다"는 것이다.
그는 "기업과 대학, 연구소와 함께 GPT 산학연 기업협의회를 바로 구성해 운영할 계획"이라며 "경기도와 경기도 28개 공공기관에서 우선적으로 업무효율을 위해서 적용해볼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라고 말했다. 콜센터, 각종 민원, 행정업무 간소화, 도민 정책의견 수렴 등에 GPT를 적극 활용해 공공부문 업무 효율화를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의 변화와 기회' 주제로 윤리, 창업, 교육에 대해 강의
'GPT 혁신포럼'에서는 윤리, 비즈니스, 인공지능의 활용 등 분야별 전문가가 참여한 가운데 'GPT 시대의 변화와 기회'라는 주제로 다양한 논의가 이뤄졌다.
진화학자이자 과학철학자로 유명한 장대익 가천대 교수는 이날 '생성형 인공지능의 충격과 새로운 기회들'을 주제로 기조연설을 했다.
장대익 교수는 "챗GPT의 인류사적 의의는 한마디로 인터페이스 혁명이라고 할 수 있다. 이제는 자연어로 명령을 할 수 있고 거기서 지식을 생성할 수 있기 때문에 인간과 기계의 상호작용이 커다란 변화를 겪고 있다. 새로운 시대로 들어가고 있다고 얘기할 수 있다"라고 말했다.
챗GPT를 어떤 방향으로 개발할 것인가에 대해서는 "인공지능이 사람의 능력을 능가했을 때 매우 큰 위협을 받고 뭔가 자존감에 상처받고 뭔가 불편한 것"이라며 "인공지능을 도구처럼 사용하는 방식으로 가야 할 것으로 생각한다. 갈림길에 서 있다고 생각한다. 챗GPT는 기술과 인간이 서로 공존할 수 있는 진입로에 우리를 앉혀놓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기조연설 후에는 ▲한상기 테크프론티어 대표가 '생성형 인공지능의 한계와 윤리 및 사회적 이슈'를 ▲최재식 카이스트 교수가 '생성형 인공지능과 챗GPT 활용전략'을 ▲차경진 한양대 교수가 '생성형 인공지능 시대 인재와 비즈니스'를 주제로 발표했다.
발표 후에는 이원재 경기도 정책보좌관의 진행으로 주제 발표자와 윤석원 ㈜테스트웍스 대표, 이수재 경기도 AI빅데이터산업과장 등이 패널토론을 통해 생성형 인공지능을 각 산업에 어떻게 적용하고 도민에게 기회를 확대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 논의했다.
경기도는 신속하게 GPT 활용방안에 대한 청사진을 마련해 발표할 계획이다.
한편, 경바시는 미래 신성장 산업의 최신 동향을 공부하고 정책에 반영하자는 김동연 지사의 뜻에 따라 마련된 자리로 전문가 특강을 듣고 함께 토론하는 방식으로 진행한다. 도는 지난해 12월 반도체, 기후변화, 바이오, 미래 차 등을 주제로 7차례에 걸쳐 경바시 시즌 1을 개최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