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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0일 오후 7시 전동성당이 있는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첫 시국미사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천주교정의구현전국사제단이 20일 오후 7시 전동성당이 있는 전주 풍남문 광장에서 첫 시국미사를 열어 윤석열 대통령의 퇴진을 요구했다. ⓒ 소중한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아래 정의구현사제단)이 지난 20일 오후 전주에서 '검찰독재 타도와 매판매국 독재정권 퇴진 촉구' 시국미사를 열었다(관련 기사: 사제들의 레드카드 "오늘이 윤석열 퇴진의 서곡이 될 것" https://omn.kr/2360w ).

'정의구현사제단'이 정권 퇴진을 요구하는 시국미사를 연 것은 2014년 '박근혜 사퇴·이명박 구속 촉구 시국미사' 이후 윤석열 정권이 처음이다. 1974년 '정의구현사제단'이 결성된 이후 정권 퇴진 시국미사는 대부분 독재 정권에서 발생한 불의한 사건을 계기로 열렸다. 

20일 정의구현사제단은 성명서를 통해 윤석열 대통령이 ▲대법원 판결 무효 ▲손해배상청구권이라는 개인 권리 침해 ▲기업에 배상금과 지연 이자 강요 등의 헌법을 위반했다고 지적하며 퇴진을 요구했다. 

특히 강론을 맡은 김진화 신부는 윤석열 대통령을 성경에 나온 아합왕에 비유하며 그를 신랄하게 비판했다. 

패악한 아합왕과 이세벨 

"옛날 이스라엘에 아합이라고 하는 왕이 있었다. 하느님을 굳게 믿고 의지하기보단 외세에 빌붙어 구차한 왕권을 유지하려고 이방 민족의 공주이자 바알 신의 여사제인 이세벨과 정략 결혼한 왕이다.

왕권만을 생각한 아합은 선량한 농부 나봇을 죽여 그 포도밭을 빼앗아 자신의 정원으로 만들어버린다. 백성의 원성에는 아랑곳하지 않고 상아궁전을 짓고 아내의 치맛자락을 붙잡고 살던 아합, 이거 지금 누구와 닮지 않았나." - 3월 20일 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 김진화 신부 발언 중


이날 강론에서 김진화 신부가 언급한 아합왕은 성경에서 가장 패악한 왕으로 꼽히며, 그의 가장 큰 잘못은 바알신을 섬기는 이세벨과의 결혼으로 알려져 있다. 

성경에서는 하나님을 믿지 않는 자들과의 결혼을 경계한다. 그 이유는 '나 외에 다른 신을 섬기지 말라'는 계명을 어길 수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세벨은 결혼하자마자 바알을 섬기고 아세라 목상까지 만드는 등 하나님이 가장 싫어하는 우상숭배를 자행한다. 

하나님이 아합과 이세벨의 우상숭배를 얼마나 싫어했는지 오랫동안 비를 내리지 않았고, 이스라엘은 가뭄으로 인한 기근에 시달리게 됐다. 

아합은 나봇이라는 농부가 가진 포도원을 갖기 원했다. 그러나 나봇은 우상을 숭배하는 왕이라며 조상 대대로 소유한 포도원을 팔지 않았다. 그러자 옆에 있던 이세벨은 나봇을 죽이고 포도원을 빼앗았다. 선지자 엘리야가 악행을 지적하며 경고했음에도 이세벨은 오히려 선지자들을 죽였다. 이런 악독함 때문에 이세벨은 성경 속 대표적인 악녀로 꼽힌다. 

아합왕은 군사를 이끌고 와서 엘리야를 위협한다. 그러자 엘리야는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자들 850명과 송아지에 불을 내리는 대결을 한다. 바알과 아세라를 섬기는 제사장들은 자기 몸을 해하면서 제사를 지냈지만 불은 붙지 않는다. 엘리야의 송아지에만 불이 붙었고 바알의 선지자들은 모두 죽는다. 이 사건은 아합왕과 이세벨이 믿고 섬기는 것들이 가짜이자 허상이라는 것을 나타낸다. 
 
양국 국기에 예 갖추는 한일 정상 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을 하며 양국 국기에 예를 갖추고 있다.
양국 국기에 예 갖추는 한일 정상1박2일 일정으로 일본을 방문한 윤석열 대통령이 16일 오후 일본 도쿄 총리 관저에서 기시다 후미오 총리와 의장대 사열을 하며 양국 국기에 예를 갖추고 있다. ⓒ 연합뉴스

아합왕이 바알을 섬기는 이세벨과 결혼한 것을 두고 이스라엘의 국력을 튼튼하게 만들기 위해서였다는 견해가 있다. 실제로 아합왕은 부유한 시돈의 공주인 이세벨과 결혼하면서 강력한 왕권을 유지하고 주변국과의 전쟁에서 승리를 거두기도 했다. 

아합왕은 왕권을 위해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택했지만, 성경에 따르면 어리석고 패악을 저질렀던 왕으로 묘사된다. 그는 하나님의 진노가 내릴 것이라는 경고를 무시하고, 오히려 선지자를 향해 "당신은 이스라엘을 분열시키고 불행하게 만드는 사람"이라고 말했다고 써 있다.

아합왕은 전쟁에 나가면 죽는다는 선지자의 예언이 겁나 전쟁터에 나가기 전 병사로 변장하며 발버둥치지만, 결국 화살에 맞고 비참한 죽음을 맞았다.

20일 시국미사 현장에서 아합왕의 이야기가 나온 것은 하나님을 버리고 우상을 숭배한 아합왕의 사례에서 윤석열 대통령과의 공통점을 부각시키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덧붙이는 글 | 독립미디어 '아이엠피터뉴스'에도 게재됐습니다.


#윤석열#아합왕#천주교정의구현사제단#시국미사#우상숭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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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립 언론 '아이엠피터뉴스'를 운영한다. 제주에 거주하며 육지를 오가며 취재를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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