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넷플릭스 다큐멘터리 <나는 신이다> 공개 뒤 기독교복음선교회(JMS) 교주 정명석 등 이단 종파 교주의 성범죄에 대한 비난 여론이 들끓는 가운데, 성범죄를 저지른 종교인의 재취업을 법으로 막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개신교 시민단체 평화나무 기독교회복센터(김디모데 소장)는 30일 오전 국회 소통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성범죄 전과 종교 성직자 재취업금지법안'을 제정해줄 것을 정치권에 촉구했다.
기독교회복센터는 "일반 종단을 비롯한 사이비, 종교집단의 성범죄 사건은 비단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니다. JMS를 비롯한 유사한 사건들은 이미 5년전, 10년전, 20년전에도 무수히 반복되어 왔지만 그때마다 언론의 주목을 받고 잠깐의 이슈로 끝나곤 했다"며 "연일 성범죄를 저지른 종교인들이 언론에 보도되고, 피해자들도 끊임없이 발생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종교계는 이렇다 할 예방과 대책을 제시하지 못했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현실적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한 성범죄 전과가 있는 종교인 성직자를 단속할 수 있는 법안이 없기 때문에 기존의 아동, 청소년 보호법에 종교 성직자와 종교 기관을 추가 개정하는 방안으로 법안을 준비했다"고 알렸다.
기독교회복센터는 이 법이 종교의 자유를 억압하는 법이 아님을 특히 강조했다. "JMS 같은 성범죄 전과자가 신도들을 상대로 하는 종교기관과 성직 등에 재취업하는 것을 막아 동일 범죄를 차단하고, 성범죄로 대법원 확정판결을 받은 전과자에게만 해당되는 법"이라는 게 이들의 설명이다.
하나세정치신학연구소 박성철 소장은 "오늘날 한국교회는, 지난 87년 체제 등장 이후 한국 사회의 급속한 민주화와 다원화 속에서 마땅히 갖추어야 할 성인지 감수성을 소유하고 있지 않다. 그 결과 목사라는 직업은 한국 사회에서 성범죄 발생 빈도가 대단히 높은 직군으로 변질했다. 하지만 부패로 물든 한국교회는 스스로 이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지 않다"고 지적했다.
박 소장은 이어 "현행 한국 사회 법체계만으로는 너무나 명백한 한계를 가지고 있다. 성범죄와 성희롱 사건에 연류된 종교지도자들이 다시금 종교적 영역에서 일을 하지 못하도록 하는 'JMS 및 성범죄 종교 성직자 재취업금지법' 제정 없이는, 피해자들의 정의로운 회복은 그 첫 걸음을 내디딜 수 없다"고 강조했다.
성교육상담센터 '숨' 정혜민 대표도 연대발언을 통해 "용기를 내어 자신의 피해사실을 알린 피해자들은 공통적으로 '나 같은 피해자들이 또 발생하지 않기 바란다'고 외친다. 우리는 피해자들의 목소리에 귀 기울여야 한다. 사건이 터질 때마다 급하게 수습하는 데 그치는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하면 종교인들의 성범죄를 예방할 수 있을지, 그리고 제대로 가해자들을 처벌할 수 있을지 구체적인 대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호소했다.
기독교회복센터는 기자회견을 마치면서 여야 정당에 '성범죄 전과 종교 성직자 재취업금지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해줄 것을 당부했다.
덧붙이는 글 | 미주 한인매체 <뉴스M>에 동시 송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