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정부의 '후쿠시마 제1원전 오염수(처리수) 해양 방류 계획'이 일본 국민의 이해를 구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이 4일 발표한 2022년 원자력에 관한 설문조사 결과에서 후쿠시마 원전 오염수 방류가 '국민의 이해를 얻지 못하고 있다'는 응답이 51.9%, '어업 관계자의 이해를 얻을 때까지는 해양 방류를 실시해서는 안 된다'는 의견이 42.3%로 나타났다.
반면 '국민의 이해를 얻고 있다'는 응답은 6.5%에 그치면서 오염수 방류에 대한 부정적인 의견이 압도적으로 많았다.
오염수 해양 방류에 대해서는 '일본 정부의 규제 기준을 만족하면 오염수를 방류해도 좋다'는 의견이 21.0%로, '만족해도 방출하지 말아야 한다'는 의견 16.0%를 웃돌았다.
<아사히신문>은 "일본 정부와 도쿄전력은 2015년 후쿠시마현 어업협동조합연합회에 관계자의 이해 없이는 어떠한 처분(방류)도 하지 않겠다고 문서로 약속했다"라며 "이번 조사 결과는 해양 방류를 이해하면서도, 어업인과의 약속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분석했다.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은 '원자력에 관한 여론의 동향과 정보의 수령인 의식을 정확하게 파악하는 것을 목적'으로 2006년부터 매년 여론조사를 하고 있으며, 오염수 방류에 대한 의견을 물은 것은 지난해가 처음이다.
이번 여론조사는 지난해 9월 30일~10월 13일 일본 전국 15∼79세 시민 1200명을 대상으로 실시했다.
일본 국민 34.5% "후쿠시마현 농수산물 구매 주저할 듯"
또한 일본 국민 상당수는 오염수 방류로 인해 후쿠시마현 농수산물에 대한 이미지가 나빠질 것으로 우려했다.
오염수를 방류하면 '국내(일본) 소비자가 후쿠시마현 농수산물의 구매를 주저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이 34.5%였고, '다른 나라가 일본산 농수산물 수입을 주저할 것으로 생각한다'는 의견도 38.3%로 나타났다. 반면에 '주저하지 않을 것으로 생각한다'는 응답은 4.2%에 불과했다.
한편, 일본 국민은 '원자력'이라는 단어에서 떠오르는 이미지에 대해 '위험'(61.5%)과 '불안'(48.8%) 등 부정적인 응답이 많았다. 그러나 '필요하다'는 의견도 31.1%로 지난해 조사 23.6%에 비해 대폭 늘어났다. 특히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30%를 넘어선 결과다.
이밖에도 '원전을 늘려야 한다' 혹은 '대지진 이전 상황을 유지해야 한다'는 의견도 17.4%로 작년 대비 6.1%p 늘었다. 반면 '원전을 점차 폐지해야 한다'는 응답은 44.0%로 가장 많았으나, 지난해보다 8.8%p 줄었다.
이와 관련해 일본원자력문화재단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해 안정적인 에너지 공급 및 가격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