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일부 언론이 대통령실에서 제공한 한 장의 사진을 일제히 보도했다. 김건희 여사가 1998년 4월 교육실습을 나간 학교인 서울 광남중 학생들과 찍은 사진이었다.
문제는 이 사진을 보도한 언론 가운데 일부가 '김 여사의 교생 경력이 사실인데도, 김 여사가 음해를 당했다'는 식으로 보도했다는 점이다.
이날 <문화일보>는 "(최근 대통령실로 해당 사진과 편지를 보낸) A씨는 '지난 대통령선거에서 교생 선생님(김 여사)이 각종 음해에 시달리는 모습에 마음 아파한 친구들이 많았다'고 했다"면서 "김 여사의 교생 경력이 사실인데도 허위 의혹에 휩싸였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월간조선>도 '사진 같이 찍고 손 편지 써준 선생님(김건희 여사)이 가짜라니... 눈물 흘린 친구도 많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문화일보>와 거의 비슷한 내용을 보도했다. <이데일리>도 마찬가지였다.
의혹 핵심은 '교생 경험'을 '근무 경력'으로 바꾼 것
하지만 대선을 앞둔 2021년 말 허위 의혹에 휩싸였던 핵심 내용은 김 여사의 '교생 경험'이 아니라 '교생 경험'을 '근무 경력'으로 바꿔 적어놓은 김 여사의 이력서였다.
김 여사는 지난 2004년 서일대 시간강사 지원을 위한 이력서의 '지난 강의 경력' 란에 "1998 서울광남중학교 근무"라고 적어 논란이 됐다.
이에 대해 도종환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2021년 10월 7일 보도자료에서 "교육실습을 해당 학교 근무경력으로 포함시킬 수는 당연히 없다"면서 "교원자격검증령 제8조 교육경력의 범위를 보면, 초중등교육법 상의 학교에서 교원으로서 전임으로 근무한 경력만 인정하고 있다"고 지적한 바 있다.
앞서, <오마이뉴스>는 2021년 12월 20일자 기사
<김건희 교생 보낸 숙대, 학교에 비용 지급... 국민의힘 헛발질>(https://omn.kr/1wh4x)에서 "김 여사를 교육실습 보냈던 숙명여대 교육대학원은 2021년 6월에 실습 학교에 학생 1명당 10만 원씩을 송금해왔다. 여느 교육대학원처럼 숙명여대 교육대학원도 교생실습생을 보낸 학교에 실습비를 지급해온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 근무를 했다면 대가를 받아야 하는데, 교육실습생의 경우 오히려 실습비를 내고 교생을 했다는 의미다.
<오마이뉴스>는 이 보도에서, 대학교원과 현직 중등학교 교감의 말을 빌려 "돈을 내면서 참가한 교육실습을 근무라고 주장하는 것은 난센스", "교육실습은 근무가 아니기 때문에 교직경력으로 인정되지 않고, 호봉승급에도 반영되지 않는다. 만약 일부에서 주장하는 대로 교육실습을 근무로 인정한다면 전국 45만 교원 전체가 호봉승급이 1개월씩 빨라지는 사태가 벌어질 것"이라고 보도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