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들이 북상하는 계절이다. 추운 겨울 남쪽에서 먹이활동과 혹한을 피한 새들이 다시 번식을 위해 생명의 땅인 툰드라지대로 이동한다.
이들의 이동은 탐조를 하는 사람들에게 매우 특별한 경험을 안겨준다. 평소 볼 수 없는 새들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10일에도 충남 금강하구에서 귀한 발구지를 두 곳에서 만났다. 군산에서 1개체와 서천에서 1개체를 각각 확인했다. 이들은 우리나라에서는 월동하지 않기 때문에 겨울철에는 볼 수 없다. 이렇게 이동하는 시기에 잠시 들른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나그네 새다. 가을보다는 봄에 더 많이 관찰되는 것으로 보인다.
주로 쇠오리 함께 이동하는 것으로 보인다. 물오리를 평안도 사투리로 발구지라고 부른다고 하는 것으로 보와 순수 우리말로 물오리와 연관된 것으로 보인다. 과거 자료에는 발구지와 쇠오리를 혼용하여 쓴 것으로 나오기도 한다. 어원도 잘 알지 못하는 발구지는 국내에서는 쉽게 볼 수 없다.
바닷가보다는 내륙이 담수호를 선호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고 해안가에 위치한 담수호에서 확인된다. 이번에 확인된 발구지는 금강하구 외항인 바다에서 1개체가, 서천의 내륙에 작은 습지에서 1개체가 확인됐다. 사람에 대한 경계 때문에 오랫동안 관찰하지는 못지만 의미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