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어요. 충분히 이뻐요. 그대가 바로 봄입니다."
"좋아요... 이뻐요... 행복해요..."
봄바람이 따사로운 햇살을 몰고 온 지난 9일, 마음 하나는 그 누구보다 뜨거운 신랑과, 신랑의 사랑스러운 눈길이 머무는 곳에 생애 첫 웨딩촬영을 앞둔 신부가 서로를 바라보며 서 있었다. 평생 사는 게 녹록지 않아 이런 웨딩스냅은 상상도 못 했을 것이다.
이태용씨는 뇌성마비 1급 지체장애인, 부인 김미숙씨는 지적장애 1급으로 두 사람 모두 중증장애인이라 활동보조사의 도움을 받고 있다. 이들이 만난 건 주변 사람들의 소개였다. 선을 보게 된 자리에서 이씨는 '저 사람이야말로 나를 이해하고 끝까지 함께 할 사람'이라는 것을 한눈에 알아봤다고 한다.
그날로 연을 맺어 현재 33살 먹은 아들과 함께 아무 탈 없이 잘살고 있다. 다만, 두 사람에게는 변변한 사진 한 장 없다는 것이 아쉬움이었다.
서산에서 특별한 사진 봉사를 하는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대표 김은혜, 아래 내봄눈)' 팀원들은 지난 9일 환한 웃음의 남편과 남편의 곁에 한결같이 동행하는 부인 김미숙씨에게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를 선물했다.
장애 특성상 침을 많이 흘리는 남편을 위해 수건으로 입가를 닦아 주던 부인은 현재 허리 수술 후유증으로 몸 전체가 휘어지고 거동이 불편했다. 그럼에도 서로의 부족한 부분을 채워주는 모습이 인상 깊었다.
봉사자 김혜륜씨는 "생애 가장 눈부신 하루를 선물 받은 두 분이 앞으로도 행복하게 사셨으면 좋겠다. 또 얼마나 가치 있는 사람인지 아셨으면 좋겠다"는 소감을 보내왔다.
김은혜 대표는 "더 늦기 전에 추억을 남겨드릴 수 있어서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며 "두 분의 모습은 멋지고 아름다웠다. 아름다운 봄날에 웨딩사진을 남겨드릴 수 있어 봉사자들이 더 행복하다"고 말했다.
한편, 내생애봄날 눈이부시게 재능기부촬영 프로젝트는 '원(circle)이, 원(one)이 되는 날'에 이어 재능기부 9회차째였다. 이날 함께 참여한 분들은 다음과 같다.
▲ 사진촬영 문수협·이지환 ▲ 영상촬영 박훈 ▲ 헤어·메이크업 리안헤어 서산중앙점 한선미·류영인 ▲ 의상·소품 협찬·코디네이터 더라라김혜륜·더큼 김년옥·구미옥 ▲ 수한복 서은옥 ▲ 차량이동봉사 오금택 ▲ 카피라이터 이근모 ▲ 현수막J2광고 조재진 ▲ 풍선·포토존장식 더프라미스 김양숙 ▲ 응급구조 이경하 ▲ 간식협찬 지영숙·주현주·신현정·신미경
덧붙이는 글 | 이 기사는 서산시대에도 실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