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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서울 강남구 한 아파트에서 70대 경비 노동자(이하 경비원)가 일하던 아파트에서 생을 마감하는 일이 발생했다. 그는 평소 관리소장 갑질을 힘들어했다고 동료들은 전했다. 경비원 인사 조치 등 불안한 일터와 처우가 다시금 사회 문제로 대두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비원에 대한 갑질과 괴롭힘의 근본 원인은 3개월, 6개월 쪼개기 계약, 초단기 계약을 원인으로 뽑았다. 경기 용인시는 전국에서 대규모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대표적인 지역으로 이에 대한 관심도는 남다를 수밖에 없다.

이런 가운데 용인비정규직상담센터가 최근 지역 내 아파트 경비노동자 19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가 나왔다. 조사 결과 전체 노동자 중 42%가 계약 임기가 3개월 이하인 것으로 나타났다. 6개월 이하도 11.3%나 됐다.

반면 2년을 넘는다고 답한 경우는 한 명도 없다. 1년과 2년 이하라고 답한 비율이 3%를 약간 넘는다. 미화원은 더 심각하다. 3개월 이하가 53.6%에 이른다.

문제는 실제 상황은 이보다 더 심각할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이다. 전수조사해 정확한 자료를 바탕으로 한 대책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오는 이유기도 하다.

용인비정규직상담센터 김영범 소장은 "해마다 경비원들의 안타까운 소식이 끊기지 않고 있어 너무나 침통하다"라며 "고인이 되신 경비원을 추모하고 다시는 이런 일이 반복되지 않고 용인시에서도 초단기 계약 근절하기 위한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용인경비노동자협회와 용인비정규직상담센터는 지난달 29일 '용인시 3개월, 6개월 초단기 계약 근절,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들은 단기 근로, 특히 초단기 근로계약 근절과 아파트 노동자에 대한 인식 개선을 위한 지자체 차원의 정책과 사업추진을 주장했다.

이들은 "최우선으로는 단기 근로를 근절하기 위해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지자체 정책도 필요하다"라며 "공동주택관리법 상의 우수관리단지 지원 제도를 활용해 초단기 근로계약을 맺는 아파트 단지에 대해서는 일종의 페널티(감점)를 부과하거나 상생협약을 맺은 단지에 대해서는 지자체가 가점을 부여하고 공동주택 지원조례 상의 지원책을 확대하는 것을 고려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아파트 노동자의 노동환경 개선을 위해서는 중앙정부 차원에서의 법·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가장 우선적인 법제 개선 필요 사항은 감시단속적 근로 승인 제도와 관련한 개선이다.

이들은 "이미 수많은 사례와 조사를 통해 대부분의 아파트 노동자, 특히 경비노동자는 감시단속적 근로가 아니라는 점이 드러나고 있다"라며 "하지만 과거의 관행과 제도 변화에 따른 혼란을 이유로 경비노동자에 대한 형식적 감단 승인이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라고 밝혔다.

서은화 용인여성회 대표는 "경비원들의 쪼개기 근로계약도 말이 안 되지만 미화원들의 휴게실 환경은 너무나 어둡고, 칙칙한 지하실이 대부분으로 비인권적"이라며 "잠깐을 쉬더라도 쾌적한 환경에서 쉴 수 있는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고 밝혔다.